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서울대를 많이 보내는 진짜 이유
( 사교육 없이는 좋은 대학 못 보낸다는 말씀에 대하여 )
제가 너무 순진했네요 .
필자는 지난 수년간 본 카페에서 사교육비 경감 칼럼을 써 오고 있다 . 서민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 사교육 ’ 과 ‘ 건강 ’ 문제이다 . 아무리 다른 생활비를 절약해도 학원 하나 끊는 것만 못하다 . 수 많은 글을 올리고 과학적인 근거를 대도 , 끊임 없이 올라오는 반론은 그래도 주변에서 좋은 대학 보낸 가정들은 다 선행 시키고 학원 열심히 보냈다는 것이다 .
미취학 두 자녀를 둔 직장맘이 맞벌이 부부 게시판에 “ 저는 사교육 많이 시키지 않고 ,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길러 주려고요 ” 라는 글을 올렸더니 , 아래 수 십 개의 댓 글이 달렸다 . 좋은 생각이라고 소신을 갖고 잘 교육하라는 내용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 주류는 ‘ 애 엄마가 세상 물정 모르고 너무 순진하다 ’ 는 의견이었다 .
“ 우선 아이 초등학교 가서 오전에 수업 마치고 돌아와봐요 ? 당장 학원 안 보내고 , 어떻게 할 건가요 ?”
“ 사교육 안 한다 안 한다 해도 생각 있는 부모들은 다 시켜요 . 중학교만 올라가봐요 , 선행 안 한 아이들과 선행 한 아이들은 하늘과 땅 차이고 , 학교에서는 잘 하는 아이들 위주로 수업 나가지 못 하는 아이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아요 .”
“ 교육에는 때가 있습니다 .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 그냥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세요 .”
길고 장황하지만 이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바로 이 댓글 논쟁이기도 하다 . 과연 명문대를 가는 가장 큰 변수는 사교육이고 , 학원 안 보내고는 아이가 원하는 대학에 보낼 수 없는 것일까 ?
강남 서울대 진학률 강북의 10 배
한국개발연구원 (KDI) 김영철 연구위원은 2012 년 11 월 5 일 자로 ' 대학 진학 격차의 확대와 기회형평성 제고방안 ' 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 보고서의 핵심은 지역 , 계층간 명문대 합격 비율 격차가 심각하고 , 이런 격차가 지속될 경우 국가 경쟁력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
구체적으로 고교 졸업생 1 만 명당 서울대 입학생 수는 서울이 2000 년 90.3 명에서 2011 년 94.9 명으로 늘었다 . 6 개 지방 광역시는 같은 기간 평균 69.9 명에서 42.7 명으로 급락했다 . 지방 8 개 도는 평균 38.6 명에서 37.4 명으로 줄었다 . 같은 서울에서도 강남 3 구와 비 강남 지역의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었다 . 특목고를 제외한 2011 년 강남구와 서초구의 졸업생 만 명당 서울대 진학률은 각 173 명 , 150 명으로 서울 평균인 50.2 명의 세 배나 됐다 . 서울지역 고등학생의 3% 안팎에 불과한 특목고 졸업생의 입학 비중이 2002 년 22.8% 에서 2011 년 40.5% 로 크게 불어났다 . 사실상 특목고 재학생의 반 이상이 강남권 임을 감안할 때 , 보고서는 서울대 합격자의 2/3 는 강남 출신으로 봐야 한다고 보고서는 말한다 .
이런 보고서를 받아 보면 어떤 말이 나오나 ? 언론에서는 이제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 비강남 학부모들은 역시 사람은 서울로 , 공부 잘 하면 강남으로 가야한다는 신념을 굳히게 된다 . 그리고 결국 이 모든 ‘ 성과 ’ 의 공은 대치동으로 상징되는 학원의 업적으로 돌려지고 , 결론은 ‘ 돈 벌어서 강남 입성하고 아이들 좋은 학원에 보내야 한다 ’ 로 나게 된다 .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선행을 시키고 ,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줘서 이런 성과를 낸 것으로 비춰진다 .
