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느 우울한 자의 휘갈김

Melani 조회수 : 1,875
작성일 : 2013-10-17 02:48:57
어느때엔가 나는 앞으로 나아길 길이 없다고 믿었다
무엇엔가 포박되어 있지않고선 이럴 수 없다고
발악하고 자학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나는 정지한 채 머물러있고
타자들은 매 순간 움직임을 멈추지않은 채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처음 뵌 선생님은 별 말씀하지 않으셨다
나같은 인간이 얼마나 많겠는가
유형 B-2쯤 되려나?
딱히 위로 받고싶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나를 까발려주길 바랬는데 적당한 선에서 덮고 말았다
선글라스 뒤에 가려진 내 눈을 보지 못해서였을까
사실 나도 조금은 귀찮았지.......
그의 얼굴에 녹아있는 피로감을 내가 먼저 알아채버렸으니까
약에 대한 몇 가지 질문만 하고 대화를 종료했다
선글라스는 끝내 벗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
걸으면서 내내 생각했다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잠시 나는 다른것에 취할뿐이라고
그럴때마다 곁에 있는 누군가와 얘기하고싶어진다
허나 곁엔 아무도 없지
머피의 법칙이라기엔 늘 똑같다
관심종자가 벌이는 쇼였으면 좋겠다
적어도 관람자는 있게 마련이니

이제 곧 독백의 늪에서 빠져나와
익숙한 내 우울의 작은 동굴로 들어가야지
차갑고 음산한 이불에 기대어 잠을 청하련다
모든것이 성가시다.......

IP : 58.227.xxx.20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각자의 동굴들이
    '13.10.17 3:00 AM (211.36.xxx.88)

    의외로 꽤 가까이 있더군요.
    동굴안에 있어도 타인의 동굴안이 느껴질 정도로...

  • 2. melani
    '13.10.17 3:10 AM (58.227.xxx.208)

    슬픔의 동굴은 울림이 커서 파장이 닿나봐요

    전 근데 비슷한 동굴 못찾았어요
    아니 안 찾는다는게 더 적절하겠네요
    사실 비슷한 사람 괴롭거든요.....

  • 3.
    '13.10.17 3:13 AM (39.7.xxx.33)

    정신과병원 다녀오신 이야기같은데 썬글라스 끼고 가신 건가요?
    동굴..이 어딜까요 저는..

  • 4. melani
    '13.10.17 3:17 AM (58.227.xxx.208)

    선글라스 끼고 갔어요^^

    동굴은 글쎄 어느 마음 한 구석
    누구하나 잘 찾지않는 그런 곳이아닐까요

  • 5. 동굴도
    '13.10.17 3:37 AM (211.36.xxx.88)

    크기가 변하나봐요.
    돌아앉을수도 그러고 싶지도 않을 땐 그냥 그대로 있어보는 것도 필요한것 같아요.
    근데요, 들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숨소리라도...

  • 6.
    '13.10.17 8:38 AM (61.43.xxx.207)

    글을 공감되니
    저두 동굴이 필요하네요
    허나
    아이들이 있기에
    또다시 햇살 받으러 갑니다
    산에도 들에도
    끄응 있는 힘을 내어
    긍정의 기운을 모아
    살만하다고 자꾸 되뇌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6999 방배동에 성인 발레 배울만한 곳이 있을까요? 11 배우고싶네 2013/12/04 3,155
326998 수시 추가합격 5 떨려요 2013/12/04 3,293
326997 문법적으로 뭐가 맞는 말인지... 3 바라 2013/12/04 686
326996 12월 말이 예정일인데,불안해요 8 .. 2013/12/04 1,096
326995 남편의 혈압.. 16 ... 2013/12/04 3,183
326994 미샤상품권사면 지금 세일중에 구입할수있을까요? 1 상품권으로 2013/12/04 599
326993 대구에서 이쁜 강아지를 분양 받을려고 하는 데 대구에 좋은 곳 .. 3 조용히 2013/12/04 732
326992 결재창이 작아 졌어요. 2 컴맹 2013/12/04 1,303
326991 202개 봇 계정이 한꺼번에 트윗글 대량 살포하기도 1 자동 연동 2013/12/04 500
326990 수백향보며 울었네요.. ㅠ 6 저 늙었나봐.. 2013/12/04 2,586
326989 시원하고 슴슴한 동치미 어디 팔아요?? 동치미 2013/12/04 485
326988 마른체격에 종아리가 굵은..이보영종아리보고.. 7 2013/12/04 12,271
326987 마파두부 양념장에 스파게티 해먹으면 의외로 괜찮지 않을까요? 6 ㅇㅇ 2013/12/04 1,148
326986 워크숍에서 강의해보신 분 1 좀 걱정 2013/12/04 471
326985 서울이 고향이면서 직장 때문에 지방에서 오래 사신 분들은... 4 궁금 2013/12/04 1,011
326984 우주의 시간 3 상대성 2013/12/04 856
326983 남편이 이혼을 극도록 끔찍해 하는데요 4 ... 2013/12/04 2,743
326982 부츠 좀 골라 주세요. 5 부츠 2013/12/04 1,771
326981 아들이 결혼 했는데 며느리를 뭐라 부를까요? 54 호칭? 2013/12/04 30,585
326980 위장전입은 어디다 신고 하나요? 1 소송중 2013/12/04 1,751
326979 앞으로 10년간 살 집이요. 어디가 좋을까요? 9 아파트 2013/12/04 1,930
326978 이건 무슨증상일까요 손가락통증 2013/12/04 512
326977 정관수술후 자연 임신 되신 분 듣고 본 적 있으세요??? 13 2013/12/04 5,456
326976 12월의 열대야라는 드라마 기억나세요? 9 우주 2013/12/04 1,526
326975 그 때 그 아이의 공허한 눈빛이 늘 가슴에 남아있어요 3 할 수 없어.. 2013/12/04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