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삼십대에요.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객관적으로 직업, 학벌, 집안 심지어 외모조차 모두 저보다 아래에요.(표현이 좀 그렇네요)
제가 지금까지 만났던, 소개받았던 사람 중 스펙으로 봤을 땐 가장 별로에요.
이 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하면 모두들 그 사람 너한테 진짜 잘해야겠다...라고 해요.
그래도 만나는 이유는 우선 착해요. 운전 중에 화를 내지도 않고 제 말이 다 맞다며, 합리적이고 똑똑하다며 제 말을 모두 들어요. 앞으로도 제 말만 들을 거라고 하구요.
독립적이고 단단해요. 형편 상 고등학교 졸업 이후 모든 걸 스스로 해결했대요.
또 대기업도 아니고 안정적인 회사는 아니어도 성실하게 열심히 일해요.
야근이 정말 많은데 저한테 힘들다, 피곤하다 얘기 절대 안 하고 항상 괜찮다고 하고 제 직장이 훨씬 편한데도 제가 가끔 일때문에 힘들어하면 그만두라고, 먹여살리겠다고 말 해줘요.
진심이 아닐지 몰라도 참 따뜻하고 든든하더라구요.
술, 담배 안 하고 저만 바라보고 이 사람에게 저는 완벽한 여자에요.
항상 넌 예쁘고 귀엽고 착하고 개념있고 합리적이고 똑똑하고 자신감 넘치고 단점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거든요.
제가 안정적으로 꾸준히 벌 수 있고 이 사람은 성실하니 저만큼은 아니라도 벌어올 거고
전 명품같은 건 전혀 관심 없고 책 읽고 음악 듣고 산책하고 단순하게 살아도 행복한데..
친구, 선배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잘 하는 게 당연하지......이런 반응만 보이니 확신이 안 서네요.
결혼은 현실이라고들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