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재혼하시고 뒤늦게 얻은 아들... 그러니까 저한텐 동생이죠.. 남동생이 있어요.
사춘기때 잠깐 엄마를 이해 못하고 반항한 적은 있지만
엄마 인생 존중했고 동생도 참 이뻐했어요.
워낙 밝고 총명한 아이라 주위 사람들에게 귀여움도 많이 받았고, 그 아이도 누나누나 하면서 잘 따랐었어요.
근데 저도 외국에 있고 그 아이도 지금 엄마와 함께 외국에 사는지라 자주 보진 못하고 지냈었는데
얼마전에 그 아이가 대인기피에 사회생활도 잘 못하고
우울증이 심해 병원에 다니면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단 얘길 들었어요.
20살 한창 좋을 나이인데 그저 집에만 박혀있고 외출도 엄마와 동행할 때만 나간다고 해요.
혼자 뭔가 지속적으로 하는 게 힘들다고 하고요
다른 사람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얘기한대요.
중학교 다닐때까지만 해도 우등생에 참 밝은 아이였는데
한 몇년 사이에 아이 상태가 너무 많이 안 좋아진거예요.
근래 2년 동안은 살도 엄청 쪄서요 오랜만에 사진으로 모습을 확인하고선 정말 충격이었어요..
이렇게 된 이유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학창 시절에 무슨 말 못할 사연이 있었는지 주위에 학대하는 사람이 있었는지..
다만 지금 걱정되는 부분은
엄마도 지금은 갱년기를 겪으면서 우울증 비슷한 증상이 있으신대
그 영향이 그 아이한테 끼친 게 아닐까 해서요..
엄마는 아이 상태가 안 좋으니까 공기 좋고 환경 좋은 데 가서
자연을 느끼고 힐링을 받아야 한다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시는데요~
타국 생활 하면서 외로웠던 거, 풀지 못한 스트레스 혹시 엄마가 아이한테 푼 건 아닌지 걱정되구요
지금으로선 두 사람 함께 지내는 것이 결코 좋은 건 아니란 생각이 들거든요.
그 아이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고 그 동안 신경쓰지 못한 게 너무 미안하구요..
(사실 동생이 한국말을 잘 못해서 말이 안 통하는 부분도 있고, 엄마 인생에 깊이 관여하지 말자는 생각이 커서요..)
엄마도 이런 저런 말 못한 사연 다 풀지도 못하고 혼자 삭혔을 생각하니까 마음 아프구요..
앞날이 구만리 같은 제 남동생.. 어쩌면 좋을까요?
병원 다니면서 약물 치료 받으면 좋아질까요?
촛점도 없이 흐려진 그 아이 눈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무너져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회원님들께 조언 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