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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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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강아지 이야기

또또 조회수 : 2,409
작성일 : 2013-10-11 10:47:11
아파트주차장에서 맴맴 돌던 유기견 강아지
누렁이 똥개인줄 알았는데 목욕시켜놓으니 말갛게 하연 눈 까망이 강아지
왼쪽귀는  염증으로 가득 들어차 귀색깔까지 변해있었고
소심하고 불안해해서 매일 발을 핥고 자기 허벅지를 잘근잘근 씹던 강아지

저희 식구가 된지3년이 넘었네요
이쁘짓 귀여운짓 너무 많지만  강아지 공부한 이야기 좀 플어볼까해요

사람도 태생이 있듯 동물도 그러하겠지요
우리 강아진 무지 소심하고 겁이 많고  아가때 사회화가 안되어서 머리도 좀 나빠요
유기견 아가를 데려왔을때 가장 힘들었던건 배변훈련이 안되는 거였어요
강아지 키웠던 경험이 있었기때문에 알던 지식대로 훈련을 시켜봤지만
한두번 말 듣고 여기저기 싸두고....온집이 썩어가기 시작했어요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시고 
강아지는 강아지대로 스트레스받고 눈치보니 안되겠다싶어 과외선생님을 모셨어요
여러 훈련사분을 알아봤는데....목에 초크체인 걸어하는 선생님이 아닌
사랑으로 감싸안음으로 낮은 목소리로 눈빛으로 가르치는 점이 맘에들어 선생님을 모셨어요
사실 의심도 했죠
단 한마디의 야단도 치지않고 훈련이 될까....그전에 내가 미치지 않을까하구요

먼저 강아지 진단을 받았죠
현관에서 사람을 맞이하는모습부터 먹는모습 핥는 모습  몇가지 지능실험 등등
저희 강아지는 배변훈련이 먼저가 아니라고 했어요
많이 불안해하고 배고파하고 긴장하고 있어서  배변훈련이 되지 않는다구요
강아지 마음을 편안히 만들어주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사실 멘붕 왔죠  그러면 언제까지 얘가 편안해지기를 기다리면서  똥오줌 치워야하나 싶어서요
엄마랑 갈등이 많았거든요
그리고 사회화가 안되어 겁이 너무 많아 예민하다는 문제도 있었어요
장난감...저희딪에 오자마자 봤던 장난감 딱 그거 하나만 가끔 물어주고
다른 장난감 아무리 가져다줘도 도망가요  공도 도망가고 모든 장난감 기피현상
세상엔 이런것도 있어  괜찮아~~~재밌는거야  라고 가르쳐줘야한다고 했어요

선생님은 먼저 급식을 바꾸길 제안하셨어요
아침 저녁으로 사료를 줬거든요  자유급식으로 바꾸래요
얘는  뭘 주면 정말 다 먹는다고 안될꺼같다 했더니
너무 먹어 배탈이 나고 설사하고 피똥까지 싸더래도 괜찮다고  일주일만 지켜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수제 간식을 만들어서
온집안 구석구석  가구밑  휴지안에 양말안에 이불밑에 곳곳에 훔겨두고 간식타임을 주라해요
산책은 매일...목줄은 정대 목 조이지 않는 등줄로..
목욕 후 절대 드라이 금지
귀염증은 심한게 가라앉을때까지만 약물치료
그런데 이또한....강아지가 마음이 편해지고 스트레스를 안받으면 자연스레 나을거라 했어요

