요즘 일하는곳이 제 중, 고등학교 바로 앞이예요.
창밖으로 보이는 학교를 보면서 예전 기억을 가끔 하곤 하는데.
내일이 수능이라 학교 주변 분위기가 술렁술렁 한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예전 저 운동장에 서있던 제모습이 기억이 나요.
학력고사 닐이 11월 20일이였으니..(정말 왜 안 잊어 버리는지.... )
19일이였죠.. 수업은 없었고 고3들은 학교에 와서 수험표를 받고 시험을 보는
학교에 가서 자리 확인을 해야 했어요..
그런데 아마 교실이 아니라 운동장에 모이라는 거였어요. 추운데....
그래서 친구 두명과 생각하기를..
'추운데 왜 운동장에 서있냐... 11시쯤 가면 다 끝났을 것이고 우린 선생님한테 수험표만
받아서 가면 되잖아? 그럼 오전에 우리집에서 만나서 놀다가 학교 가자...'
이렇게 결론을 내고 느즈막히 학교에 갔었네요..
그리고 교무실로 선생님 찾아 들어갔는데..
저 출석부로 두들겨 맞았어요...ㅠㅠ
선생님이 소리소리 지르시면서 '얼마나 걱정했는데.. 니들 시험 안보려고 하는줄 알았다' 하시면서
저희 머리를 때리셨네요..
태어나서 처음 출석부로 맞아봤네여... 친구도 저도 나름 모범생....
맞으면서.. 그래도 내일 시험인데 머리 나빠지면 어쩌라고 때리냐.. 하고 원망도 했었네요..
그날밤 선생님께서 집으로 전화하셨어요.
때려서 미안하다고.. 전화도 안되고...(그때는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니...)
정말 별생각을 다하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시험은 꼭 잘보라고 신신 당부하셨어요..
이제와 생각해 보니..
선생님의 마음이 이해가 되네요.... 어쩌다 보니 제 나이가 그때 선생님 나이예요..
얼마나 선생님이 마음을 졸이셨을지... 그리고 홧김에 때리시고 얼마나 마음 아퍼하시고
후회 하셨을지...
참 겁이 없었네요...
나름.. 인생에 있어 제일 중요한 날이였는데..
그래도 시험은 잘 치루고 대학도 잘 갔어요..
지금도 가끔 꿈에서 고3때 꿈을 꿔요...남자들은 군대꿈 꾼다는데 전 고3때 꿈꾸고
울면서 일어나요... 나 또 공부 다시 해야 하나.. 하면서...
그래서 학력고사 날을 아직도 기억하나봅니다.
남편 생일도 까먹는 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