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고딩 아들 전화가 왔어요
며칠 전부터 속이 안좋다더니 병원 안가고
집에 있던 정로환 먹고 버티더니
학교에서 너무 힘들어서 외출증 끊어서 나오는 길이라구요
학교 있는 동네에 병원이 안보인다고
평소 다니던 내과엘 가겠다고 집으로 버스 타고 온다길래
병원 갔다가 다시 야자하러 학교 가려면 시간이 빠듯하겠다 싶어서
그러지 말고 집으로 오는 길로 걸어오면
차 타고 가면서 중간에 만나 병원에 데려다 주겠다 했죠
그러곤 라디오 들으면서 재미있는 사연 소개 하길래 웃으면서
아무 생각없이 가다가...
학교 가는 지름길이 차도 사람도 많이 안다니는 길인데
맞은편 쪽 도로에서 누가 절 쳐다보는거에요
어... 어디서 많이 보던... 생각해보니...
아들이네요
헉.. 내가 아이 데리러 학교쪽으로 가던 중인걸 깜빡 잊은겁니다
아이 데리러 가던 길이면 평소라면 속도를 내지않고 살살 맞은편을 쳐다보면서 운전했을텐데
오늘은 한적한 길 라디오에 정신팔며 쌩쌩
부랴부랴 유턴해서 아이를 태우고 병원에 다녀왔어요
얼마전 라디오 사연에서 고속도로휴게소에 아들 버리고 운전해갔다던 엄마 사연 듣고
막 웃었는데
곧 저도 그러지 싶네요
40중반에 치매가 오려는지 깜빡증세가 심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