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동네 식당에 휴일 오후에 중딩 딸 데리고 밥먹으러 갔었어요
김밥 팔고 돈가스 팔고 하는 분식전문점인데
아무리봐도 세돌이나 됐을까 싶은 아기를 안고 아기엄마가 들어와서 밥을 시키더라구요
여기까진 아무 의식할게 없는 평범한 상황이잖아요
음식나오길 기다리는동안 그 아기가 좌석에서 내려와 식당안을 사방팔방 돌아다니더라구요
저도 애엄마라 애가 너무 심하게 저지레만 하지 않으면 내새끼보는 마음으로
어디 걸려 다칠까 지켜봐 주는 편입니다
근데 이 아이는.. 뜨거운 물 나오는 정수기, 그 배수구가 아기 얼굴높이에 있었어요
그 앞에 가서 그걸 손가락질하면서 물 빼는 시늉을 하면서 엄마를 보고 싱긋싱긋 웃어요
그럼 엄마가 아이를 데려 와야 하잖아요
가만히 앉아서 자기 밥먹으면서 'xx야~ 안돼~ 안돼~'
아니 세돌짜리가 입으로만 안돼 주워섬기면 말을 듣나요...
보는 제가 다 조마조마한데...
식당 문은 활짝 열려있었는데 바로 앞이 차도인데 아기가 막 주섬주섬 나가려고 하는데도
가만 앉아서 안돼 안돼~ 아기가 아예 차도로 들어갈 기세나 되니까 그제서야 일어나서 끼고 와서
밥먹자~ 밥먹자~ 타이르듯이..
아기가 그말을 또 당연히 안듣죠... 다시 쪼르르 내려가서 뜨거운 물 나오는 전열기 앞에 가서 배시시..
아기 엄마는 또 그걸 보면서 '앗뜨! 앗뜨!' 입으로만 주워섬기면 뭘하나요..
아휴 제가 다 불안해서 혼났네요
나중엔 여자 사장님이 '아가 뜨거운거 손대서 다치면 할머니가 맴매한다!맴매!'
하고 발한번 쿵 굴러 보이니까 그제서야 삐죽삐죽대면서 엄마한테 돌아가 밥 먹더라구요
아휴 참.. 공공장소 예절부터 가르쳤음 싶더라구요
그 이전에 아기 다칠까봐 어찌나 무섭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