하지만 정말 학원이 잘 가르치고 , 학군 좋은 학원에서 양질의 교육을 해서 이런 성과가 난 것인 것 ? 그러면 왜 위에서 말하는 강남 서울대 합격생의 반은 재수생이고 , 8 학군에서 고등학교 3 년 에 재수학원 1 년 도합 4 년을 다녀야 서울대 간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
교육 문제에 관해서는 너나 없이 한 마디씩 하실 분들이 많지만 , 필자도 나름 한 마디 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 대치동에서 15 년을 있어보고 , 학원에서 12 년간 고 3 담임을 해봤다 . 서울대를 100 명 이상 보내고 연고 대를 500 명 이상 보냈다 .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강남에서 서울대를 많이 보내는 이유는 학원이 잘 가르치고 , 학교가 잘 가르쳐서가 아니라 , 좋은 자원이 많이 몰려 있고 , 부모들이 나름 소신을 갖고 , 아이의 공부 그릇을 잘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는 상식이다 . 그런데 왜 그 공이 다 학원의 탁월함과 사교육의 효율성으로 돌아가는 지 이해가 안 된다 . 내가 아이의 공부그릇을 제대로 만들어 주지 못한 책임을 내가 못 시킨 강남 사교육으로 돌리는 책임전가가 아닌가도 생각해 본다 .
학원이 아니라 부모력
단적으로 나는 지난 10 여간 , 왜 학원에서 이 따위로 가르치고 , 교재를 뭐로 하는지 따지고 , 이 학원 저학원 전전하는 엄마들이 서울대를 보내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 서울대 가는 수준의 가정은 나름 교양이 있고 , 품성이 되 어 있었다 . 아이를 믿고 기다려 줄 줄 아는 부모들이 많았다 .
부모의 그릇 ------ à 명문대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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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그릇과 명문대 합격의 상관 관계는 필요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었다 . 명문대를 합격시켰다고 다 품성이 훌륭한 분들은 아니었지만 , 부모의 품성이 되고 , 자녀에 대한 신뢰가 있는 부모들이 성과를 냈다 . 나는 이런 부모들이 ‘ 성과 ’ 를 내는 진짜 강남 부모 , 강남 엄마라고 생각한다 .
그런데 강남에는 성과는 못 내면서 학원을 순례하고 , 아이들을 잡는 어설픈 강남 엄마들도 많다 . 돈은 있지만 , 품성이 받쳐 주지 못한다 . 돈으로 해결하려 하지 ,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정말 아이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 결국 그 심리의 기저에는 남편에게 애들 교육 제대로 시키지 못했다는 비난과 , 친척들과 비교 되기 싫은 마음 , 같은 동네 아줌마들에게 기죽기 싫은 자신의 연약한 자아를 지키기 위한 ‘ 방어기제 ’ 가 자리잡고 있다 .
이렇게 돈 쓰고 , 애 망치고 , 가족간의 관계가 어그러지고 , 결국 성과도 안 난다 . 그리고 이렇게 실패한 엄마들은 조용하다 . 간혹 품성이 부족하지만 , 불굴의 의지로 악착같이 아이를 잡아서 성과를 내는 소수의 엄마들도 있다 . 그리고 이 엄마들은 자신의 성과를 자랑하고 나팔을 분다 . 내가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정보를 모으고 애를 잡아서 특목고 보내고 명문대 보냈다고 . 하지만 정말 이런 인원은 소수이다 . 그리고 대부분 진짜 성과를 낸 엄마들은 조용하다 . 그리고 말 길을 알아 들을 것 같은 엄마들에게 넌지시 알려준다 . ‘ 엄마 , 애를 믿고 좀 기다려 , 결국 공부는 아이가 하는 거야 .”
