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중학교 동창이 오픈하는데요

까매서덥네 조회수 : 730
작성일 : 2013-10-24 14:16:47

내년이면 마흔인데

제가 삼개월된 남자아기가 있네요..

그런데 근처 작은 가게를 하는 언니네 집에 놀러가서 한시간정도 앉아있다가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는 길이었어요.

평소엔 모르고 지나치는 길이었는데 유모차를 끌고 가려니 그제야 깨진 보도블럭때문에 바퀴가 자꾸 겉돌아서 속으로 좀 당황해했어요.

게다가 바로 코앞엔 각종 스텐싱크대들을 다 펼쳐놓고 열심히 수세미질을 하는 아줌마때문에 더 당황했어요.

갖가지 솥단지랑 주전자가 즐비하게 늘어선 길가 한편에 서있는 싱크대한귀퉁이로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더라구요.

그 자리를 피하느라 다른건 보지도 못하고, 이제 마지막 한발자국만 떼면 완전히 그 자리를 벗어날려던 참이라 더 힘차게 유모차를 밀려는 모션을 취함과 동시에 뒤에서 갑자기

"혹시 **초등학교, ^^중학교 안나왔어?"

라는 말이 들리더라구요.

뒤를 돌아보니 수세미를 든 다소 통통한 단발머리 중년여성이 서있는거에요.

"누구,누구우??"
"나, 김영희야.(어쩔수 없는 가명을 썼어요)

근데 정말 놀랍게도 제 눈이 마치 천지개명을 한듯 그 아이얼굴이 문득 환해지면서 그시절의 그 아이로 보이더라구요.

처음엔 몰랐어요.

그러더니 이름을 듣는순간 온세상이 화이트로 변해버리면서 그 아이얼굴이 보이는순간 저도 그 의아해하던 표정이 거짓말처럼 바뀌고 마치 어제까지도 만났던 친구를 대하듯이 변해지는거에요

그런 제가 너무 웃기면서도 웃지도 못하고 ..

그래서 좀 이야기좀 하려고 했는데 유모차속의 아기가 칭얼대려고 하는거에요.

결국 아쉬운 맘에 그냥 돌아오려고 다시 걸어가는데 다시 그친구가 절 불렀어요.

"이름이 뭐지?"

"아....."

제이름을 말해주면서 저는 그 아이가 좀 서운하다는 생각이 설핏들었어요.

전 이름을 듣는순간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중학교 때까지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에 가끔 버스에서 보던 그 시절과 풍경까지, 그리고 학창시절을 지나고 그 아이의 대학시절의 모습도, 그리고 종종 누군가에게 바람처럼 들었던 그아이의 근황이랑, 또 3년전에 또 마주쳤을때 이름을 전 알고 있었는데. 이 아인 늘 제 이름을 까먹는거에요.

대신 전 그 아이를 이름을 알기전까진 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요^^

 

그쯤 생각이 미치니, 내 이름을 번번히 몰라 서운하다는 생각은 벌써 가을 한낮 포근한 햇빛에 저멀리 날아가버리고 강물수면위에 잔잔이 반짝이는 물기를 머금은 햇살같은 따스한 기분이 저를 가만히 감싸주더군요.

그 아이가 그렇게 가게를 오픈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친한 친구가 아니어서..

개업선물을 해주어야 할지 그럼 뭘해주어야 할지, 아니면 다음주에 오픈한다는데 그냥 넘어가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어떻게 할까요^^

IP : 124.195.xxx.1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24 2:19 PM (39.117.xxx.6)

    무슨 가게를 오픈 하나요?/ 먹는 장사면,가서,밥 한번 먹어주면 돠고,,다른 거라면,작은 화분??

  • 2. 원글
    '13.10.24 2:22 PM (124.195.xxx.135)

    치킨집을 오픈한대요.
    근데 저도 사람 참 못알아보나봐요.
    3년전에도 길가에서 마주친적이 있었는데 그때에도 그 애가 반갑다고 오늘처럼 그렇게 말했는데 그때에도
    누구우냐고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거든요.
    그랬다가 이름을 듣고 비로소 아~~그리고..반가움의 몸짓시작^^ 그리고 그앤 이름이 뭐냐고 다급하게 물어요.
    그리고 또 잊어버린채로 살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5286 팀에 신입사원이 오는데 점심때문에요..조언좀.. 4 회사점심 2013/11/27 2,220
325285 뽁뽁이 어떻게 붙여야 따뜻한가요 4 포근한겨울 2013/11/27 2,165
325284 공개방송 - 김종대의 진짜 안보 - 국민TV lowsim.. 2013/11/27 889
325283 밤고구마는 어떻게 보관해야 되나요? 3 궁금 2013/11/27 995
325282 5kg 감량 다이어트 조언 구했던 사람이예요 2 사월의비 2013/11/27 1,667
325281 상봉역에서 경희의료원 가기 4 .... 2013/11/27 1,082
325280 지금 홈쇼핑에서 파는 웍,팬셋트 봐주세요 4 현대홈쇼핑 2013/11/27 1,047
325279 천조국 전도 거부하는 방법 우꼬살자 2013/11/27 837
325278 생협 회원아닌데, 케이크 구입할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9 생협 2013/11/27 2,028
325277 수능실패 12 고3엄마 2013/11/27 4,487
325276 아우터 블랙 or 브라운 뭐 좋아하세요? 3 항상고민중... 2013/11/27 1,428
325275 부정선거에 대한 생각차이 9 부정선거 2013/11/27 1,180
325274 선관위, '부정선거백서' 저자 형사고소 14 ... 2013/11/27 2,354
325273 얼굴에 바르는 오일 9 첫눈 2013/11/27 4,090
325272 펌)수능 자연계 수석 전봉열군 ' 고교 입학당시 상위 15%에서.. 14 ,,, 2013/11/27 4,897
325271 수능만점자가 33명으로 늘어났네요 4 대단해 2013/11/27 3,468
325270 두 살 강아지 하루에 한끼만 먹어도 괜찮을까요 12 . 2013/11/27 6,433
325269 집에 거실등을 바꾸고싶은데요. 영선맘 2013/11/27 776
325268 드러난 박근혜식 공안통치 ‘청부수사’ 1 우리는 2013/11/27 634
325267 생선이 넘 먹고싶을땐 서해안꺼 먹어두 괜찮을까요 2 해산물 2013/11/27 1,651
325266 초등고학년 남자아이들 부츠 3 부츠 2013/11/27 1,417
325265 인서울 수학교육과 2 수능 2013/11/27 2,452
325264 금강제화 상품권 사용이요. 2 .. 2013/11/27 1,412
325263 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ㅠㅠ 1 이시간..... 2013/11/27 865
325262 굽낮은 부츠(라이더 부츠스타일) 따뜻해요? 3 춥다 2013/11/27 1,7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