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중학교 동창이 오픈하는데요

까매서덥네 조회수 : 588
작성일 : 2013-10-24 14:16:47

내년이면 마흔인데

제가 삼개월된 남자아기가 있네요..

그런데 근처 작은 가게를 하는 언니네 집에 놀러가서 한시간정도 앉아있다가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는 길이었어요.

평소엔 모르고 지나치는 길이었는데 유모차를 끌고 가려니 그제야 깨진 보도블럭때문에 바퀴가 자꾸 겉돌아서 속으로 좀 당황해했어요.

게다가 바로 코앞엔 각종 스텐싱크대들을 다 펼쳐놓고 열심히 수세미질을 하는 아줌마때문에 더 당황했어요.

갖가지 솥단지랑 주전자가 즐비하게 늘어선 길가 한편에 서있는 싱크대한귀퉁이로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더라구요.

그 자리를 피하느라 다른건 보지도 못하고, 이제 마지막 한발자국만 떼면 완전히 그 자리를 벗어날려던 참이라 더 힘차게 유모차를 밀려는 모션을 취함과 동시에 뒤에서 갑자기

"혹시 **초등학교, ^^중학교 안나왔어?"

라는 말이 들리더라구요.

뒤를 돌아보니 수세미를 든 다소 통통한 단발머리 중년여성이 서있는거에요.

"누구,누구우??"
"나, 김영희야.(어쩔수 없는 가명을 썼어요)

근데 정말 놀랍게도 제 눈이 마치 천지개명을 한듯 그 아이얼굴이 문득 환해지면서 그시절의 그 아이로 보이더라구요.

처음엔 몰랐어요.

그러더니 이름을 듣는순간 온세상이 화이트로 변해버리면서 그 아이얼굴이 보이는순간 저도 그 의아해하던 표정이 거짓말처럼 바뀌고 마치 어제까지도 만났던 친구를 대하듯이 변해지는거에요

그런 제가 너무 웃기면서도 웃지도 못하고 ..

그래서 좀 이야기좀 하려고 했는데 유모차속의 아기가 칭얼대려고 하는거에요.

결국 아쉬운 맘에 그냥 돌아오려고 다시 걸어가는데 다시 그친구가 절 불렀어요.

"이름이 뭐지?"

"아....."

제이름을 말해주면서 저는 그 아이가 좀 서운하다는 생각이 설핏들었어요.

전 이름을 듣는순간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중학교 때까지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에 가끔 버스에서 보던 그 시절과 풍경까지, 그리고 학창시절을 지나고 그 아이의 대학시절의 모습도, 그리고 종종 누군가에게 바람처럼 들었던 그아이의 근황이랑, 또 3년전에 또 마주쳤을때 이름을 전 알고 있었는데. 이 아인 늘 제 이름을 까먹는거에요.

대신 전 그 아이를 이름을 알기전까진 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요^^

 

그쯤 생각이 미치니, 내 이름을 번번히 몰라 서운하다는 생각은 벌써 가을 한낮 포근한 햇빛에 저멀리 날아가버리고 강물수면위에 잔잔이 반짝이는 물기를 머금은 햇살같은 따스한 기분이 저를 가만히 감싸주더군요.

그 아이가 그렇게 가게를 오픈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친한 친구가 아니어서..

개업선물을 해주어야 할지 그럼 뭘해주어야 할지, 아니면 다음주에 오픈한다는데 그냥 넘어가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어떻게 할까요^^

IP : 124.195.xxx.1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24 2:19 PM (39.117.xxx.6)

    무슨 가게를 오픈 하나요?/ 먹는 장사면,가서,밥 한번 먹어주면 돠고,,다른 거라면,작은 화분??

  • 2. 원글
    '13.10.24 2:22 PM (124.195.xxx.135)

    치킨집을 오픈한대요.
    근데 저도 사람 참 못알아보나봐요.
    3년전에도 길가에서 마주친적이 있었는데 그때에도 그 애가 반갑다고 오늘처럼 그렇게 말했는데 그때에도
    누구우냐고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거든요.
    그랬다가 이름을 듣고 비로소 아~~그리고..반가움의 몸짓시작^^ 그리고 그앤 이름이 뭐냐고 다급하게 물어요.
    그리고 또 잊어버린채로 살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4802 ..."노무현-강금원 두 분 인연 원망하지 않습니다&q.. 5 ㅠ.ㅠ 2013/11/28 1,433
324801 보험 시작해볼까 하는데요 11 41 2013/11/28 1,927
324800 작은 난로 같은거..틀어두면 전기세 많이 나올까요? 7 ... 2013/11/28 2,042
324799 뉴스킨 하는 동생이 자꾸 만나자고 하는데,,영업 맞죠? 13 감사 2013/11/28 6,096
324798 국내 최고(最古) 원전 고리 1호기 가동 중지 2 // 2013/11/28 396
324797 면역력 좀 높이고 싶은데 도와주세요. 13 젊잖아 2013/11/28 4,347
324796 수영다닐때 바스앤샴푸 수영 2013/11/28 806
324795 피아노 잘 치는 법 vs. 영어 잘 하는 법 718 단순 무식하.. 2013/11/28 41,971
324794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가보신 분 좌석 좀.... 7 ,.. 2013/11/28 7,131
324793 정기예금 특판 정보 1 금리 2013/11/28 2,752
324792 남편이 개그랍시고 하는 말 8 뿜뿜이 2013/11/28 2,377
324791 교황님 지금의 한국의 거리는 춥습니다~~~ 3 참맛 2013/11/28 1,153
324790 애들이 부모고생하는걸 어찌 알게 할까요.. 6 불쌍맘 2013/11/28 1,484
324789 드라마, 영화 흥미 못 느끼는 분 계세요? 7 ... 2013/11/28 1,027
324788 검찰 "박창신 신부 발언 수사 착수 안했다" 18 ... 2013/11/28 2,167
324787 친한엄마가 일하는데 아이 봐줄까 말까 고민이 돼요,, 28 2013/11/28 6,280
324786 묵은열무김치로 등뼈찜 할 수 있을까요? 1 김씨 2013/11/28 1,557
324785 그림책 신간 '갈색 아침' 추천합니다. (프랑스 투표를 뒤집었던.. 2 그림책 2013/11/28 1,198
324784 보세 패딩 괜찮을까요? 8 애둘맘 2013/11/28 2,479
324783 보온병이나 보온도시락통 냄새어떻게없애나요? 3 보온병 2013/11/28 3,119
324782 '5·18 희생자 택배 비하' 일베 회원 사과 표명 6 세우실 2013/11/28 1,338
324781 지난주 목요일?쯤82명언 베스트글 좀 알려주세요ㅠ 간절해요 2013/11/28 978
324780 민주당은 도데체 뭐하고 있는 건가요.. 17 에휴 2013/11/28 1,240
324779 마른분들 식습관이 어떻게 되세요? 81 마르고싶다 2013/11/28 25,683
324778 집으로 가는 길 광고를 보았는데요 4 홍보아님 2013/11/28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