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춘기 증세 보이는 다섯살 딸 이대로 괜찮을까요?

미추어버리.. 조회수 : 1,773
작성일 : 2013-10-16 23:52:22

네.. 다섯살이에요. 열다섯살 아니고, 고작 다섯살요. ㅠ.ㅠ

 

딸 둘 중에 큰 아이고, 잘 먹고 잘 자고 영리하고 건강해요.

이것만해도 어디냐 애한테 뭘 더 바라리.. 하는 마음으로 참을 인자 팍팍 새기며 지냅니다.

아주 슬그머니 시작된 증세라서 딱히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요즘 이 아이 하는 양상이 딱, 저 10대 사춘기 때 저희 엄마한테 하던 짓거리들을;; 얘가 하네요.

 

일례를 들면,

 

제가 아침을 준비하고 있으면 와서 오늘 아침은 뭐냐 물어봐요.

그래서 제가 무슨 국에 무슨 반찬이다, 하면 그때부터 툴툴툴 나 그거 싫은데, 기분 별로야, 등등

그러면 저는 어떤 날은 모든 음식은 감사히 먹는거란다 하며 자애로운 엄마처럼 상대하다가도

저도 사람인데 그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오늘 아침엔 급기야 제가 버럭하면서

그럼 먹지말고 그냥 너 혼자 챙겨서 어린이집 가! 이렇게 성질을 냈더니,

이 아이 자존심에 울지도 사과도 않고, 가만히 있다가 저희 남편을 깨워요.

아빠.. 엄마가 밥 안차려줘요.. 배고픈데.. 이렇게요.

그랬더니 다른 때는 해가 중천에 떠도 코 골고 자는 사람이 (남편이 출근을 오후에 하거든요)

그 소리에 벌떡 일어나서 후라이 해 줄까, 우유 줄까 하면서 부산을 떨며 애들 아침을 챙기더군요.

그때는 또 큰애가 딱 다섯살 아이처럼 너무나 천진난만하게 아빠도 드세요 우유 더 주세요 하면서 먹더라구요.

 

근데.. 흑흑.. 제가 그랬어요. 고등학교 땐가 엄마가 괜히 밉고 짜증나서

엄마가 뭘 해도 툴툴거리고 음식타박하고 일부러 아빠랑 더 말하고 그랬었죠 ㅠ.ㅠ

저희 엄마도 그 시절에 잘 받아주시다가도 한번씩 제 등짝 내리치곤 하셨던거 같아요.;;

 

또 최근의 다른 경우,

 

원래 말을 잘 듣는 아이였는데 반항을 위한 반항을 하는 경우가 생기네요.

보통 오후 5시에서 6시까지 한시간 정도 교육방송을 보고 그 동안 제가 저녁을 준비하고

6시가 되면 텔레비전을 끄고 저녁을 먹는데, 오늘은 밥 먹자 해도 그 다음 프로를 보겠다며 버티더라구요.

밥 먹을 시간이니까 끄고 밥 먹어야지, 엄마가 끌까 네가 끌래 해도 묵묵부답이어서

제가 끄려고 가까이 가니 애가 리모콘을 꽉 쥐고 버티고 서서 저를 보는데,

아아아.. 딱 그거요.. 사춘기 아이들이 부모랑 기 싸움 하려고 바라보는 그 시선요.. 그거인거에요.

제가 엄마한테 고3땐가 그랬던 적이 있어서 그 눈빛을 너무 잘 알겠는거에요.  아휴휴..

 

이런 비슷한 경우가 최근들어 자주, 점점 더 강하게 일어나는 추세에요.

바보 멍청이 발로 차버릴거야 가둬버릴까 등등 지금까지는 쓰지 않던 말 들도,

딸 아이 본인도 그게 안좋은 말이라는걸 알면서도 입 밖으로 나오니 고민인지

제가 그건 미운 말이야.. 라고 하면 아주 뭐라뭐라 따지고 드는데 얘가 다섯살 맞나 싶게요.

