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혹시 임신중에 태교 너무 못했는데 아이가 똑똑한 분 계신가요?

너무 힘들다 조회수 : 14,640
작성일 : 2013-10-09 01:13:33

아이가 머리가 좋지 않습니다.  머리로 고민하게 될 줄 정말 몰랐는데.. 아이 아빠나 저나 머리가 좋아 당연히 좋겠지 하며 자만했던 던 마음 때문에 벌을 받는것 같아 많이 속상합니다.  유전자는 랜덤이라고는 하나 제탓만 같아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저희는 둘다 성질이 불이라서 임신 기간 임에도 자주 싸웠어요.  특히 남편이 정말 성격이 예민하고 화를 잘 내는 성격이라 임신했다고 저를 배려하는 것은 기대도 할 수 없었고 저는 저대로 서운해서 같이 받아쳤던 거 같아요. 

 

임신 기간 동안 행복했던거 보다는 우울하고 힘든적이 훨씬 더 많았고 많이 울었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지 못했어요, 제가 산모로서요.  그리고 왜 그랬는지 성욕이 이상하게 늘어서 (너무 창피하게도 )생전 모르던 야동까지 보곤 했어요.  그 때문일지 태어난 아이는 극도로 예민했고 그런 예민한 아이를 키우느라 지친 우리는 또 자주 싸우며 아이를 키웠답니다.  아이가 커 갈수록 유난히 불안이 심한 점, 모방을 잘 하지 않으려는 점, 새로운 장난감을 주어도 시도해 보지 않으려는 점, 포기가 빠른 점 등 아이의 장점보다는 오히려 단점이나 우려되는 점이 많아지는 걸 느끼면서 뭔가 막연히 이건 뭔가.. 이건 아닌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엄마의 감으로 이상하다.. 싶었지만 주변에서 괜한 아이를 트집잡는다며 일축했지요. 

 

그런데 그건 기우가 아니었어요.  아이의 이런 성향들은 때로는 같은 떄로는 다른 문제점들로 발현되면서 저를 괴롭혔고 학령기인 지금 하루하루가 힘들고 전쟁입니다.  게임을 해도 뭔가 새로운 개념을 가르쳐도 책을 읽히고 내용을 물어봐도 정말 뭔가 답답하고 아이가 공부머리 특유의 빠릿빠릿함이 너무나 없는게 느껴집니다.    

 

그럴수록 제 자신이 , 그리고 남편이 잘 용서가 안되요.  아이가 이렇게 태어난게 다 저희탓만 같고 저희가 조금만 현명했더라면, 조금만 서로를 배려하며 참았더라면 정말 다른 건 몰라도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한(따라서 뇌발달도 잘되었을) 아이를 낳았을거란 생각에, 그럼 아이나 저나 지금 이런 전쟁같은 순간을 지나지 않았으리란 생각에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또 아픕니다. 

 

제가 이런 제목으로 글을 올린 이유는 그냥 이건 제 잘못이 아니라 유전자의 랜덤한 조합이란 위로 아닌 위로를 받고 싶은 때문일 거에요.  정말 제목처럼 임신중에 그리고 그 후 양육환경도 별로였지만 아이가 똑똑하다면 , 그리고 그런 케이스가 여럿이라면 전 조금이나마 제 마음의 짐을, 양심의 가책을 벗어날 수 있을 거 같아요.

 

여러번을 가르쳐도 잘 습득이 안되는 아이, 배우는 속도가 너무나 느린 반면 잊어버리는 속도는 빛의 속도 버금가는 걸 보면서 그냥 이아이는 공부쪽은 아예 맘을 내려놓아야 하나보다.. 싶으면서도 엄마된 마음에 그리고 공부로 성공한 엄마 아빠이다보니 더더욱 포기가 안되고 자꾸만 아이를 잡고 아이에게 상처주는 말과 행동을 하며 매일 마음이 지옥입니다. 