정말 강남에서 명문대를 많이 보내는 성과가 부럽고 닮고 싶다면 , 많은 비강남 엄마들이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이런 진짜 강남 엄마들의 모습이다 . 돈 쓰고 애 망치고 성과도 안 나고 결국 남 창피해서 결국 일년에 수 만불 ( 수 천 만원 ) 들여서 애를 미국이나 영어권 국가로 유학 보내기로 끝나는 엄마들의 초중고 모습을 답습할 필요가 없다 .
강남이 성과를 내는 진짜 이유
공부그릇이라는 추상적인 말을 자주 했는데 , 나는 강남이 성과를 내는 진짜 이유는 학원의 힘이나 교수능력 , 우수한 교수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좋은 아이들이 모인 것이고 , 좋은 부모들이 모인 것이다 . 그리고 그 가운데 학원 수업을 견딜 수 있는 공부 그릇이 만들어진 것이다 .
첫 번째 공부 그릇 : 영양과 뇌의 건강
우선 강남 아이들은 비 강남권에 비해 영양 상태가 좋다 . 최근에 ‘ 강북 뚱뚱이 ’ 에 관한 기사가 화재가 되었다 . 서울시에서 에서 조사를 해 보니 , 강남 아이들보다 강북 아이들의 비만율이 더 높게 나왔다 . MBC 에서는 2013 년 5 월 19 일자 뉴스 보도에서 ‘ 강북 뚱뚱이 ’ 라는 제목으로 이 사실을 보도하였다 . 강남은 엄마들이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많이 차단해 주고 , 간식을 주더라도 영양 간식을 많이 준다 . 워킹맘으로 바쁜 경우에도 가사 도우미를 통해 좋은 영양 간식을 주도록 배려한다 . 이에 비해 강북은 엄마들이 보통 아이들의 먹을 거리를 챙겨 주기 보다 돈을 쥐어주기 때문에 , 엄마 없는 아이들이 정크푸드나 안 좋은 음식에 더 많이 노출된다 . 집에서도 라면이나 가공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훨씬 많다 .
이는 비단 우리나라의 상황만은 아니다 . 2012 년 영국에서 행해진 연구 결과에 의하면 , 4,5 세 이상 1800 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 가난한 집 아이들이 탄산음료는 더 마시고 , 액상 과당이 많이 들어난 과일 음료를 더 마셨다 . 그리고 같은 나이 또래의 부유한 아이들보다 감자칩 , 사탕 , 초코렛의 소비가 10-20% 정도 더 높았다 .
두뇌 음식의 저자 << 조엘 펄먼 >> 박사는 아이들이 12 살 이전에 먹는 식습관이 평생을 간다고 말한다 . 각종 영양과 학습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논문들은 아이들의 초기 두뇌 건강의 반 이상은 먹는 것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 아이들의 공부 그릇의 첫 번째 요소인 몸과 뇌의 건강에서 강남 아이들이 훨씬 더 좋은 환경 속에서 자란다고 말할 수 있다 .
두 번째 공부 그릇 : 정서적 안정
둘째 , 아무래도 교육이나 경제 수준이 높은 강남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많이 제공한다 . 육아 관련 책이나 교육서도 많이 읽기 때문에 아이들과의 대화 시간도 많고 , 감정 코칭도 훨씬 잘해 준다 . EBS 에서 다큐 제작용으로 부모와 아이들을 초대해서 실시하는 실험을 보면 , 크게 정서적으로 문제가 없는 강남 엄마들이 많이 신청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 지금도 잘하고 있는데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
이에 비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시달하는 가정의 경우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주기가 쉽지 않다 . 아무래도 자주 싸우게 되고 , 아이들과의 대화 시간도 충분히 갖기가 힘들다 .
