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때였나. 새벽녘에, 인근 절에서 종소리가 댕댕 울렸는데
(절이 주택가에 있었어요)
그시간에 깨고나서 너무 무서워서 안방으로 가 아빠엄마를 깨웠어요.
엄마가 짜증을 내셨는데, 아빠는 묵묵히 내 손을 잡으시더니 내 방으로 오셔서 내 옆에서 주무셨고
그때 아빠의 따뜻한 손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리곤 "엄만 이해심이 부족해.." 이렇게 생각을 했었어요.
어제..늦게 자는 둘째 재우다 10시 반 넘어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첫째가 12시 넘어 더워서 깼어요.
보일러를 켜두었거든요. 그래서 내의 바지 벗기고 팬티만 일단 입히고, 보일러는 낮췄어요.
그런데 계속 덥다고, 부채로 부쳐달라고 그래서 저도 모르게 짜증을 막 내고 말았어요.
애들이랑 저랑 감기라 창문 열기도 그렇고, 직장 다니랴 애 보랴 피곤해서 몸도 안좋았어요 (변명)
막 짜증을 내다보니 갑자기 잘때 깨우면 늘 짜증 내시던 예전 엄마가 이해도 되면서..
지금 큰애 마음도 이해가 되는거에요.
엄마가 그때 아이 셋 건사하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잠은 기본인것을....
또 큰애는 그때의 저보다 훨씬 어린데 엄마가 짜증내면 얼마나 무섭고 싫을까...
그래서 큰애에게 미안해.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그랬어...라고 말하다 결국
그냥 자~ 엄마도 할만큼 했어 우리가 감기라서 창문을 열수도 없고
엄마도 자야해서 부채로 못부친다
보일러 껐고 바지를 벗었으니 좀있으면 시원해질거야....라고 하고는 저도 첫째도 다행히 잠이 들어버렸어요.
미안하네요.
엄마 짜증을 듣고 속상했을 지금 큰애에게도, 엄마 고단한거 하나 이해못하고 엄마 이해심 부족 어쩌고 했었던 과거의 엄마에게도...
부모가 되고보니 엄마아빠 생각 참 많이 나요.
그래서 가끔 전화해서 엄마아빠 보고싶어...이러면 엄마는 뭐~~ 이러고 넘기시는데
오늘따라 나혼자 집에 다녀와서 엄마아빠랑 맛있는거 사먹고 애 노릇 한번 하고 오고싶어요.
오늘은 보일러 안켜고 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