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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많이 안올랐지만 수업 태도가 달라진 경우

과외. 조회수 : 926
작성일 : 2013-10-23 23:02:21

전 수학 과외 선생인데요.
이번에 맡은 학생의 중간 고사 결과가 제목과같은 상황입니다.

성적은 바닥이고, 그저 공부가 하기 싫은 평범한 중딩 남학생.
눈앞의 점수보다는 기초 튼튼하게 다지고, 습관 잡는 목적으로 가르쳤어요.
숙제 지독히도 안해왔지만(불량한 아이는 아니에요)
제가 진도만큼이나 복습에 엄청난 시간을 할애했죠. 그 덕분에 관련 개념 암기는 90%이상 되었는데, 문제를 풀려는 의지가 없어요.
시험 대비 직전에 준 프린트도 거의 안풀어서 좀 짜증이 났어요.

그 결과
아이 학교 시험이 100% 서술 논술형인데. 점수는 한자리수밖에 안올랐어요.
숙제만 제대로 했으면 20점은 올랐을텐데 아쉬움이  너무 컸죠.

그런데 신기한건 아이 반응.
점수 올랐다는거에 의의를 두고 굉장히 만족해 하더라구요.
1학기 서술 논술형때는 평균보다 30점 아래였는데, 이번에는 평균이랑 비슷한거 넘 좋다고.

더 신기한건.
숙제 지독히도 안해오던 아이가.
정확히 학교에서 점수를 확인하고 난 후로 성실모드로 수업에 응하고 있어요.
해온 숙제의 정확도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숙제는 반드시 해야한다는 포스를 막 뿜어내요.
수업할때도 이해력이나 호응도가 갑자기 좋아지고.

그래서 왜냐고 물어봤더니.
평균에 가까이 오니까, 좀 만 더 하면 평균보다 높아질 수 있을것 같아서 하고 싶어졌대요.
저야 너무 기쁘고 기특하죠.

하지만 어머니는 점수가 일단 맘에 안들고, 아빠 말을 빌려서 태도가 달라졌다고 해도 아빠가 보기엔 점수가 그러니 여전히 아이를 다그친다고..

그렇다고 과외를 끊겠다는 액션을 보이는건 아니지만.
약간 깝깝하긴 하네요.

IP : 211.214.xxx.23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갑자기
    '13.10.23 11:15 PM (122.254.xxx.19)

    제 고등학교때가 생각이 나요. 원래 중학교때까지 제법 공부 했었는데 고등학교 들어가서 친구들 갈리고 새로운 학교에 적응을 못해서 사춘기를 심하게 앓았거든요.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첫 시험 등수가 반에 52명에서 50등 했었어요.

    그런데 고2때 영수 과외를 했는데 그 언니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좀 마음이 많이 진정이 됐어요. 젤 첨엔 영어도 했는데 제가 워낙 영어를 잘해서 (결국 영문과 갔어요) 그건 제외하고 수학만 했는데 워낙 수학적 머리도 없고 공부도 하기 싫어 해서 사실 고3 말까지 수학 성적이 오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일단 고민을 얘기하고 들어주고 건설적인 충고를 해 줄 수 있는 사람과 얘기를 하다보니 가슴에 응어리 진게 많이 풀려서 인지 성적이 점차 쑥쑥 올라가기 시작해서 고3 말에는 반에서 3등도 했었어요. ㅎㅎ

    일단 과외를 끊는다 만다에 마음을 좀 비워 보시고 그냥 한결같이 하시면 어떨까 싶네요. 혹시 저같이 학생 하나 구제하실 지도 모르죠.

  • 2. 궁금이
    '13.10.23 11:45 PM (182.224.xxx.178)

    혹시 예비고1학생 수학과외 알아보고있는데..
    시간되시는지요?

  • 3. 그런데 사실 ...
    '13.10.24 12:04 AM (76.104.xxx.73)

    시험 점수 올리는 것보다
    사기 충전해주는 것이 더 중요한데 ...
    부모들이 그것을 모르니 .. 원 ...
    그 부모는 하루 아침에 점수가 껑충뛰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사람들이군요 ..
    성적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 그것을 보고 감사해야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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