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삼십대 처자. 탈모 병원 다녀왔어요.

극복하고싶다 조회수 : 5,208
작성일 : 2013-11-01 01:36:13
나이 꽉찬 처자. 타고난 숱이 적어서 탈모일 거란 생각 안 해 봤는데. 타고난 게 많았으면 자각을 좀더 빨리했을까요? 쩝....
원래도 적었는데 거울을 볼수록 두피가 너무 잘 보이게 돼서, 길 가는 남자들이 이제 내 얼굴보다 머리를 더 많이 보며 지나가는 게 보여서 ㅠㅠ 어.... 하다가 문득 병원 가야겠다 해서 갔다 왔습니다.

의사선생님, 일어서서 제 머리를 정수리에서 보시더니 첫 마디가
심각하네, 진행 많이 됐어요! 이러시네요 ㅠㅠ
1, 2, 3기가 있다면 2기는 충분히 됐다네요. 아..... 뭔가 확인사살당하는 기분 ㅜㅜ
어깨까지 오는 제 머리를 강아지 귀처럼 양쪽으로 잡고 들어 보이며(옆머리를 보기 위해) 이거 보라고 막 펄럭이시더니 ㅋㅋ 얼굴이 이쁘면 뭐해, 얼굴 이뻐도 머리가 없으면 시집을 못 가요! 이러시는 거에요. 아.... 웃기고 슬퍼라.
제가 얼굴은 좀 이쁘장하거...아니, 이쁘장했거든요. 가임기 여성이 먹으면 안되는 약 때문에, 기혼이냐 아니냐, 피임하먀 아니냐, 결혼 계획 있냐 등을 물어보시더니 이런 폭탄을 날리시더군요. 뭐 기분도 안 나빴어요. 충격도 안 받음. 내 머리 심각한 건 내가 알고..... 어쨌든 이쁘긴 하다는 거 아냐? 생각하며 마인드 컨트롤.
그러나 천하일색도 다 소용 없어요. 저는 천하일색도 아니지만요. 머리숱 적으면 사람이, 사람이 정말 초라하고 불쌍하고 얼굴까지 못생겨 보여요. 나이가 들어 가니 얼굴형도 전처럼 매끈하지 않고 피부도 반짝이지 않는데 그걸 가려 주는 게 마리거든요. 그런데 머리가 적으니 아아 이건 총체적 난국.

어쨌든. 약 처방 받고 바르는 약 처방도 받고 샴푸도 받아서 왔어요. 일 주일 넘게 지금 열심히 먹고 바르고 쓰는 중인데 머리가 빠지는 건 좀 줄어든 것 같네요. 머리 감을 때마다 한주먹씩 빠졌거든요. 100개씩 막..... 너무 슬퍼서 붙들고 세어 봤었어요.
그 정도 빠지는 게 정상이라곤 하지만 매일 그러면 무심해질 수가 없어요. 타고난 것도 적으니, 새로 나는 건 둘째 치고 좀 빠지지를 말아야 머리숱이 지켜지죠. 사실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날 때 나더라도 어쨌든 있는 게 무사하냐 아니냐가 전체 숱을 결정하는 것 같다는 생각 진짜 많이 했어요...
머리 감고 말릴 때 빠지는 거 보면서, 이거라도 어제, 오늘, 내일, 계속 덜 빠지면 전체 숱이 괜찮지 않을까 늘 안타까ㅝㅆ어요. 그러니...... 덜 빠지기 시작한 이것만으로도 벌써 희망으 봅니다.
제발제발제발제발 이대로 치료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제발제발 ㅠㅠ 머리숱 풍!성! 까지는 아니어도 보통 사람만이라도 됐으면 좋겠어요. 결혼도 안 했고 남자친구도 없다규요....ㅠㅠ 저 혼자 평생 살아도 아직은 이쁘게 살고 싶구요.

암튼..... 탈모는 불치 아닐까 했는데, 희망이 아주 조금, 가늘게 돋아나는 것도 같아서 기쁜 맘에 써 봅니다. 참, 저 족욕도 매일 하고 있고 영양제도 챙겨 먹고 운동도 해요.
다른 분들도 한 칠십 살 넘을 때까진 이쁜 머리 갖고 사시가를 빌어요..... 머리가 다는 아니지만, 탐스러운 머리는 왕관 같다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털 뽑다 만 병아리 같은 저는요....
IP : 203.236.xxx.25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13.11.1 1:38 AM (203.236.xxx.253)

    오타 이해해 주세요...;;;; 몇 개 오타난 거 보이네용.