 

밑으로 두살 터울 동생이 있지만 저희 나름대로 큰애도 신경쓰며 키우고 있고

아이의 뜻을 너무 받아주지 않고 오히려 좀 엄한 그런 엄마로 지금껏 육아를 해왔다고 생각하는데요,

아이가 이렇게 나오니 뭐랄까.. 제가 아이 기에 눌린달까..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그렇게 저랑 티격태격 오후와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자기 전에는 한번씩 울 때도 있어요.

자꾸 미운 마음이 든다고, 나쁜 말 하면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 못 받는거냐며 울어요;;;

그럴 땐 꼭 제 손을 잡거나 팔 베개를 하거나 제게 의지해서 그렇게 울다가 잠들기도 하네요.

 

자아가 제대로 생겨나가는 정상적인 과정인지,

제가 뭐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건 아닌지,

이대로 티격태격 하다가 안아주다가 또 싸웠다가 이렇게 지내도 되는건지.

그런 고민이 많이 들어요.

 

아이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쁘고 귀한데도 막상 아이랑 또 부딪힐거 생각하면..

이제 겨우 다섯살 반항이 이 정돈데 나중에 제대로 사춘기면 아주 미쳐버리겠구나.. 실감하는 요즘이에요.

육아 선배님들.. 저희 아이 이대로 둬도 되는걸까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요?

IP : 121.147.xxx.22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의 언어습관
    '13.10.16 11:56 PM (72.213.xxx.130)

    한번 돌아보세요. 아이가 하는 말 보통 부모의 행동과 언어습관의 답습인 경우가 많아요.

  • 2. ㅂㅂ
    '13.10.16 11:57 PM (182.208.xxx.185)

    육아 선배는 아니고요
    딱 고만한 딸아이 둘이예요
    다섯살 세살
    저희집이랑 같아요
    아 우리집만 그런게 아니구나 웃으며 글 읽었어요 우리 힘내요!!!!

  • 3. ^^;;;
    '13.10.17 12:00 AM (121.145.xxx.180)

    선배는 아니지만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이는데요.

    울엄마 말씀.
    말을 잘 들으면 그게 애냐?

  • 4. 정상인가요 흑흑..
    '13.10.17 12:04 AM (121.147.xxx.224)

    다른 집 다섯살도 그런다는 말씀에 저도 위안을.. 흑흑..
    아마.. 저런 미운 말들은 어린이집에서 배워오는거 같아요.
    또래끼리 놀리고 놀림받으면서 저런 말들을 쓰는 것도 같고.. 그렇네요.

  • 5. ^^
    '13.10.17 12:20 AM (14.47.xxx.34)

    미운다섯살 이라지만 또래아이들 보다는 조금 영리하기도 하고 성격이 센 것 같아요^^
    속에 불만이나 화가 있는데 어리다 보니 계속 저런식으로 표출되는게 아닌가 싶어요~
    아이쪽에서 먼저 생각하고, 아이 심리를 빨리 읽어서 보듬거나 훈육하시는게 좋을 것 같은데.. 참 어렵죠 ㅠㅠ

  • 6. na
    '13.10.17 2:05 AM (122.25.xxx.140)

    5살짜리가 그러는 건 사춘기가 아니라 엄마를 우습게 알고 자신과 동급으로 여기기 때문이에요.
    아직 옳고 그름에 대한 개념도 형성되지 않은 나이에 사사건건 엄마와 대립하고
    엄마 말에 말대꾸하는 아이, 엄마가 아닌 만만한 친구쯤으로 여기는 거예요.
    사춘기가 왔다고 그냥 용인하시면 나중에 더 크면 정말 컨트롤 안됩니다.
    절대 아이와의 기싸움에서 지면 안됩니다.
    아무리 편한 사이라 해도 만만한 엄마가 되서는 안됩니다.
    님의 양육태도를 되돌아 보세요.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혼내고 엄마가 먼저 마음 약해져서 아이한테 맞춰주면 안돼요.

