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시어머니께서 전화로 그러십니다. "애들 반찬 따로해주고 그러지마!"
에휴... 우리 시어머니 애 키우는 문제 간섭으로 은근히 그동안 제 속을 긁어놓은 적이 한두번에 아니에요.
그 사연 여기에 다 적기엔 길어서 패스하구요.
아니 애들 키우는 집이면 어느 집이나 당연히 애들 반찬에 어른들 먹을 국이나 찌개 같이해서 먹는거 아닌가요?
애들 하나라도 맛있는거 더 해서 많이 먹이라는게 맞지 어찌 저렇게 말씀하시는지...
저희 아이들 표준보다 작게 낳았고 둘다 젖량이 엄청 적어서 키나 몸무게가 또래를 따라잡지 못했어요.
낳은 엄마 마음에 전 제 탓인가 하고 그간 이유식도 진짜 죽어라고 해먹였구요, 입 짧고 잘 토하는 아이들 먹이느라 정말 이만큼 키우도록 아이들 밥숟가락 한번 오르내리는 거에 울었다 웃었다 했네요.
표준보다 작거나 잘 안먹는 아이들 키워보신 분은 제 마음 아마 아실거에요.
어쨌거나 지금 초등인 큰놈은 거의 어른 입맛에 못 먹는 게 없어요.
얼큰한 찌개에 장아찌며 겉절이도 잘 먹구요.
유치원생 둘째가 아직 매운걸 못먹고 김치는 제가 밥 때 몇조각씩 먹이는 정도에요.
그래도 둘째가 유치원 다니면서 선생님이랑 제가 상담도 많이하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유치원 급식은 98% 정도 먹는다고 선생님께서도 얘기해 주셨구요.
둘째가 육식파라 고기와 생선, 멸치나 계란을 즐기지만 야채도 감자나 당근, 브로콜리, 버섯 등 볶음과
숙주, 시금치, 콩나물, 무나물도 잘 먹어요.
첫째도 매운거 처음엔 잘 못먹다가 유치원 졸업 무렵부터 국이며 김치 먹더니 학교 들어가서 점점 잘 먹었거든요.
제 생각엔 날 때부터 김치며 어른 반찬 잘 먹는 아이들 물론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많고 특히 짜고 매운 우리네 어른 반찬을 같이 먹어서 그리 좋을 것도 없다는 생각이에요.
그리고 입맛이라는 게 커가면서 점점 어른스러워질테구요.
그런데 곁에서 애들 먹거리 신경쓰는거 안보셨다고 어쩜 저렇게 쉽게 얘기하시는지
어찌보면 그냥 한귀로 듣고 넘길 이야긴지 몰라도 전 너무 속상하네요.
그간 애들 키며 몸무게 숫자 하나에 가슴 졸이고, 감기는 어찌나 잦은지 한번 앓고나면
간신히 통통해지려던 볼살 쏙 빠진거 보고 애가 타서 어쩔줄 몰랐던 고생들을
정말 너무 모르시는 말씀인거 같아 여기에다 주절주절 털어놨네요.
님들은 어떠신가요? 애들 반찬 따로 신경 안쓰고 그냥 해먹이시는 분들 많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