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중학교 동창이 오픈하는데요

까매서덥네 조회수 : 642
작성일 : 2013-10-24 14:16:47

내년이면 마흔인데

제가 삼개월된 남자아기가 있네요..

그런데 근처 작은 가게를 하는 언니네 집에 놀러가서 한시간정도 앉아있다가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는 길이었어요.

평소엔 모르고 지나치는 길이었는데 유모차를 끌고 가려니 그제야 깨진 보도블럭때문에 바퀴가 자꾸 겉돌아서 속으로 좀 당황해했어요.

게다가 바로 코앞엔 각종 스텐싱크대들을 다 펼쳐놓고 열심히 수세미질을 하는 아줌마때문에 더 당황했어요.

갖가지 솥단지랑 주전자가 즐비하게 늘어선 길가 한편에 서있는 싱크대한귀퉁이로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더라구요.

그 자리를 피하느라 다른건 보지도 못하고, 이제 마지막 한발자국만 떼면 완전히 그 자리를 벗어날려던 참이라 더 힘차게 유모차를 밀려는 모션을 취함과 동시에 뒤에서 갑자기

"혹시 **초등학교, ^^중학교 안나왔어?"

라는 말이 들리더라구요.

뒤를 돌아보니 수세미를 든 다소 통통한 단발머리 중년여성이 서있는거에요.

"누구,누구우??"
"나, 김영희야.(어쩔수 없는 가명을 썼어요)

근데 정말 놀랍게도 제 눈이 마치 천지개명을 한듯 그 아이얼굴이 문득 환해지면서 그시절의 그 아이로 보이더라구요.

처음엔 몰랐어요.

그러더니 이름을 듣는순간 온세상이 화이트로 변해버리면서 그 아이얼굴이 보이는순간 저도 그 의아해하던 표정이 거짓말처럼 바뀌고 마치 어제까지도 만났던 친구를 대하듯이 변해지는거에요

그런 제가 너무 웃기면서도 웃지도 못하고 ..

그래서 좀 이야기좀 하려고 했는데 유모차속의 아기가 칭얼대려고 하는거에요.

결국 아쉬운 맘에 그냥 돌아오려고 다시 걸어가는데 다시 그친구가 절 불렀어요.

"이름이 뭐지?"

"아....."

제이름을 말해주면서 저는 그 아이가 좀 서운하다는 생각이 설핏들었어요.

전 이름을 듣는순간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중학교 때까지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에 가끔 버스에서 보던 그 시절과 풍경까지, 그리고 학창시절을 지나고 그 아이의 대학시절의 모습도, 그리고 종종 누군가에게 바람처럼 들었던 그아이의 근황이랑, 또 3년전에 또 마주쳤을때 이름을 전 알고 있었는데. 이 아인 늘 제 이름을 까먹는거에요.

대신 전 그 아이를 이름을 알기전까진 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요^^

 

그쯤 생각이 미치니, 내 이름을 번번히 몰라 서운하다는 생각은 벌써 가을 한낮 포근한 햇빛에 저멀리 날아가버리고 강물수면위에 잔잔이 반짝이는 물기를 머금은 햇살같은 따스한 기분이 저를 가만히 감싸주더군요.

그 아이가 그렇게 가게를 오픈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친한 친구가 아니어서..

개업선물을 해주어야 할지 그럼 뭘해주어야 할지, 아니면 다음주에 오픈한다는데 그냥 넘어가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어떻게 할까요^^

IP : 124.195.xxx.1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24 2:19 PM (39.117.xxx.6)

    무슨 가게를 오픈 하나요?/ 먹는 장사면,가서,밥 한번 먹어주면 돠고,,다른 거라면,작은 화분??

  • 2. 원글
    '13.10.24 2:22 PM (124.195.xxx.135)

    치킨집을 오픈한대요.
    근데 저도 사람 참 못알아보나봐요.
    3년전에도 길가에서 마주친적이 있었는데 그때에도 그 애가 반갑다고 오늘처럼 그렇게 말했는데 그때에도
    누구우냐고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거든요.
    그랬다가 이름을 듣고 비로소 아~~그리고..반가움의 몸짓시작^^ 그리고 그앤 이름이 뭐냐고 다급하게 물어요.
    그리고 또 잊어버린채로 살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8292 유치원생 도시락싸줘야하는데요 1 베이브 2013/12/08 638
328291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사람 있나요? 18 --- 2013/12/08 1,209
328290 겨울엔 목욕을 안 가요 10 탕욕 2013/12/08 2,829
328289 할머니 김치의 비결은 소고기 육수 73 할머니김치 2013/12/08 14,111
328288 전원주택 조망권 질문 1 라일라 2013/12/08 1,203
328287 새언니가 임신.. tsjeod.. 2013/12/08 1,413
328286 기현맘은 어찌 지내실까요? 15 프방 2013/12/08 4,459
328285 하우젠 드럼세탁기 일반형인데 이사가는 집 부엌게 설치할 수 있을.. 1 세탁기 2013/12/08 824
328284 진부령님 글올리셨네요 41 spr..... 2013/12/08 13,627
328283 종신보험에 대해 여쭈어요 8 보험 2013/12/08 1,445
328282 쓰레기가 왜 싫을까요? 32 정우때문일까.. 2013/12/08 3,272
328281 세번 결혼하는 여자-재미있는 분 없나요? 15 한번 결혼한.. 2013/12/08 2,964
328280 이게 화낼일이고 이해안될일인가요? 13 여잘몰라 2013/12/08 2,956
328279 치타에게 쫓기는 영양의 철학 2 as 2013/12/08 773
328278 박근혜 정권 규탄’ 비상시국대회 2만여명 “이대로 못산다 유신회귀 2013/12/08 711
328277 예비초등생 엄마들을 위한 팁 2 -시설이 좋은 학교를 잘 알아보.. yoi 2013/12/08 1,272
328276 ㅈㅂㄹ 펑~ 63 ... 2013/12/08 15,255
328275 호텔식당중에 왜 뷔페식당이 제일 가격이 싼 편인가요? 4 호텔뷔페 2013/12/08 2,082
328274 뉴질랜드아이들은 저녁 7시면 잔다는게 충격이네요 64 아빠 어디가.. 2013/12/08 15,719
328273 伊 언론 박근혜, 선거결과 조작했을 수도 6 외신부정선거.. 2013/12/08 1,718
328272 이혼 후 아이 전학 및 거처 의논 2 실질적 조언.. 2013/12/08 1,342
328271 비리가 많았는데 살아 남은 정치인 4 궁금해요 2013/12/08 760
328270 아줌마 나이대에 들어서면서 성격이 변하고 있는데 ...... 1 합격 2013/12/08 1,066
328269 송강호 “‘변호인’ 후 작품섭외 끊겨, 데뷔 후 처음” 53 ㅇㅇㅇ 2013/12/08 9,725
328268 남편이 암코양이하고 연애를 하네요.^^ 3 높은하늘 2013/12/08 2,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