 

 

IP : 123.111.xxx.12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9 1:16 AM (180.229.xxx.142)

    다른건모르겠구요. 임신중 후반에는 성욕이 증가하는거 맞아요..호르몬때문예요..

  • 2.
    '13.10.9 1:18 AM (58.236.xxx.74)

    준비 안 된 혼전임신으로 결혼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선 지인이 있는데 (여러가지로 마음이 지옥이었겠죠)
    태어난 아이가 되게 까칠했어요. 지금은 영리하고 빠릿빠릿해요. 랜덤 맞아요.

  • 3. 앞으로가 더 중요하죠
    '13.10.9 1:24 AM (110.14.xxx.52)

    태교 중요하지만..되돌릴수없으니 앞으로 더 노력하시면되죠.
    공부 부분보다 인성영역으로요

  • 4. ---
    '13.10.9 1:25 AM (218.53.xxx.138)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성욕이 증가한다고 하더라구요..

    우선 마음의 여유를 가지세요.. 아이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장점도 많은 아이일텐데요.. 아직 아이가 어린 것 같으니 공부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많이 많이 사랑해주세요.
    타고난 머리가 좋지 않아도 끈기와 의지가 있으면 끝내 학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 의지와 추진력은 부모님의 자녀에 대한 믿음과 사랑에서 나오더라구요..

  • 5. ---
    '13.10.9 1:26 AM (218.53.xxx.138)

    명문대 합격 수기나 고시 합격 수기들 읽어보면, 부모님을 위해서 공부했다는 구절을 종종 읽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과 믿음에 부응하고자 끝까지 열심히 했다고 하더라구요.

  • 6.
    '13.10.9 1:28 AM (58.236.xxx.74)

    ebs 다큐 프라임 '정서지능'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요 시리즈들 강추합니다. 엄마가 지적질하시면 아이는 더 힘들어해요.
    그냥 속는셈치고 믿으세요.

  • 7. ...
    '13.10.9 1:32 AM (211.104.xxx.231)

    저의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저를 가졌을 때 엄마는 시댁과의 불화로 이혼을 고민중이셨었어요,
    매일 울고... 거기에 일은 하루걸러 하루 당직에...
    저는 엄마의 스트레스로 인해 인큐베이터에 들어갈 뻔 했죠
    그렇지만 잘 컸고, 제가 다니는 학교 모든 학생들이 제 이름을 알 정도로 공부는 잘했어요

    아이가 몇살인지요?
    저는 부모님이 두분 다 교육에 정말 열성적이셔서... 그리고 항상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셨기에 자연스럽게 공부를 잘하게 되었고 주변의 칭찬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했구요
    자존감이 강한 편이어서 누군가보다 못하는걸 정말 너무너무 싫어했어요
    키우면서 이런 부분을 키워주시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8. 웃뜨까
    '13.10.9 1:34 AM (175.193.xxx.145)

    죄책감가지지 마시고 아이의 지금 그대로를 인정해주면 안되나요
    제가 애가 넷이라 태교부분은 자신있게 얘기 할 수 있습니다
    큰아인 제가 공부도중 임신했고 결혼준비까지하느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이루 말 할 수가 없었습니다.태교는 당연히 못했지요
    신생아임에도 잠을 자지 않았어요
    너무 예민했구요
    지금 대학4학년 y대 다니네요.여전히 예민하지만 제할일은 똑부러지게 합니다.
    자녀분 키우실때 비교하지마시고 지금부터라도심적인 안정에 도움주세요

  • 9. ㅇㅇ
    '13.10.9 1:37 AM (61.79.xxx.200)

    아직 아이가 초딩전 아이라 끼기 뭣하지만..
    저 임신했을때 직장 스트레스 너무너무 많이 받고 정말 이건 헬게이트다 싶을 만큼 힘든
    기간을 보냈어요. 늘 일에 치이고 남편과는 주말부부라 그렇고..
    아이가 태어났는데 정말 안웃는 아이였어요 ㅠㅠ 몇 개월까지 웃을 줄을 몰랐어요.
    다른 애들도 그런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유독 웃는 시기가 늦었어요. 잘 웃지도 않구요...
    태교의 영향이라 생각합니다. 너무 죄책감 들었죠.
    하지만 지금 유딩인데요. 누구보다 잘 웃고 또 영특까진 점치기 힘들겠지만 빠릿빠릿합니다.

