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된 딸아이 하나로 끝날줄 알았는데, 삼개월된 아기도 있어요.
그동안은 적막한 절간같았었던 우리집에 앙증맞은 아기용품들도 있고 알록달록한 아기옷들도 있으니까 제맘도 하얀 솜사탕처럼 다시 온순하게 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아기의 맑은 눈을 보면, 마음이 스르르 저절로 풀어지면서 웃게 되잖아요.
이상하게도 하얀 아기얼굴을 보면, 또 반짝이는 검은 눈을 보면, 활짝 웃는 입을 보면 저도 모르게 웃고 제맘속의 외로움들도, 걱정도 다 없어진다니까요.
아가의 웃음은 별같고 달같아요.
그런데...이상한거있죠.
우리아기가 생후 3주쯤 되었을때 저보고 엄마라고 했었어요.
옹알이도 제법 저렇게 할수있구나 했는데 그후에도 엄마라고 하고 누나와 이야기할때에도 엄마,엄마라고 옹알이 중간중간 그 단어가 들어가있는것도 저도 몇번 들었거든요..
그리고 40일쯤 되니까 뒤집기도 하고..눈도 맞추고. 두달정도 되니까 기어가려고 하고.
오늘로 정확히 석달 되었는데 지금도 엄마란 말도 잘하고 고개도 잘 가누고, ..
그리고 말귀도 알아듣는지
일주일전엔 친정엄마가 와서
"우리 아기, 남의 집에 준다.~"
이러니까 엄마를 쳐다보면서 어엉~`우는 시늉을 하더라구요.
저,정말 거짓말 아닌데...^^
오늘은 낮이 따뜻해서 유모차 끌고 근처 친언니가 하는 과자가게에 갔었어요.
한시간 가량 있다가 핸드폰으로 찍은 아기사진을 과자사러온 어떤 할머니랑, 언니한테 차례로 보여주는데
"엄마~~"
하고 아기가 유모차에서 부르는거에요.
사람들도 엄마라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다들 웃었어요..
첫애때는 너무 키우는게 서툴렀고 힘들어서 그다지 여유를 느낀적이 없었는데, 게다가 그땐 분유도 한통 사다놓고 떨어질만 하면 얼른 한통 사다놓고 물티슈도 한개 사다놓다가 또 떨어질만 하면 얼른 한개 마련해놓으면서 살던 시절이라 솔직히 아기키우는 기쁨이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도, 그다지 아기를 잘 키우는 건 아닌데 그때보다 너무 아기가 이쁜거에요.
아기가 한번 웃으면 내 맘도 환해지는게 꼭 서너개의 봄이 한꺼번에 온것 같아요.
그래선지, 아기가 엄마라고 부르면 너무 고마운거에요.
내년이면 40인데, 그러기전에 아기를 낳은게 너무 잘한일같아요.
그런데 정말 우리아기 빠른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