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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허위사실이라고 본다면) 왜 김현철('박정희의 승은 입은 200여 여인들' 칼럼)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느냐?"
"연락처를 몰라서…."
27일 오전 경남 창원지방법원 315호 법정. 창원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이완희) 심리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정규(51·창원)씨에 대한 공판에서 김형일 변호사와 이종익 공판검사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다.
박씨는 이른바 '박정희의 여인들'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 박씨는 2012년 9월 26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다음) '아고라 즐보드 직찍·제보'란에 "박정희 대통령의 성노예가 된 슬픈 사연"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미국에서 발행되는 <한겨레저널>에 재미언론인 김현철(78)씨가 쓴 칼럼을 옮겨 실은 것이다.
김현철 칼럼은 미국으로 이민 간 전 영화배우의 진술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결혼해 아이가 있던 영화배우가 청와대 채홍사(여성을 뽑아 왕에게 바치는 벼슬아치)를 통해 궁정동 안가로 불려가 고 박정희 대통령의 성노예가 됐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대선 때 선거관리위원회가 박씨를 고발했고, 창원지방검찰청이 박씨를 조사해 지난 3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피고인은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인 박근혜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김현철 칼럼을 옮겨 싣고,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갓난애의 엄마를 악랄하게 성폭행하여 가정을 파괴시키고 한국판 위안부(성노예)로 만든 행위에 대해 사죄하라'는 취지의 글을 작성해 게시함으로써,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검찰 "연락처를 몰라서"... 박정규 "민간인도 알아내는데"
박정규씨와 김형일 변호사는 '김현철 칼럼' 내용이 허위라면 김현철씨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보았지만, 검찰은 김현철씨를 조사하지 않았다.
재미언론인 김현철씨는 <한겨레저널>에 재직 중으로 한국에서는 방송사 기자를 했으며 미국에서는 한인 신문사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씨는 1960년대 후반에 두 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영화배우 출신 여성에게 직접 들었던 내용을 칼럼으로 썼으며, 그 여성은 미국에서 살다 최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규씨는 고발된 뒤 조사를 받는 동안 미국시민권자인 김현철씨에게 이메일을 통해 연락하기도 했다. 또 박씨측 김형일 변호사는 지난 7월 16일 공판이 열리기 닷새 전 법원에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김현철씨의 이메일과 휴대전화번호를 함께 밝히기도 했다.
27일 공판 때 김 변호사는 검찰이 왜 김현철씨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에 이완희 재판장은 "김현철씨가 썼던 칼럼이 진실에 부합한지를 알아봐야 하는데, 검찰 측에서 확인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종익 공판검사는 "연락처를 몰라서…"라고 답변했다. 이완희 재판장은 "변호인 의견서에 대한 검찰측의 입장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김현철씨에 대한 조사 자료도 함께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공판 뒤, 박정규씨는 "아무리 칼럼을 쓴 사람이 미국에 있다고 하더라도, 검찰이 연락처를 몰라서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민간인도 알아내는 연락처를 검찰이 모른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형일 변호사는 "지난 공판을 닷새 앞두고 변호인 의견서를 냈고, 거기에 보면 김현철씨의 휴대전화번호까지 다 들어 있다"며 "검찰은 변호인 의견서를 파악해 보지 않고, 처음에 했던 기소장 내용만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10월 24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박정희 여인들 칼럼은 쓴 사람은 조사하지 않고 그 칼럼을 아고라에 올린 박정규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소당하는...
허위사실에서 앞에 허위가 사실이 아닌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