또 의외로 본인들이 좋은 학교를 나온 경우 ,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는 강도가 덜하다 . 물론 부부 중 한 쪽이 배우자에 비해 학벌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 아이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 내가 만나본 많은 상위권 학부모들은 아이가 성적이 떨어지거나 동기 부여가 떨어 졌을 때 억지로 밀어 붙이기 보다 대화나 여행을 통해 아이들의 심기를 일전 시켜 준다 .
사실 학습 동기 유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자발성이다 . << 몰입 >> 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는 몰입하고 집중하려고 ‘ 자기가 좋아서 해야 한다 ’ 고 말한다 . 아이가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모를 때 , 스스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강요하지 말고 , 때를 기다려 주어야 하는데 , 마음의 여유가 없는 부모들은 그게 안 된다 . 하지만 , 오히려 성과를 내는 강남 부모들은 이것을 해 내고 있다 .
셋째 , 체험학습이나 해외 여행도 여유 있는 집안이 더 많이 간다 . 강남에서도 아이를 차에 태워 저녁마다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엄마들이 있는가 하면 , 이정도 해서 우리 아이가 경쟁력이 없다 싶으면 공부 보다 다른 재능을 찾아 주는 센스 있는 엄마들도 많다 . 그리고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서 다양한 체험 학습이나 해외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혀 주기도 한다 . 30 대에 자수성가하고 영어 학원과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한 엄마는 방학 때 배낭 여행을 하며 만난 한 가정이 큰 삶의 목표가 되었다고 한다 .
“ 저는 대학 다니며 , 학기 중에 알바를 해서 방학 때 마다 해외 여행을 하기로 결심을 했는데요 , 한번은 호주 골드코스트를 여행할 때 , 여행 경비가 떨어져서 노점을 했어요 . 근데 , 그때 초등학생 딸을 데리고 여행하는 중년의 부부를 만났죠 . 한국에서 왔냐고 물으시더니 물건도 사주시고 , 저녁 식사를 대접해 주시더라고요 . 조그만 사업을 하신다고 하는데 , 방학 때 마다 한 달 정도 아이를 데리고 전세계를 여행하신다고 하더라고요 . 이 모습을 보고 , 나도 빨리 경제적 자유를 이루어서 이 가정처럼 , 여유 있게 살고 , 아이들 데리고 좀 더 넓은 세상을 보여 주어야겠다는 목표가 생기더라고요 .”
기타 변수들
넷째는 적기에 투입할 수 있는 경제력이다 . 강남 8 학군의 불편한 진실 중 하나는 명문대 재수생 합격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 보통 4 학년을 다니게 된다 . 고등학교 3 년 재수학원 1 년 . 교대역에 위치한 강남대성 서울대 반은 보통 ‘ 강대 ’ 라고 불린다 . 한 때 재수 1 등 종로 학원이 자리를 내주어 이제는 ‘ 강대 ’ 로 아이들이 많이 몰린다 . 사실 서울대만 해도 반이 재수생이고 , 서울대 합격생의 반이 강남 출신이라면 그 중 반은 재수생이다 . 너무나 아이러니 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 그렇게 강력한 학습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대치동 학원가가 왜 고 3 3 년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
하여간 아이가 재수하고 싶다고 할 때 받쳐 줄 수 있는 재력과 학원 더 다니고 , 과외로 부족한 과목 보충하겠다고 할 때 큰 걱정 없이 밀어 줄 수 있는 경제력이 있기에 되는 아이들은 확실히 밀어 줄 수 있다 .