  • 10. 그래도
    '13.10.9 1:51 AM (211.247.xxx.94)

    임신중에도 아이에게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태어난 아이에게도 편안함을 주지 못하시네요.

    제대로된 태교 못했다고 지금 후회하는 것처럼, 훗날 지금을 또 후회하게 되요.

    전쟁중에도, 뇌사상태의 산모에게서도 아이는 태어나요.

    자꾸 돌아보는 마시고 오늘 우리아이가 즐거울 일만 생각하세요

  • 11. 비슷한 경험자에요.
    '13.10.9 1:56 AM (66.234.xxx.119)

    남편과 저 둘 다 수재소리 들었던 사람인데,
    저희 아이는 몸도 약하고 내성적이고 머리가 그냥 평범합니다.
    임신 전부터 시댁일로 온갖 속앓이와 구설수를 감내해야 했고
    임신 사실 알리자마자 시집 식구들이 맘 놓고 온갖 요구와 스트레스를 주었어요.
    시집 전체가 저희 부부만 바라보는 형국이었죠,
    덕분에 중증 우울증에 임신 말기에는 실어증으로 한 보름 말을 못했습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자기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내느라
    저는 거의 홀로 지냈구요.

    친정에선 남편과 제 분신인 아이이니 당연히 영재에 다재다능한 아이일 거라 기대가 많으셨어요.
    저 역시 그랬는데 역시나 가장 중요한 교육은 태교란 게 맞더군요.
    저는 관련전공자에요.
    직업적으로도 영리하고 외모 뛰어나고 거기다 성품까지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워낙 많이 봐온 처지였죠.
    내 아이의 부족함이 눈에 밟힐 때마다,
    마음 속은 지옥이 되고 양육이 너무 힘들어서 절망적인 마음으로 몇년을 살았어요.
    거의 죽을 거 같았어요.
    속 상하고 지난 날 날 괴롭힌 일들이 떠오를 때마다
    남편과 시집식구들이 미워서 이혼하고 싶은 마음 밖엔 없었죠.
    무엇보다 뱃속의 아이에게 집중하고 모든 상황을 이겨내지 못한 나 자신이 밉고 싫어서
    그렇게 자기혐오의 날들을 보냈어요.

    그러다가 그 지옥을 헤쳐나온 지 이제 3,4년 쯤 된 듯 합니다.

    아이를 다시 키운다고 생각했어요.
    한 인간이 형성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인 태내기와 영유아기는 지나 버렸지만
    인간에게는 다른 동물들에겐 희박한 뛰어난 가소성이 있다는 걸 믿기로 했어요.
    내 아이에게는 여전히 성장할 시간과 기회가 많은데
    그걸 가로막는 엄마는 되지 말아야 겠다, 각오를 다지고 또 다지는 동안
    우울증에서도 서서히 벗어나고 평생을 옭아맬 거 같던 시집과의 고리도 끊어졌어요.

    내게는 오직 하나뿐인 내 아이를 위해 공부를 하고 마음을 비웠습니다.
    진짜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사랑만 주고 있어요.
    스트레스에 취약한 아이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만 하게 하고
    그냥 많이 안아주고 예뻐해 주고만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기적처럼 아이가 변하진 않아요.
    하지만 3년전의 아이와 지금의 아이에겐 중대한 변화가 많이 생겼습니다.
    물론 여전히 아이는 몸도 약하고 엄마나 선생님을 제외한 어른들과의 의사소통도 많이 서툴어요.
    하지만 공부도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고, 무엇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문학적 재능도 조금씩 보여주고 있어요. 친구들과의 관계는 기대이상이구요.

