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가 되고보니 엄마가 이해가 되어요 역시 돌고도는 인생...ㅜㅜ

센티멘탈 조회수 : 1,125
작성일 : 2013-10-22 12:58:00

초등학교 5학년때였나. 새벽녘에, 인근 절에서 종소리가 댕댕 울렸는데

(절이 주택가에 있었어요)

그시간에 깨고나서 너무 무서워서 안방으로 가 아빠엄마를 깨웠어요.

엄마가 짜증을 내셨는데, 아빠는 묵묵히 내 손을 잡으시더니 내 방으로 오셔서 내 옆에서 주무셨고

그때 아빠의 따뜻한 손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리곤 "엄만 이해심이 부족해.." 이렇게 생각을 했었어요.

 

 어제..늦게 자는 둘째 재우다 10시 반 넘어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첫째가 12시 넘어 더워서 깼어요.

보일러를 켜두었거든요. 그래서 내의 바지 벗기고 팬티만 일단 입히고, 보일러는 낮췄어요.

그런데 계속 덥다고, 부채로 부쳐달라고 그래서 저도 모르게 짜증을 막 내고 말았어요.

애들이랑 저랑 감기라 창문 열기도 그렇고, 직장 다니랴 애 보랴 피곤해서 몸도 안좋았어요 (변명)

막 짜증을 내다보니 갑자기 잘때 깨우면 늘 짜증 내시던  예전 엄마가 이해도 되면서..

지금 큰애 마음도 이해가 되는거에요.

엄마가 그때 아이 셋 건사하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잠은 기본인것을....

또 큰애는 그때의 저보다 훨씬 어린데 엄마가 짜증내면 얼마나 무섭고 싫을까...

 

그래서 큰애에게  미안해.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그랬어...라고 말하다 결국

그냥 자~  엄마도 할만큼 했어 우리가 감기라서 창문을 열수도 없고

엄마도 자야해서 부채로 못부친다

보일러 껐고 바지를 벗었으니 좀있으면 시원해질거야....라고 하고는 저도 첫째도 다행히 잠이 들어버렸어요. 

 

미안하네요.

엄마 짜증을 듣고 속상했을 지금 큰애에게도, 엄마 고단한거 하나 이해못하고 엄마 이해심 부족 어쩌고 했었던 과거의 엄마에게도...

부모가 되고보니 엄마아빠 생각 참 많이 나요.

그래서 가끔 전화해서 엄마아빠 보고싶어...이러면 엄마는 뭐~~ 이러고 넘기시는데

오늘따라 나혼자 집에 다녀와서 엄마아빠랑 맛있는거 사먹고 애 노릇 한번 하고 오고싶어요.

 

오늘은 보일러 안켜고 자야겠어요.

IP : 155.230.xxx.5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필같은
    '13.10.22 1:03 PM (180.182.xxx.179)

    수필같은 글이네요...
    님은 참 감수성이 풍부하신분같에요..
    저도 좀 감수성이 풍부한편이라 조금 감동적인 영상이나 글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곤하거든요.
    지금 이글도 너무 마음에 와 닿네요.
    맞아요.
    그입장이 되보니 그입장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저희 엄마가 청상과부셨거든요.
    나이 40에 홀로 되셨는데
    어느날 외할머니가 너 시집가라 오 ㅐ이러고 살고있냐
    자식다 필요없다 라고 하는데
    그때 제가 초등5학년이었는데
    할머니가 너무 원망스러워서 막 째려봤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고 제가 엄마 나이가 되니
    제가 엄마라도 내딸이 젊은나이에 혼자되서 청상과부로 살고있다면
    자식미래 생각해서 재혼을 권유했을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재혼안하고 혼자몸으로 우리 다 키워주신 엄마께 감사드리고
    그때 할머니 마음도 이해되고..
    혼자키우시다보니 많이 우리에게 소홀했던 엄마마음도 이해가 되고 그래요.
    사람은 그입장이 되보아야 비로서 그입장이 이해가 되는것 같아요...

  • 2. 제가 그래요
    '13.10.22 1:27 PM (116.38.xxx.136)

    전 늘 밖이 깜깜할때 일어났었어요 아마 진짜 흰새벽이었던듯
    언제부터인가 안방문이 잠겨 있었어요
    지금은 20000프로 이해가요 ㅠㅡ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0289 양배추로 백김치 담그려고 하는데요~ 절일 때 물과 소금양 궁금합.. 2 ... 2013/11/17 1,480
320288 트위터 하시는분들~ 혜빵 2013/11/17 627
320287 핸드폰 어쩌죠? 2 어쩌나 2013/11/17 626
320286 응답하라1994 근데 이게 연세대 이야기였네요? 39 응사 2013/11/17 14,710
320285 수시논술우선선발 3 학부모 2013/11/17 1,637
320284 건강 검진 소변 검사 혈뇨.. 2 .. 2013/11/17 3,373
320283 김밥 단무지가 부족해서 무짠지 재료 잘라서 넣었다가 퉤퉤 9 ㅇㅇ 2013/11/17 1,627
320282 전직장 남자상사를 주기적으로 만나는것 8 10년직장맘.. 2013/11/17 2,205
320281 이혜정 맛된장 ㅜㅜ 16 안녕3 2013/11/17 12,432
320280 밤을 삶았는데 물컹하고 시큼한 맛이 나요 3 알려주세요 2013/11/17 1,370
320279 거위털이불 , 커버도 사야하나요? 8 오리 2013/11/17 2,040
320278 문중 묘사 참석여부 며늘 2013/11/17 563
320277 완전 속았어요.농심 떡국! 2 .. 2013/11/17 2,114
320276 전세재계약중 집매매 될 경우 이사비 받을 수 있는거죠? 5 2013/11/17 2,478
320275 지갑을 잃어 버렸어요.... 3 속상해요 2013/11/17 1,382
320274 해피타임 수사반장 .. 2013/11/17 651
320273 지디 팬 된 후 깡패 고양이 눈치 봄. 5 ..... 2013/11/17 2,102
320272 지금 미스마플에 베네딕트 컴버배치 나와요~~ 2 2013/11/17 2,468
320271 24시간을 3분, 인생 전체를 1분, 이렇게 보여주는 기법? 2 저속촬영? 2013/11/17 999
320270 교통사고 관련 잘아시는 분 1 처음본순간 2013/11/17 422
320269 비루한 생활팁 몇개 올립니다. 55 생활 2013/11/17 17,131
320268 등산복 브랜드 패딩 많이 따듯한가요? 7 ,,, 2013/11/17 2,857
320267 방한텐트 써보신분들께..질문 4 루꼴라 2013/11/17 1,854
320266 박근혜 OUT! VS. 박근혜 만세 4 light7.. 2013/11/17 1,012
320265 일어나자마자 이 닦나요? 7 양치질 2013/11/17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