  • 2. 붉은망토차차
    '13.11.1 1:42 AM (118.37.xxx.162)

    문장 표현력에서 성격이 참 활발하고 긍정적인게 보이네요 ㅋ

    분명 털 수두룩한 남성 만나서 해피엔딩될꺼에요! 그때까지 탈모 꼭 완치되길 빌어요!

  • 3. dd
    '13.11.1 1:54 AM (68.49.xxx.129)

    원인이 모라고 하시던가요? 원글님 다 잘 챙겨드시고 건강에 별 이상 없으신데 탈모가 오신건가요?.. 저도 요즘 숯이 점점 주는거 같아 고민..

  • 4. 윤수
    '13.11.1 1:54 AM (39.114.xxx.139)

    원글님. 근데 탈모 치료하면요 일단 빠진 머리도 다시 나나요??회복 되나요? 전그게 무지 궁금해요

  • 5. 저도 30댄데
    '13.11.1 2:02 AM (124.61.xxx.25)

    남일같지 않아요... 머리숱이 많이 없어지긴 했는데 어느정도 됐을때부터 병원가야 하는지 잘모르겠네요 ㅠ

  • 6. 원글
    '13.11.1 2:17 AM (203.236.xxx.253)

    차차/
    아악 털 수두룩 ㅋㅋㅋㅋㅋ 데굴데굴 굴러요, 너무 웃겨요! ㅋㅋ 산적 스타일 제 스타일 아니긴 하지만 2세를 위해서 수두룩한 게 좋겠네요. 꼭 완치되고 그런 사람 만났음 좋겠어요! 감사해요 ㅋㅋ

    디디/
    글쎄요 저는 제가 건강한 편 같아요. 특별히 아픈 데 없고 월 주기도 규칙적이고 피부도 밝고 뾰루지 등 없고 매끈하고요(아픈 데 있으면 피부에 드러난다죠?). 먹는 것도 골고루 먹는 편이고.... 운동도 하고요.
    그런데 저는 유전요인이 심해요. 제 친사촌 중 여자 두 명이 심각한 탈모고 그 중 한 명은 두피가 정말 다 보여요. 저보다 두 살 많은데. 남자애들은 한 명 빼곤 다 자기 엄마 유전자 받아서 다행히 유전의 저주에서 벗어났네요. 저는 늘 남들이 보고 누구나 '숱 적구나!' 하는 편이었지만 탈모 사촌들과 비교하면 그래도 양호한 편이었는데 서른 넘으니..... 그리고 격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적 있었는데 그 후로 낙엽처럼 막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보게 됐어요.

    윤수/
    저는 어느 정도는 그럴 거라 기대하고 치료 시작했어요. 모근이 죽지 않았으면 나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아파서 머리도 잘 못 묶고 머리핀도 잘 못 꽂는 민감 두피이고 유전적 탈모지만요. 그래도 이십대 땐 어느 정도는 됐었으니까요.... 회복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 덜 빠지고 더 난다. 그럼 보기에 낫겠죠....

    저도/
    저는 최대한 빨리 가는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것도 병의 일종(?)이라면 키워서 갈 필욘 없지 않을까요;;

  • 7. 동냥귀
    '13.11.1 5:00 AM (63.65.xxx.38)

    제 동생이 한의사인데 전에 탈모전문 한의원에서 일을 했었어요. 동생의 말에 의하면
    잠을 밤 12시 전에 자는게 탈모를 고치는데 제일 중요한 거라고 했어요. 늦게 자고 새벽에 자고 하면 탈모는 못 고친다 - 그래서 환자들에게 아무리 약먹고 샴푸에 미스트 뿌려도 12시 넘어서 늦게까지 안 자면, 다 소용없는 거라고 다짐받았다고 해요. 그리고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요인이 크게 되고.
    전체적으로 발란스를 잡아주는게 중요하니까 - 식습관 운동이 기본적이지만 제일 중요한 거라고 하네요

  • 8. 비슷한처지
    '13.11.1 8:00 AM (61.43.xxx.17)

    원글님 비용은 얼마나 하나요? 약외에 관리같은 것도 받으시나요?