그리고 , 마지막으로 두뇌의 측면 (IQ) 의 측면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변수가 바로 부모의 유전자이다 . 엄청난 반론과 좌절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 불편한 진실 ’ 이다 . 정치인들이나 사회적 영향력 있는 지식인들이 괜히 말했다가 매장 당할 수 있기에 말하지 못하고 언론에서도 금기시 되는 단어이다 . 하지만 몇몇 ‘ 사 ’ 교육 ‘ 사 ’ 기업에 있는 분들이 돌직구를 날린 적이 있다 .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성공의 제 1 조건을 유전자 (gene) 이라고 말한다 . 이는 타고 나는 거지 바꿀 수 없는 거라고 한다 . 래리 킹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한다 . 작은 부자는 노력해서 되지만 큰 부자는 하늘이 낸다고 한다 . 하늘이라는 은유적 표현이 사용되었지만 결국 무슨 말인가 ? 타고 나야 한다는 거다 . 돈을 버는 재주든 , 공부를 하는 재주든 타고나야 하고 , 결국은 유전자의 문제이다 .
유투브에도 올라와 있는 유명한 강의인데 , 메가 스터디 손주은 대표는 자기 강의실에 들어온 수 백 명의 아이들에게 공부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다 . 아이들은 “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 잠을 줄여야 한다 , 공부 방법을 알아야 한다 ” 고 말한다 . 하지만 , 손 대표는 잔인하지만 돌직구를 날린다 .
“ 열심히 해도 소용없어 , 유전자가 안 좋으면 소용 없어 . 아무리 노력해도 어떤 두뇌는 아무리 해도 안 된다 . 서구 선진국은 이 부분을 솔직히 인정한다 . 그리고 유전자가 공부 쪽이 아니라면 , 빨리 제 갈 길을 찾아 줘서 , 자기가 잘 하는 것 하면서 행복을 찾게 해 준다 . 우리 나라는 안 되는 유전자들에게 노력하면 된다는 새빨간 거짓말 속에서 공부 시키라고 하니까 비극이 읽어난다 . 내가 유전자가 아니라고 생각 하면 공부를 포기해야 한다 . 안 그래 ? 주위를 봐 , 어떤 집안은 사촌까지 다 서울대야 . 왜 이걸 인정하지 않는데 ?”
한번 자녀 교육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부모들은 이 막말 수준에 가까운 20 년 입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 볼 필요가 있다 . ( 손주은의 쓴소리 https://www.youtube.com/watch?v=1jl4PTq-CQs )
많은 분들이 욱하고 , 부모가 머리가 안 좋았는데 , 명문대 간 수 많은 반론을 들 수 있겠지만 , 그런 사람들은 거의 위인의 반열에 오른 상위 0.01% 이다 . 대부분의 진실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손주은 대표가 말하는 유전자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강남에 모인 학부모들이 훨씬 유리하다 . 2004 년 2 월 발표된 서울대 지리교육학과 최은영씨의 박사 학위 논문 ‘서울의 거주지 분리심화와 교육환경의 차별화’를 보면 강남·서초구의 학부모 세대 (49~59 살 ) 가운데 대졸 이상 고학력자는 54.7% 로 , 서울 평균인 21% 보다 두 배나 많았다 . 이는 고학력자가 가장 적은 동대문구 (10%) 의 5 배가 넘는 수치다 . 최씨가 서울 25 개구 166 개 동의 평당 집값 , 학부모와 자녀의 학력 , 수능 점수와 서울 소재 4 년제 대학 진학률 등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여 결국 강남은 남들이 들어오기 힘든 ‘ 빗장 도시 ’ 가 되어간다고 지적하고 있다 .
어떻게 보면 강남은 성과가 잘 나왔다기 보다 , 이 정도의 좋은 조건으로 왜 이 정도 성과 밖에 안 나왔느냐는 분석을 해야 하는게 맞다 .