    이런 변화가 그저 성장의 모습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예전의, 아이의 부족함에 속상해하는 엄마였더라면, 저는 그런 아이의 성장에 방해를 하고 있었을 겁니다.

    항상 나오는 말이지만, 엄마가 마음을 내려놔야 해요.
    아이가 어떤 꽃으로 피어날지 우리는 아무도 몰라요.
    믿고 기다리면서 물을 주고 지켜봐 주는 게 우리의 역할인 거 같아요.
    그 아이가 좀 모자라 보이더라도 그게 사랑을 덜 받아야 할 이유는 아니니까요.
    저는 그런 생각으로 마음 속 지옥을 벗어났어요.

  • 12. ...
    '13.10.9 2:00 AM (180.229.xxx.142)

    아...답글들 보니 정말 엄마들은 대단하네요..

  • 13. 어느 엄마에게도..
    '13.10.9 2:51 AM (119.195.xxx.176)

    ..올 수 있는 지옥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을때 시작됩니다.
    아이탓이 아닌,
    지금 내 앞에 있는 그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를 꿈꾸는 엄마..
    내아이를 거부하는 엄마..
    아이는 무엇으로 세상을 살까요..
    무조건적인 사랑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존재인 엄마에게서 그런 지지와 응원을 못 받는걸요.

    아이의 문제가 아닙니다.

  • 14. ...
    '13.10.9 3:08 AM (49.1.xxx.15)

    님한테 필요한건 아이를 있는그대로 인정하는거...지만 이론상의 얘기라는거 압니다.
    얘가 이러다가 앞으로 어떻게 될려고하나 갑갑해지면 더 아이를 잡게되죠.

    그런데 어쩌겠어요. 님 아이는 엄마아빠만큼 좋은학습능력은 가지고있지 못하지만
    그게 님 아이인걸요.

    저도 임신중에 시가때문에 스트레스많이 받고 남편하고도 종종 싸웠어요.
    남편은 제가 임신중이라 대게 져주려고했지만, 그럼에도 그 저주받은 주둥이로 자꾸 내 속을 긁었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그래서그런지 아이가 까칠하고 예민하고 그랬어요.
    밤낮도 수시로바뀌고 입도 짧고 예민하고 신경질적이고 그래서 저도 키우면서 고생많이했고
    지금도 고생하고있어요.

    지금 님한테 필요한건 한발짝 물러서서 아이에관한 육아상담을 받고
    아이와함께 인지치료나 놀이치료를 받아보셨으면해요.
    또 아이가 학령기면 좀 더 자세하고 객관적인 검사를 받아서 아이에대해서 차라리 객관적으로
    이해해보시는건 어떨까요. 님처럼 지적인사람은 본인이 이해하고 머리로 납득해야지만 상대방에대해서
    공감을 하더라구요.

    열심히안하는건 혼날 이유가될수있지만, 열심히해도안되는건 혼날이유도 아니고, 사랑을 덜 받을 이유도 아니잖아요.

  • 15. 저도 엄마
    '13.10.9 3:09 AM (218.52.xxx.26)

    제가 읽어 봐야 할 좋은 글들이 많네요.

  • 16. ...
    '13.10.9 3:30 AM (121.150.xxx.154)

    역시 엄마는 위대합니다

  • 17. 아이 머리는
    '13.10.9 4:16 AM (71.156.xxx.152)

    엄마 아빠뿐 아니라
    친가 외가쪽 할아버지 할머니 그외 직계가족의
    지능도 타고 날 수 있죠~

  • 18. 대한민국당원
    '13.10.9 5:05 AM (118.222.xxx.178)

    냉혹하게 말해서 부모가 거기서 거긴데 자식이 잘 나온다는 건 아이를 심하게 추궁하는 거 아닌가? ㅡㅡ;; 잘 키울 생각은 안하고 ~ 부모 아니 엄마의 자격이 없다!