매주 숙제를 받고  일주일마다 숙제 검사받구요
제가 3킬로나 빠질만큼 진짜 열심히 했네요  

결론이요
하아......꼬질이 누렁이 어디가고  다니엘헤니같은 강아지가 탄생했어요
자유급식후 미친듯이 먹어대더니  3일후부터 사료를남겼어요  진짜진짜 놀랬어요
쪼꼬만놈이 식탐이 말도 못했었거든요 
가구밑에 까까를 숨기면 무서워서 못먹고 앉아서 울더니
차차 용기가 생겨서 가구밑에 주둥이 집어넣고 숏다리로 박박 긁으며 신경질내고 꺼내먹어요
이런일이 두려움이 사라지고 용기가 생기니
아이가 덜 짖네요  경계가 많이 사라진거죠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굴고 절대 깊은잠 안자던 습관이 고쳐지구요
불안해하며 발을 핥아 발이 자주색습진발이었는데 발이 새하얘졌어요
귀염증은 병원치료 2주 받고  그뒤로는 일주일 한번 귀세척만 하는데 점점 귀 안 긁더니  완치
목욕하고 드라이 할라면 너무 싫어서 난리쳤는데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동물의 본능을 믿고  큰비치타올을 깔아주니 알아서 다 말리네요
지가 몸 움직여 말리니  노곤해져서 목욕하고 항상 곤히 자네요 
참  가장 중요한 배변이요
조금의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 100% 성공해요
아이가 무서워하고 불편해하지 않는 배변판을 제가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구요
만들면서 사행착오 백번 ㅠㅠㅠㅠ
종이박스로 만드는데  사용하다보니 더러워지거나 지겨우면 버리고 새로 만들수도 있고 좋네요
이제는 쉬 하고 응가하고  까까 내놓으라고 빼꼼쳐다보며 꼬리 살랑살랑~~
제가 그 사인을 못알아먹고 다른일 하고 있으면  앙!  한번 불러주는 센스 ㅋㅋㅋ
초반에는 잘싸고 얻어먹는 까까에 재미들려 열번정도를 나눠 싸더라구요
선생님께 여쭈어봤더니 
간헐적 창찬을 해주라고....잘쌌다고 폭퐁칭찬해주다가 또 한번은 그냥 잘했네  이정도만...
그랬더니 강아지가 갸우뚱 하면서  너 더 할말 있지 않아? 이런 표정 지으며 따라와요 ㅎㅎ
이밖에도 계속 변화가 찾아와요
산책나가서 다른 강아지랑 인사하는거  으르렁대지 않는거  타인에게 상냥한거.....

사실 강아지를 대하는 사람 태도때문에 강아지가 가장 자극을 받는다고해요
애견인이라고 자칭하는 사람들 조차도 강아지를 안고 마구 만질줄만 알지
강아지를 대하는 예의를 모른다고 해요 
저도 배워보니 정말 몰랐던게 너무 많더라구요

강아지 키우시는 분들 공부 많이 합시다.
같이 오래오래 행복하게요

IP : 112.169.xxx.15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11 10:51 AM (210.115.xxx.220)

    와우~ 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 정도였으면 포기하는 사람도 많았을텐데....역시 주인이 포기하지 않으니 삼룡이가 다니엘 헨니도 되는 거군요ㅎㅎ 님의 인내와 사랑에 박수를 보냅니다. 님의 멋진 강아지에게도 키스를...ㅋ

  • 2. ㅇㅇ
    '13.10.11 10:57 AM (222.112.xxx.245)

    진짜 멋지세요.
    버려진 생명도 보살피고 사랑해줄주 아는 멋진 분이시네요.
    에구에구...그 강아지 복받았네요.
    그리고 원글님도 복받으실거예요.

  • 3. 감사
    '13.10.11 11:00 AM (211.38.xxx.189) - 삭제된댓글

    포기안하시고 전문가까지 불러 훈련시키셨다니 대단하세요.
    저는 아직 자신없기도 하고 남편이 반대해서 애완동물은 꿈도 못꾸지만..
    나중에 그런 전문가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싶네요.
    어느 단체인지 알려주심 안될까요?

  • 4. 하양팩트
    '13.10.11 11:04 AM (223.62.xxx.33)

    그 쌤 어떤 분인지 연락처랑 비용문의가능할까요?
    배변문제로 집에서 쫓겨나기 직전인 강쥐가 있어서요

  • 5. ...
    '13.10.11 11:07 AM (175.197.xxx.129)

    많이 도움되는 글이에요. 감사해요

  • 6. grorange
    '13.10.11 11:09 AM (220.69.xxx.7)

    님도 헤니강아지도 님의 가족도 늘 건강하시기 빌어요 ^^

  • 7. ...
    '13.10.11 11:14 AM (61.74.xxx.243)

    아. 정말 대단하세요. 강아지 넘 이쁠거 같아요.

