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씁쓸함이 느껴져요. 저 초등학교 다닐때가 생각나요. 제가 살던 동네는 지극히 평범한 동네였는데, 유명 사립초가 하나
있었어요. 그 지역 아이들 보다는 강남, 서초지역의 부유층 아이들이 많이 다녔던.. 그때가 90년대 초반이었는데, 사실 공립
초 다니는 저희 또래애들은 할로윈이란 단어 자체도 몰랐었었지요 ^^; 근데 하교시간에 그 사립초 근방을 지나서 가고있는
데, 할로윈분장을 한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나와서 서로 쿠키같은거 나눠먹고 또 나눠주던 기억이 나요. 저도 얼떨결에 하나
받아왔는데 그당시엔 그냥 국산표 과자만 먹어봤지 그런 서양식 쿠키자체도 생소해서 참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요.
근데 그때 어린마음에서도, 신기하다, 재밌다 이런 생각도 드는 한켠에 뭔가 씁쓸함이 앙금처럼 남더라구요. 그 아이들의 너
무나도 여유롭고 자유롭게 외국 문화를 즐기는 모습... 어린시절에도 뭔가 나와는 다른 계층이구나, 다른 세계이구나 느껴졌
던 기억들이요. 오늘 아침 TV에서 할로윈 의상으로 100만원을 넘게 쓴다는 뉴스와 고급호텔파티룸에서 할로윈을 즐기는 강
남 키즈들의 영상을 보니 그 시절 기억이 납니다. 지금 이 순간 어딘가에는, 오늘이 자기 생일임에도 생일케잌하나 먹지 못하
고 오롯이 보내야만 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거든요. 그 아이들에게 할로윈 의 의미란 과연 무엇일까요. 아마 그 아이들에겐
할로윈의 귀신분장보다 더 무서운것이 바로 가난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