  • 19. 리본티망
    '13.10.9 7:30 AM (180.64.xxx.211)

    윗님 아토피는 환경영향 같아요.

    태교는 보통으로 했으나 애들 머리는 그냥 저냥이에요.

    애들도 타고나요. 뭐든
    딱 부모탓이라고 말할수도 없더라구요.

    그냥 행복하게 살면되요.

  • 20. 이 글..
    '13.10.9 7:31 AM (49.50.xxx.237)

    제가 쓴글인줄 알았어요.
    저도 비슷해요.
    예전엔 직장사무실에서 남자직원들이 담배도 피웠어요.
    그 담배냄새 고스란히 다 맡았어요.
    여러가지 말도 다 못해요.

    이제 지나간건 소용없고
    지금부터라도 잘 해보세요.
    그래도 아이가 심각한 핸디캡은 아니잖아요
    더 나쁘지 않은것에 다행이다생각하시고 잘 교육시켜보세요.

  • 21. 우와
    '13.10.9 7:47 AM (58.229.xxx.158)

    오늘 올라온 글들 로또 맞은 기분이에요. 원글도 댓글도 다 저에게 힘과 희망을 주네요. 저도 태교하면서 온갖 싸움이란 싸움은 다하고 야동도 보고, 아 정말 그래서 그런가 제 자녀가 너무 머리 회전이 안되더라고요. 결국 남편과 이혼은 했지만 머리 나쁜 전 남편 닮은 것 같기도 하고, 태교 중에 너무 날 괴롭게 한 주변 사람들, 정말 다 죽이고 싶더라고요,
    진짜 숱한 고민의 밤을 보냈는데 이렇게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절 위로하네요. 그리고 저는 사실 자녀 두뇌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종교의 힘으로 좀 버티고 있네요. 그리고 다른 재능도 많고. 허나 수학은 아직도 절 너무 힘들게 해요.

  • 22. ...
    '13.10.9 8:24 AM (211.234.xxx.254)

    모든 일에서 한 가지 원인을 찾아내려는 것은 논리의 오류입니다.
    모든 일은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내가 알 수 없는 많은 것들의 복합적 결과죠.
    아이의 현재상태는 랜덤 유전자 조합만으로, 태교만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두 가지 모두 상관없지도 않다는 말이예요.

    그리고 원글님이나 남편이 머리가 좋아도, 공부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모습이 없었겠죠.
    원글님이나 남편보다 더 뛰어난 두뇌가 있지만, 환경이 안 받쳐줘서 전혀 노력하지 않아 현재 힘들게 사는 사람도 있을거고요. 그 사람이 내 형편이 힘든 것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말해달라면서, 계속 같은 모습으로 산다면 얼마나 안타깝겠어요.
    안 좋은 환경에서도 삶을 잘 가꾼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원글님이 여러 이유로 태교를 잘하지 못한 것도, 그 영향이 조금은 있다는 것도, 공부하지 않을 때는 성적이 좀 떨어지는 것처럼 그냥 인정하세요. 그리고 다음번 시험에서 친구들 따라잡고 더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좀 더 힘들게 공부해야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지금부터는 애를 잡지 말고 나를 다잡아 아이에게 좋은 것을 주세요.
    그건 힘들지만 감정을 다스리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 같아요.
    아이를 기를 때, 죄책'감'이 매우 안 좋은 거라고 하던데, 그 또한 감정이고, 그 감정에 빠져있을 것이 아니라, 컨트롤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엄마는 강하다쟎아요.
    모든 아이는 단점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아요. 원글님 자녀분도 분명히 그럴거예요.
    초등학생이면, 특히 예민한 아이는, 아직 엄마하기에 따라 많이 바뀔 수 있어요. 정말로요.
    꾸준히 노력하면 태교는 그야말로 먼 옛 일이 될 정도로 바뀔거예요.
    힘내시고 오늘 휴일 아이와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 23. 호오
    '13.10.9 8:59 AM (180.224.xxx.97)

