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임신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글을 읽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82쿡은 친언니같이 따스하고 현명한 댓글들도 있는 반면.. 맘 아픈 댓글들도 있어서 두렵긴 하지만
지금 제 맘이 정말 미칠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쓰게되었어요..
속에 소화가 너무 안돼고 밑에 피가 비쳐서 산부인과하고 내과를 예약했는데..
산부인과에서 임신이라네요.
계획에도 없었던 임신.. 피임도 한다고 했는데.. 내후년쯤 생각했는데..
거두절미하고 저 정말 두려워서 미칠것 같아요.
전 정말로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존경합니다. 진짜 대단한거 같아요
전 평소에도 제가엄마자격이 없다고 많이 생각했었거든요.
체력이 약해서 애랑 잘 놀아주지도 못할거고 소심하고 상처를 잘받아서 아이가 커가면서
사회에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아오면 전 그 몇배를 받고 고통스러워할거에요..
전 어쩔땐 이기적이기도 하고 체력도 약하고 소심하고 끈기도 없고 너무 부족한 인간입니다
이런제가 아기를 낳아 잘 키울수있을까요? 저에게서 태어날 아기가 불쌍하기도 합니다..
별별 생각이 다 들어요. 임신이라고 하면 기뻐해야 하는데
전 아까부터 계속 울고만 있네요.. 아직 결혼한지 1년 밖에 안됐고..대출금도 그대로고.. 양가 부모님도 도와주시지도
못하는데.. 사업도 이제 자리 잡으려고 하는데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해봤는데..
친정엄마께서 아기늦게 낳는 저희 계획을 너무 좋아하셨어요. 남편이 아기를 급하게 가질 생각이 없는게
자긴 너무 좋다고...(남편이랑 나이차이가 좀 있어요) 저한테 애한테 얽매이지 말라고 니 인생을..
아기는 그냥 나중에 낳으라고. 벌써부터 낳을 생각말라고..
제가 임신이라고 하면 백프로 저희 엄마 화내실거에요. 아니 화는 못내셔도 아마 남편에게 뭐라고 하면서
비아냥 거리실거에요. 늦게 낳는다더니 이게뭐냐 거봐라 말만 뻔지르르하다 이러시면서..
저희 남편이 밉상이 되는거 원치않아요.. 그래서 지금 친정엄마께말도 못하겠습니다.. 이게 좀 많이 서럽네요.
남편은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금 아쉽다고도 하네요.. 아직 계획이 많았는데.. 아기가 운명인가보다.
쓰면서 보니 눈물이 더 나네요. 우리아기는 외할머니한테도 엄마한테도 축복받지 못한 아기인것 같아서..
아빠가 좋아하긴 하지만 막 펄쩍 뛸듯이 좋아하는것도 아니니..
정말 제가나중에 아기를 가진다면 모두에게 너무 축복받는 아기를 낳고 싶었는데..
임신으로 인한 고통.. 출산으로 인한 고통.. 너무다 두려워요. 애기낳고나서도 혹시라도 제 실수로
아기가 아프면 어쩌죠. 저같은 모자란 사람도 한생명을 키워서 낳을수있을까요..
염치없지만 용기를 좀 주시면 안될까요.. 제 주위엔 결혼한 사람도 별로 없고.. 기댈 친정언니도 없네요..
제가 잘해낼수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