  • 9. 드시는 약 이름이 뭔지 알수 있을까요?
    '13.11.1 10:32 AM (122.36.xxx.91)

    저두 엄청 심해서 얼마전 엘크라?인가 머리에 바르는것만 일단 하는 중인데요... 약사가 먹는약이랑 병행해야ㅜ효과가 좋다고 했지만... 먹는거는 여드름 올라온다는 말이 있어서 병원은 안가고 있었거든요 ㅠㅠ 탈모에 맥주효모가 좋다고 해서 그거 싸서 먹었는데 피부가 좀 안좋더라구요 ㅠㅠ그래서 그것도 중지 했는데... 원글님이 드시는 약은 괜찮은지 여쭤보고 싶어요.

  • 10. 비타민
    '13.11.1 1:23 PM (211.182.xxx.2)

    저도 몇달사이에 스트레스로 탈모가 심했는데 얼마전부터 비오틴 비타민 먹고 많이 줄어들었어요.
    참고하세요

  • 11. 안타까워서...
    '13.11.1 2:15 PM (39.7.xxx.192)

    원글님~ 족욕이 탈모를 더 유발한다는 말도 있어요
    잘 알아보고 하시구요. 저도 징그럽게 많던 머리숱이
    스트레스로 한달만에 반으로 줄어든적 있거든요.
    스트레스 줄이고 밥 잘먹고 샴푸는 리엔이 가장 잘 맞더라구요. 그렇게해서1년만에 제머리 찾은듯해요.

  • 12. ㄷㄷ
    '13.11.1 6:05 PM (211.36.xxx.154)

    저도 탈모인가???? 좀 숱이 적다싶은데 앞쪽은 m자요.
    남일이 아니네요 ㅠㅠ
    일찍자는게 중요하군요. 하나 배워가요~

  • 13. 탈모
    '13.11.2 3:26 AM (63.65.xxx.38)

    그리고 탈모는 몸에서 이상신호를 보내는 거니까 (유전적 요인 이외 급성탈모/여성탈모) 한의원 가는게 피부과 가는 것 보다 좋아요. 피부과에서는 두피만 보지만, 한의원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거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1086 의료민영화? 실비보험?? ........ 2013/12/15 1,433
331085 의료민영화에는 왜 사람들이 잠잠하죠? 17 2013/12/15 3,647
331084 경주 부산 여행 2박3일 하려는데요 3 ... 2013/12/15 2,211
331083 정부가 말해주지 않는 '원격의료'의 진실 2 .. 2013/12/15 1,496
331082 어지럽히는 딸 25 하아 2013/12/15 3,026
331081 생강유자차 넘넘 맛있네요.. 1 @@ 2013/12/15 2,398
331080 추운겨울,,,촛불들러 못나가시는분들,,,,,트윗이나 페북이라도... 3 ㄴㄴ 2013/12/15 696
331079 자신의 목에 칼 겨눈 의협회장 10 영리병원반대.. 2013/12/15 1,914
331078 의료민영화 통과된건가요? 5 미치겠다 2013/12/15 2,974
331077 너무 무서워요..ㅠㅠ 29 의료 민영화.. 2013/12/15 15,517
331076 빙판길 조심하세요 오늘 겪은일 1 빙판 2013/12/15 1,661
331075 애고 정말 들어오기 힘들었어요~ 6 82 2013/12/15 1,759
331074 국내 입국 시 물품신고 2 마오시 2013/12/15 820
331073 노팅힐보고 펑펑 울었어요 13 .. 2013/12/15 3,195
331072 고 김현식 좋아하는 분들, SBS 스페셜~ 3 깍뚜기 2013/12/15 1,455
331071 지금 kbs 김종서 2 티스푼 2013/12/15 1,281
331070 세번 결혼하는 여자 슬기 새엄마 강적이네요 32 진짜 2013/12/15 14,852
331069 접속 10 버벅 2013/12/15 1,704
331068 4살짜리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넣은 저축이 100만원이 조금 넘어.. 1 어떤금융상품.. 2013/12/15 1,633
331067 백화점에서 패딩샀는데 한번교환했는데 3 패딩 비싸자.. 2013/12/15 1,884
331066 코스트코에 크록스 키티 그림 있는부츠.. 2 크록스 2013/12/15 1,302
331065 KBS 늬우스 8 우리는 2013/12/15 1,062
331064 예쁜 사람이 부러워요. 7 ++ 2013/12/15 4,532
331063 유치원 추첨마다 떨어졌어요.. 1 어떡해요.... 2013/12/15 1,457
331062 첨으로 혼자 영화봤어요~~ 12 초록 2013/12/15 2,0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