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잘 지내고 저녁에 시어머니랑 통화하다가 기분이 넘 안좋아졌어요.
남편이 형제 둘 중 둘째아들이라 형님만 한 분 계세요.
아주버님이랑 같은 학교 같은 과 선후배사이로 CC하다가 결혼하셨는데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회사 다니시다가 계속 유산이 되어 회사 그만두고 시험관 해서 조카 갖고
지금은 전업주부로 계세요. 조카는 이제 초등학생이구요.
저희 형님은 진짜 좋은 분이에요. 여우과이긴 한데 그걸로 사람한테 피해주는 일은 없고
오히려 중간에서 처신 정말 잘하고 그냥 사람 편하게 해주는 스타일이라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전 아이 키우는거에 배려 많이 해주는 직장이라 계속 회사 다니고 있구요.
남편은 공부를 늦게까지 하다가 재작년부터 일을 하기 때문에 제가 일 계속 하는 부분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해주고 시어머니가 저에 대해 조금 안좋게 말씀하시면
(일한다고 집안꼴이 이게 뭐냐. 아무리 일해도 여자가 할 일이 있는데 그걸 우선시해야지 등등..
좀 미운 말씀을 많이 하세요. ) 제가 회사에서 인정받아 일이 많아 그런다고 편들어주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오늘 저녁에 전화를 하셨어요. 평소엔 주말에 전화 안하시는데 무슨 일인가 했더니
아주버님한테 조금 안좋은 일이 생겼나봐요. 자세히 말씀은 안하시지만 1달쯤 회사를 쉬어야 하는 상황인가봐요.
근데 그 와중에 형님을 원망하시는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애가 하나에 이제 다 키워서 나가서 일해도 되겠는데 왜 걘(형님) 일 할 생각을 안하나 모르겠다,
저러니 **(아주버님)이 힘든 상황이 되니까 어깨에 온갖 짐을 다 짊어지고.. .불쌍해서 어쩌냐...
막 이러시면서 착하면 뭐하냐 사람이 쓸모가 있어야지 하며 심한 말씀을 하기 시작하시더라구요.
돈도 못벌면서 비싼 생협을 이용하네 어쩌네 유난떠는거 다 **이 힘들게 하는거라며....
남편이 시어머님한테 그만 하라고, 형수님이 못한게 뭐냐고... 왜그러냐고 좀 뭐라고 하고 전화 끊었어요.
전 옆에서 그 통화 다 듣고 있는데 그냥 기가 차더라구요.
저희 시어머니 평생 전업주부셨거든요...
한때 골프에 빠져서 시아버지 힘들게도 하셨대요. 옷사는거 좋아하셔서 요즘에도 철마다 몇 벌씩 옷을 사세요.
시아버지 연금을 꽤 많이 받으시는데 (돈도 많이 버셨다고 하구요. 남편이 풍족하게 살았다고 하는거보면)
시어머니가 많이 쓰니 지금은 풍족한 생활과는 거리가 멀게 사세요.
그런 분께서 형님이 일 안한다고 저리 말하는거 들으니 그동안 들었던 정이 싹 달아나는 기분도 들고,
만약 내가 회사 그만두면 나한테도 저러겠구나 싶으니 오싹합니다.
남편한테 어머님 왜저러시냐고 하니 당신 아들이 당장 안되어 그런거겠지, 넘 맘쓰지 말아..라고 하는데
자꾸 시어머님의 형님을 원망하는 듯한 말투가 생각나서 잊혀지지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