나름 주관적인 분석이었지만 , 이 결론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알랭 드 보통에게서 배우는 교육 방법론
일상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 불안 >> 에서 현대인들이 불안해 하고 불행한 가장 큰 이유는 자꾸 자신을 최고의 사람들과 비교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 그리고 그 주범은 미국식 성공주의 이데올로기 이다 . 이 이데올로기는 사람들이 다 평등하지 않는데 ‘ 평등 ’ 하다는 착각을 심어준다 . 그리고 ‘ 너도 열심히 노력하면 그들처럼 될 수 있다 ’ 고 부추기고 , 결국 그렇게 못하는 것은 네가 실패자 (loser) 이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 농담 삼아 보통은 과거 중세 시대 평민들은 귀족들을 비교할 수 없는 지체 높으신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주어진 삶에 감사했는데 , 오늘날 남편들의 경쟁 상대는 ‘ 빌 게이츠 ’ 가 되었다고 말한다 .
빌게이츠도 자수성가 해서 , 워런 버핏도 자수성가 해서 이렇게 성공했는데 당신은 뭐냐 식이 된다 . 하지만 빌게이츠나 워런 버핏은 1/60 억 분의 1 의 사람이다 .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열심히 운동해서 효도르 같은 격투기 선수나 타이거 우즈 같은 골퍼가 될 수 없음은 인정하면서 , 열심히 일해서 빌 게이츠 같은 부자가 될 수 없음은 인정하지 않는다 .
우리나라 교육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
잘못된 평등 의식이 쓸데 없는 사교육과 이로 인한 가계 부담의 원인이다 . 첫째로 모든 아이가 공부를 잘 할 수 없다 . 인정해야 한다 . 모든 아이들이 똑똑 할 수 없다 . 모든 아이들이 SKY 갈 수 없다 . 그리고 아이가 공부 머리가 되는지 아닌지는 초등 고학년이면 거의 분별이 되고 , 중학교가서 1,2 학년 성적을 보면 확신을 할 수 있다 . 그리고 , 어느 정도 중 1,2 성적에서 아이가 공부로 승부를 볼 수 없다면 과감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 아깝게 학원비 낭비하지 말고 , 애가 스스로 공부하겠다고 할 때까지 기다리고 , 그 돈을 저축하여 나중에 아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도와주는 게 현명하다 .
이렇게 이야기 하면 몇몇 학부모들은 비분 강개할 수 있다.
"그런식으로 잔인하게 이야기 하면 어떻하냐? 그래도 하는데까지 해 봐야지, 공부 못하고, 좋은 대학 안나오면 평생
열등감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그래도 시켜야지."
하지만 성적이 중하위권인데 학원에 계속 보내는 부모들은 한번 본인이 학교나 학원에 가서 자녀들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실태를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학원 교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해서 각 가정으로 생중계 해 주면 사교육비가 많이
경감되리라 생각된다. 학교 수업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는 공부를 하는 것은
거의 고문이다. 수업 시간 내내 졸거나 딴 생각하고, 스마트폰 만지작 거리다가, 쉬는 시간만 되면 생기가 돈다.
친구랑 수다 떨고, 편의점 가서 과자 사먹고, 수업 시간에 또 멍때린다. 간혹 집중을 잘 하는대도 계속 하위권 반에
있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공부 머리가 부족한 것이다. 아무리 해도 성적이 안 나오는데 왜 계속 아이에게
좌절감을 심어주는 걸까? 이 귀중한 시간을 아이가 좀 더 잘하고 재미있어 하는것을 해 줄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아이 중학교 성적이 하위권이기에 한 친지에게 학원 보내지 말고, 방과후에 아이가 하고 싶은것 하게 해 보라고 권했다. 여학생이고, 머리 만지는 것 좋아하기에 차라리 주중, 주말 국영수 학원보다 미용 학원 하나만 보내고, 영어나 일본어
공부만 열심히 시켜 보라고 했다. 나중에 고등학교 마치고 일본이나 다른 선진국으로 유학 갈 수 있게.
엄마는 그래도 해 볼 수 있는거 아니냐며, 한 달에 수 십만원씩 들어 남들 하는대로 학원 보내고, 부족한 과목
열심히 보충 시켜주려고 했지만, 결국 딸은 지방대에 갔다.
