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햅쌀에 묵은쌀을 섞어 팔거나 일반쌀을 친환경쌀로 둔갑해 속여 팔아온 사실이 적발됐다.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양곡관리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전남 해남군 A농협 조합장 등 임원 5명과 B농협 미곡종합처리소 소장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농협 임원들은 2009년부터 묵은쌀을 햅쌀과 2대 8 비율로 섞어 햅쌀로 표시한 뒤 지금까지 1만3400t(시가 178억원 상당)을 판매해 24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B농협 소장 등은 일반쌀을 친환경쌀로 속여 71t(1억8000만원 상당)을 유통해 24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묵은쌀이 섞인 햅쌀과 가짜 친환경쌀은 전국 대형마트와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유통됐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쌀을 속여 판 시중 민간 양곡가공업체를 적발한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농협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은선 기자 les2013@eco-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