    임신중 태교는 어차피 지나버린 과거이고 또 그것때문에 아이가 공부못하거나 예민하거나 하게 태어날 확률은 극히 작대요.
    제가 글을 보면서 느낀 점은 아이의 태교가 아니라 아이를 낳고 난 후에 아이에게 미치는 양육자들의 성격?인거 같아요. 부모로서 엄마 아빠로서의 두 부부의 성격에 대해 생각해보시고 앞으로 아이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보세요.
    태교는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지만 자라나는 아이를 기르면서 형성되는 성격은 부모로부터 직접적으로 받는 것입니다.
    앞으로 기나긴 시간동안 아이를 느긋하게 그러면서 사랑으로 길러보려고 노력하세요. 그게 핵심일듯해요.

  • 24. 호오
    '13.10.9 9:04 AM (180.224.xxx.97)

    혹시 제가 주제넘게 쓴?말을 했다면 죄송해요. 그저 아이에게 상처주는 말은 피하시고, 지금 아이가 무척 어린듯한데 너무 아이에게 가혹한 환경의 말과 행동을 하실까봐 염려되어 말씀드려요.
    사실 부모가 똑똑하며 아이에겐 남다른 스트레스 일수 있어요. 남들은 그냥 넘어가지는 것도 어려서부터 혼나고 훈육받고....
    진정 아이를 위한 일을 곰곰히 생각해보면서 과거에 집착하거나 현재 아이의 모습에 실망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 25. 너무
    '13.10.9 10:32 AM (175.223.xxx.166)

    도움 되는 말씀들 감사합니다.

  • 26. 가을
    '13.10.9 11:13 AM (125.180.xxx.23)

    연년생 큰아이, 남편 실직으로 집, 큰 교통사고로 임신중기부터 말기까지 깁스....
    둘째 임신했을때 일어난 일들이고 태교 생각도 못했어요.

    둘째가 성격도 좋고, 성장하면서 모든점에서 빠르고,
    신경안써도 공부잘하고 임원도 턱턱 되어와요.
    태교 좀 한 큰아이는 그정도까진 아니거든요.

    그래서 전 태교 좀 안믿는 편이에요.
    넘 자책하지 마세요..

  • 27. 돌돌엄마
    '13.10.9 11:23 AM (112.153.xxx.60)

    정말 도움되는 말씀들이네요.

    덧붙여.. 저만 임신 중에 부부싸움하고 눈물바람하고 우울감에 힘들어한 줄 알았는데, 다른 엄마들도 많이들 그러는구나, 위안 받고 갑니다.
    야동도 나만 본 게 아니었구나..;;;

  • 28. 괴로운
    '13.10.9 1:27 PM (65.188.xxx.29)

    순간들 지나면서 인생을 껴안게 될 때가 있어요. 저도 그랬고. 그게 자식문제든 다른문제든. 공부잘한 부모가 뛰어나지 못한 아이로 고통스러워 하는것도 큰 고통이죠. 저도 그랬었고. 근데 껴안고 나니 아이가 달라져요. 최상급인생은 아니라도 의미있는 인생 살겠다 싶은 순간도 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며 시간을 견뎠어요. 위에 댓글중 존경스러운 분들 많네요. 근데 살다보면 기대치 않은 좋은 순간도 올거 같아요. 요즘은 그렇게 생각이 바뀌었어요. 아이문제 뿐 아니라. 아이에 대해서도 미안해 하고 불쌍히 여기기도 하지만 그조차도 신의 뜻이라는 생각도 들고..뭔가 내가모르지만 합당한 측면이 있겠지 싶고. 뭐 최악의 경우라도 같이 견뎌주면 되지 그런마음으로 거두면서 삽니다. 근데 알게 모르게 장점도 닮아요. 엄마가 마음이 일그러져 좋은점도 못보