중고 6년 학원비만 한달 평균 50-60 만원 고 3 말에는 무슨 논술 특강이다 뭐 해도 더 비용을 썼다.
대학 4년 등록금, 하숙 비용, 책 값 생활비 약 5-6천만원 겅의 1억에 가까운 돈이 들어갔다.
그리고 딸은 대학졸업 후 월 100여만원 받는 인턴자리를 간신히 얻었다. 아깝다 1억. 내가 말한대로
아이가 잘하는 것에 선택과 집중했고, 아이가 근성이 있으면 졸업 후 경력 쌓아서 미용실 하나 내 라고 사업 밑천 해 줄 수 있는 비용이고, 자기가 잘 하는 것에 집중해서 유학을 보낼 수 있는 비용이다.
둘째 , 강남이 아닌데 , 강남을 나의 비교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 강남은 대한민국 상위 1% 의 거주지이다 .. 대부분 부모 학력이 대졸이상이고 , 평균 재산은 10 억 내외이다 . 월 평균 수입은 거의 1000 만원 전후의 상위 1% 집단이다 . 그리고 그 강남에서도 소위 성과를 냈다고 하는 스카이 이상 보내는 가정은 그 안에서도 상위 5% 이다
물론 사교육과 학원을 보내는 이유가 서울대를 보내고 , 명문대를 보내는 것만은 아니다 .
엄마가 같이 있어 줄 시간이 없어서 , 친구들 때문에 아이가 계속 가고 싶어서 보내기도 한다 . 위 이야기를 귀 담아 들을 가정은 아이는 학원에 가길 원하지 않는데 , 무언가 주위에서 하니까 나도 뭔가를 시켜야 한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가정이다 .
학원에 보내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많은 맞벌이 가정이 내가 아이와 많은 시간을 같이 못 보내고 , 아이들을 위해 무엇가를 못 해 주고 있다는 피해의식에서 여러 가지를 시키는 경향이 있다 . 하지만 그 근본적인 동기가 혹시 아이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할 부분을 돈으로 때우려고 하지 않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그리고 결국 아이 학원비 많이 들어가고 , 돈을 많이 벌어야 하니까 더 일을 많이 하게 되고 ,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루어진다 .
하지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학원과 학습지가 아닐 수도 있다 . 학원을 좀 줄이고 , 아이와 같이 시간을 좀 더 보내고 , TV 를 끄고 부모가 같이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맞벌이 이지만 충분히 아이와의 시간을 확보해 볼 수도 있다 . 맞벌이로 아이들을 잘 키워낸 가정을 보면 , 대부분 이런 가정이다 . 주어진 시간에 질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 그러기 위해 오히려 일의 노동 강도를 줄이는 지혜가 필요할 수도 있다 . 뜬 구름 잡는 이상론이라고 쉽게 생각하지 말고, 아래 참고 자료들을 읽고, 배우자나 자녀와 깊이 있는 토론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자녀 교육에는 수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하나의 정답은 없다 . 하지만 , 나름 소신을 갖고 , 지나친 사교육비로 인해 여러가지 부담이 되는 가정이 있다면 이런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좀 공부를 해 둘 필요가 있다 . 특히 텐인텐과 경제적 자유인을 목표로 하루 하루 고분 분투하고 있는 가정은 좀 더 신중하게 사교육비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요즘은 돈 쓰고 애 망치는 일이 너무 많다 .
참고자료 :
텐인텐 전문가 칼럼 < 사교육비 경감 >의 수 많은 칼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 < 아깝다 학원비 >
알랭 드 보통, <<불안>>
MBC 뉴스 , 강북 강남보다 뚱뚱 , 2013 년 5 월 19 일자 보도
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3280401_5780.html
영문 자료 : 가난한 집 아이들이 정크푸드를 더 많이 먹는다
http://www.dailymail.co.uk/health/article-2192606/Children-poor-families-like...
손주은의 쓴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