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째 접어들었다.
첫 날의 서먹함과 경계심이 사라지니 안면도 생기고
이상하게 처음 앉은 자리가 지정석이 됐다.
족히 30여 명...
일부러 맨 뒤 중앙쯤에 자리했는데, 맨 앞자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텅 비고...ㅋ
코앞에서 강사랑 눈 마주치기는 누구나 부담스런가 보다.
다들 필기하고 경청하기 바쁘시다.
난 듣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없든데...
여유가 생겨 주변을 돌아보니 나랑 연배는 2명 정도..
대부분 50대 초중반이 대세다.
그런데 어쩜 그리 곱고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나는지...
강사님께 질문도 잘 하시고 시간이 지나니 마주치면 미소도 주신다.
그 텅 비었던 앞자리가 이젠 서로들 먼저 와 자리 다툼하는 곳이 됐다.
한 달여 지나자 뭉치고 흩어지고 ...
가끔 짬 나면 차도 마시고 사는 얘기 등등...
뭐 하나 부족함 없어 보이는 어머니들의 얼굴 저쪽엔 나름의 슬픈 얘기들이 조심스레 흘러나왔다.
어차피 수강 끝나면 다시 볼 일이 없을 텐데...
그래서인지 한 번 무장해제된 마음은 거침없이 열려 놀라기도 여러 번...
남편, 자식들하고는 대화가 안 통한단다.
그러게..왜 가족들하고는 서로가 벽이 될까?...
벌써부터 수강이 끝나면 밖에서 정기적으로 만나 모임을 갖자고 으샤으샤 하시지만,
난 왠지 내키지 않는다.
낯설고 친숙한 마음이 동시에 있는 지금이 좋다.
모임이라는 강제가 되는 순간 부담이라는 불편함이 올 거다.
그래도 시간 되면 식구들 밥 차려줘야 한다며 부랴부랴 서두르신다.
" 웬수들..나 없으면 물도 못 마셔!.. XX..."하시면서
참..따뜻한 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