  • 29. ㅠㅠ
    '13.10.9 9:24 PM (125.178.xxx.22)

    태교 정말 중요하더라구요
    큰아이 결혼전부터 음식 조심하며 정말 기쁜 마음으로 나았구요 둘째는 그냥 생활에 쫓겨 ~~
    둘다최선 다해서 유치까지 키웠어요
    시댁때문에 참다가 폭발해 두손 놓고 아빠랑 자주 다투니 아이가 달라지네요
    큰아이의 영민함이 남달랐는데 그게 소진하는 느낌입니다
    아마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을거에요 아직초딩이라면 늦지 않았어요
    가장 많이 하는말 잘 안아주고 책 읽어주고 애착관계를 맺어주세요 이말은 제게 하는 말이기도해요
    내가 받는 스트레스를 밖으로 드러내니 아이가 딱 티가 나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기계 치우고요 게임을 왜 시키시나요
    자연속으로 보내세요 아이가 느끼지 못하도록 서서히 아마 달라질거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5436 정부 정책에 반대 하면 종북 ? 예수 안믿으면 이단? 1 형곡 2013/10/09 372
305435 세종시 공무원들 공무원신분으로 세종시 아파트 15 ... 2013/10/09 4,303
305434 '남자가 더 약하다' 2 전중환 칼럼.. 2013/10/09 708
305433 구로동에 돼지갈비 맛있게 하는 집 알려주세요~~ 1 꽃사슴 2013/10/09 973
305432 adobe reader 로 온 문서는 수정을 할수 없는건가요? 5 토토 2013/10/09 834
305431 묵은지 먹고 싶은 날 3 오늘아침햇살.. 2013/10/09 1,027
305430 로봇청소기 사용하시는 분~~ 이게 정상 상황인가요? 9 로봇이면다냐.. 2013/10/09 2,737
305429 5학년 수학문제 8 어려워 2013/10/09 747
305428 남친 부모님 처음뵙는 자리.. 무슨 선물이 좋을까요? 8 서율 2013/10/09 3,321
305427 고양이 때문에 아침부터 딸아이가 눈물바람 ㅠㅠ 9 고양이 임보.. 2013/10/09 2,847
305426 혜화역 성균관대 앞에 맛집좀 소개해 주세요 7 2013/10/09 2,108
305425 포도식초 지금 담궈도 될까요? 2013/10/09 491
305424 맛있는물회집 알려주세요~~ 3 장미 2013/10/09 1,298
305423 하늘 청소 갱스브르 2013/10/09 451
305422 트라우마..... 참맛 2013/10/09 480
305421 컴에서 수학기호들은 2 어디에 2013/10/09 697
305420 태교할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영화도 보면 안되나요? 2 zzz 2013/10/09 1,120
305419 외국 과자인데 이름좀 알려주세요.. 8 .. 2013/10/09 1,498
305418 족욕기? , 각탕기? 어떤제품 쓰시나요? 1 추천 2013/10/09 2,411
305417 학원셔틀버스 일찍 와서 탄다고 화내는 셔틀기사님 이해해야 하나요.. 19 학원셔틀버스.. 2013/10/09 3,818
305416 간헐적단식 다이어트가 뭔가요? 3 가을비우산속.. 2013/10/09 2,123
305415 샐러리 얼려도 되나요? 1 질문 2013/10/09 1,262
305414 시어머니 함부로 말씀과 남"의".. 58 soypas.. 2013/10/09 10,101
305413 해독작용엔 미역, 단백질 공급엔 낙지와 청국장 스윗길 2013/10/09 1,509
305412 어릴 때 엄마한테 받았던 상처 얘기해주실래요? 7 엄마 2013/10/09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