  • 8. 레인아
    '13.10.11 11:24 AM (110.70.xxx.164)

    전 엄마,딸 요키를 키우고 있는데요
    이사온 후 배변이 잘 안되고 있어요
    그전엔 정말 잘 했던 애들이었는데도요
    이사온지 4년이 지났는데 이젠 포기하고
    락스 희석액으로 닦아내는데 점점 실례하는
    범위가 넓어지니 식구들이 다 스트레스 받네요
    회장실 앞 강화마루 틈새가 다 들떠있고...
    훈련기간 견디신 원글님 정말 대단하세요
    저도 원글님이 위탁하신 분 알고싶은데
    알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 9. 그 애기가
    '13.10.11 11:26 AM (122.40.xxx.41)

    복이 많네요.
    개 키우는 모든 분들이 이런 책임감과 실천으로 키우셨음 하는 소망이 마구 드네요^^
    원글님께는 정말 고맙단 말씀 드리고요~

  • 10. 세상에...
    '13.10.11 11:37 AM (211.201.xxx.173)

    업둥이가 정말 좋은 가족을 제대로 만났네요.
    키우던 강아지가 아프다고 내다버리기도 하는 세상인데...
    헤니 강아지랑 내내 행복하시기를 빌어드리고 갑니다.

  • 11. ㅜㅜ
    '13.10.11 11:49 AM (125.131.xxx.56)

    감동받았어요..강아지 효도해야겠다..^^

  • 12. 안알랴줌
    '13.10.11 11:55 AM (125.7.xxx.5)

    훈련샘 소개 받고 싶네요.

    절대 다른 강아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친정집 뽀메를 좀 진정시키고 싶어요...

  • 13. 훠리
    '13.10.11 12:13 PM (116.120.xxx.4)

    어떤 분인지 연락처랑 비용문의가능할까요?

  • 14. ....
    '13.10.11 12:15 PM (116.38.xxx.201)

    다니엘헤니같은 강아지 보고싶어요~사진~사진~~
    원글님 사랑에 감동이에요..^^;;

  • 15. 아..
    '13.10.11 12:18 PM (121.162.xxx.239)

    저도 가슴에 깊이 새겨요..
    울 강아지들 미안해...ㅠㅠ

  • 16. 사람보다 나은 게...
    '13.10.11 12:32 PM (218.234.xxx.37)

    유기견을 열댓마리 임보했는데요, 워낙 유기견이 많으니까 싱글처자에 야근, 철야가 많은 저한테도 도와달라 하더라구요. 그래서 자율급식 필수였는데 어떤 유기견이든 맘대로 먹으라고 사료를 수북히 놔두면 딱 3, 4일?

    물론 3, 4일 동안은 미친 듯이 먹어대요. (떵 치우는 거 힘듬..) 그런데 그렇게 딱 맘껏 며칠 먹으니까 "아, 여기는 음식이 항상 있구나, 예전처럼 먹을 게 생겼을 때 마구 먹어두지 않아도 되는구나" 그렇게 바뀌더라구요. 유기견 열이면 열.. 그거보고 개들이 나보다 낫다 반성했네요..쩝.

  • 17. 코코만세
    '13.10.11 1:22 PM (58.232.xxx.91)

    와~ 글읽고 너무 기분 좋아 댓글 남겨요!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18. 좋은
    '13.10.11 2:40 PM (124.61.xxx.59)

    선생님 만났네요. 초크체인으로 목조이는거 그거 너 죽일테니 말들어야한다, 협박하는거밖에 안됩니다.
    제일 드라마틱하게 바뀌니까 다들 선호하는데, 개들이 놀라서 말 듣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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