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진짜 시골밥상 받아봤어요.

오.~ 조회수 : 2,367
작성일 : 2013-10-04 12:57:47

어제 남편 지인분께서 점심초대를 해주셨어요.
누군가의 집밥에 초대받아본게 얼마만인지.
마당있는 시골집이니 아이들 데리고와서 놀리라고 하셔서 애들 데리고 찾아뵈었는데
집을 둘러싸서 온갖나무와 풀이 무성하고 대문같은 걸 여니 큰 개 한마리가 반기더라구요.
집은 좀 오래되긴 했는데 빽빽히 책이 꽂혀있는 서재도 참 멋있고.

점심을 차려 주셨는데
옥수수알과 조? 같은게 섞여진 흰밥
메인요리는 갈치조림
우거지된장국
반찬은 호박삶은거?
생부추무침
가지쪄서 무친거
마늘쫑, 고추 간장장아찌
부추 간거에 톡톡 씹히는 들깨와 해바라기씨를 넣은 부추전.

저 첫만남인데 염치불구하고 두그릇 먹었어요.
정말 어찌나 맛있던지 편식하는 큰아이도 손님초대여서 그런지 골고루 잘 먹고 둘째도 오물오물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그 분이 웃으며 말하시길, 이 밥상에서 사다가 한건 갈치뿐이라고.
다 집에서 기른거래요.

밥 먹고 고양이 구경시켜 주신다고 뒷마당 갔더니 너무나 예쁜 까만 페르시안 새끼 고양이가 쪼로록.
넘 귀여워 큰 애가 기르고 싶다고 난리.
분양하고 있다고 한마리 가져다 기르라는데 제가 너무 자신이 없어서 못데려왔어요.

그리고 다시 옆마당? 가서 남편에게 감 따서 가져가라고.
아이도 신나서 순식간에 한 소쿠리.
즉석에서 깍아서 껍질은 그냥 마당에 툭 던져버리고 먹어봤는데 떫지도 않고 아주 맛있더라구요.

근데 모기가 넘 많아 어린둘째랑 전 집 안에 들어가있었고,
큰 아이는 그 분 손잡고 고추도 한소쿠리 따오고, 고구마는 좀 캐보니 너무 작아서 다시 덮었다네요.
우리 아이가 시골 참좋~타! 했다면서 그 분이 어찌나 웃으시는지.

가지, 풋고추, 감, 호박 엄청 큰거까지 집에 오는데 트렁크가 꽉 찼어요.

10월 중순쯤에 큰 애 고구마 캐러 꼭 오라고 해주셔서 아이도 막 들떴어요.

그리고 녹차. 뽕잎차, 등등 온갖종류 다 기르신다던데 이번 겨울에 남편이 잎 찧을때 가서 도와드리기로 했어요.

정말 우리가족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었는데.
일거리 생각하니 전 엄두도 안나더라구요.
여름엔 오전 2시간, 겨울엔 오전 저녁 2시간씩 일하신다더라구요.

배고파서 뭐 해먹을까 하다가 어제 밥상이 넘 생각나 주절주절 한번 적어봤어요.^^
IP : 220.124.xxx.13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4 1:06 PM (112.187.xxx.191)

    시골가서 살고 싶은 제 마음에 불을 지르셨네요.^^

  • 2. ...
    '13.10.4 1:06 PM (1.247.xxx.201)

    직접 기른 채소는 마트에서 사온거하고 맛이 틀리더군요.
    거기다 정성이 더해진데다 좋은 공기 마시며 드셨으니 정말 맛있었을듯.

  • 3.
    '13.10.4 1:21 PM (119.203.xxx.233)

    그런 밥상 차려주시는 분도 정감이 가고, 그 얘기를 이렇게 조곤조곤 써주시는 원글님도 정감이 가네요 ^^

  • 4. ㅇㅇㅇㅇ
    '13.10.4 1:32 PM (218.152.xxx.49)

    낭만적이다... 그런 생활 꿈만 꾸어 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5031 말린연근 튀기면 어찌될까요 1 초보 2013/10/05 1,659
305030 아파트 집집마다 나오는 방송 너무 거슬려요ㅠㅠ 11 ff 2013/10/05 3,735
305029 옷값 깎는 요령 있나요 쇼핑 2013/10/05 897
305028 가스렌지랑 같은 기능인데 가스 안 쓰는 거 이름이 뭐죠? 5 무슨 탑??.. 2013/10/05 854
305027 임신중 간기능검사 해보신분? .. 2013/10/05 618
305026 채동욱 아내의 호소문 2 이플 2013/10/05 2,426
305025 롯데리아가서 500원짜리 아이스크림만 시키는거. 50 자존감부족?.. 2013/10/05 17,491
305024 저 문신 했어요 12 방실방실 2013/10/05 2,199
305023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 받고싶다고 집주인 동의가 필요하다며 계약서.. 8 집주인 2013/10/05 9,318
305022 번화가 고기집 가서 조금 시키면 예의가 아닌걸까요 10 2013/10/05 1,657
305021 희귀병 지원에 대해서 아시는 분...? 3 헬프! 2013/10/05 2,173
305020 아파트 베란다 데크 시공 해보신 분 3 마징가 2013/10/05 3,117
305019 오늘 서울 중심가 을지로 부근 교통상황 어떤가요? 1 고3 수시생.. 2013/10/05 547
305018 내 국적은 일본" 이승만 美체류시절 자필 국적표기 충격.. 10 cndr 2013/10/05 1,242
305017 미춰버리겠어요. 쿵쿵쿵에... 11 층간소음 2013/10/05 1,431
305016 "늙으면 죽어야" 막말 부장판사, 이번엔 &q.. 2 샬랄라 2013/10/05 703
305015 확실히 싼게 비지떡이네요 1 42 2013/10/05 1,269
305014 여자들끼리 호칭 정리 좀 해주세요. 11 애정남 2013/10/05 1,700
305013 '성매매 봐준 떡값 의혹' 황교안, 채동욱처럼 사표써야! 3 참맛 2013/10/05 722
305012 반모임가서 매일 뒷담화하시는 앞집 아줌마 10 aaa 2013/10/05 4,778
305011 이제는 별 그지같은 글이 다 돌아다니네요 17 .., 2013/10/05 2,960
305010 꽃보다 여배우? 5 마테차 2013/10/05 2,317
305009 카카오톡으로 선물을 받앗는데요 .... 2013/10/05 539
305008 루틴한 집안일 5 수엄마 2013/10/05 2,664
305007 사제단 "황교안, 금품수수 명단에 있다" 6 ## 2013/10/05 8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