  • 7. ...
    '13.10.17 8:19 AM (1.241.xxx.28)

    귀엽지만 저는 좀 다르게 봐지네요.
    님이 크게 마음 먹으셔야겠어요.
    님이 이길수 없는 상대로 성장할수도 있을거 같구요.
    다섯살이면 엄마가 하늘일 나이죠. 말은 안들어도.. 적어도 무서워하는 하는 나이.
    전혀 무서워하고 있지 않은것 같고 님의 기는 약한것 같아 걱정이네요.
    끌려다니시지 마시고 단호하게..
    애들 아빠에게도 딱 말씀하세요. 내가 이러이러한걸 해주마하고 했지만 아이가 싫다고 했다.
    난 이제 엄마가 해주는거 싫다고 하는 아이에게 밥은 해주지 않겠다. 이런식으로요.
    친구같은 엄마는 별로에요..님.
    아이들은 커가면서 친구 많이 만들어요.
    그냥 엄마가 되세요.

  • 8. 죄송하지만
    '13.10.17 10:08 AM (117.111.xxx.251)

    정상은 아닌것 같구요
    불만이 가득한 상태인 것 같네요. 기가 무척 센 편인것 같구요.아빠한텐 안그러는거 보니 엄마에 대한 불만이 큰가봐요
    생활을 되짚어 보시고 아이를 잘 관찰해 보세요
    어린이집 생활에 문제는 없는지도 잘 알아보시구요
    엄마의 권위는 바닥에 떨어진것 같아 걱정이네요
    더 큰 남자아이 키우지만 어림도 없는 일이예요.
    불만이 적으면 상식선에서 행동하게 돼요.개구지고 순한거랑은 달라요. 혼동하지 마시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8620 정~말 맛있는 커피 파는 집 알려주세요. 26 그렇다면 2013/10/17 2,272
308619 '남대문이나 동대문에서 커튼 맞춰보신분 계신가요? 3 도와주세요 2013/10/17 4,073
308618 밀양 사태, 한국 인권 탄압국으로 돌아가 2 light7.. 2013/10/17 387
308617 정치참여는 그리스도인의 의무,,라고 1 프란치스코 2013/10/17 622
308616 10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3/10/17 391
308615 상속자들 보니 요즘 연예인 외모의 기본은 키인가 봅니다 10 훈훈하긴 한.. 2013/10/17 3,860
308614 협의이혼 하신 분들 계시면 여쭈어요. 2 ... 2013/10/17 1,354
308613 b형간염항체 질문입니다 5 ㄴㄴ 2013/10/17 1,077
308612 실내에서신는 털실내화 4 실내에서신는.. 2013/10/17 1,338
308611 새아파트로 이사왔어요. 11 ㅇㅇㅇ 2013/10/17 3,908
308610 솜인형이나 베개솜 세탁기에 돌려도 될라나요? 5 밀린빨래 2013/10/17 10,212
308609 원글 내립니다. 43 추워요 2013/10/17 12,401
308608 나랏빚 1000조원, 감당이 안 된다 2 나쁜놈 2013/10/17 917
308607 새벽잠 없는 불면증 있으신분 9 괴로움 2013/10/17 2,287
308606 제가 생각하는 좋은 부부관계 20 인연 2013/10/17 6,654
308605 사돈어른 상에 부조금은 얼마가 적당한가요? 5 적정선 2013/10/17 6,319
308604 친엄마란 사람과 연끊은지 얼마 안됐는데요 10 %% 2013/10/17 3,417
308603 뱃살빼는중인데요 5 건강하게 2013/10/17 2,137
308602 드뎌 인테리어가 끝났어요 9 인테리어 2013/10/17 2,670
308601 난 직접만든 김밥 아니면 안먹어~ 43 @@ 2013/10/17 16,777
308600 이번 사법연수원생들은 왜 이모양이죠? 3 사법연수원 2013/10/17 2,221
308599 눈밑 떨림 4 떨림 2013/10/17 1,750
308598 대학동창들 연락처 어떻게 아나요? 1 12 2013/10/17 613
308597 카페나 미용실에서 사용하는 이젤? 글씨 써서 홍보하는것 어디.. 6 메리 2013/10/17 871
308596 무기력감 극복법 2 조언구함 2013/10/17 1,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