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진짜 시골밥상 받아봤어요.

오.~ 조회수 : 2,399
작성일 : 2013-10-04 12:57:47

어제 남편 지인분께서 점심초대를 해주셨어요.
누군가의 집밥에 초대받아본게 얼마만인지.
마당있는 시골집이니 아이들 데리고와서 놀리라고 하셔서 애들 데리고 찾아뵈었는데
집을 둘러싸서 온갖나무와 풀이 무성하고 대문같은 걸 여니 큰 개 한마리가 반기더라구요.
집은 좀 오래되긴 했는데 빽빽히 책이 꽂혀있는 서재도 참 멋있고.

점심을 차려 주셨는데
옥수수알과 조? 같은게 섞여진 흰밥
메인요리는 갈치조림
우거지된장국
반찬은 호박삶은거?
생부추무침
가지쪄서 무친거
마늘쫑, 고추 간장장아찌
부추 간거에 톡톡 씹히는 들깨와 해바라기씨를 넣은 부추전.

저 첫만남인데 염치불구하고 두그릇 먹었어요.
정말 어찌나 맛있던지 편식하는 큰아이도 손님초대여서 그런지 골고루 잘 먹고 둘째도 오물오물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그 분이 웃으며 말하시길, 이 밥상에서 사다가 한건 갈치뿐이라고.
다 집에서 기른거래요.

밥 먹고 고양이 구경시켜 주신다고 뒷마당 갔더니 너무나 예쁜 까만 페르시안 새끼 고양이가 쪼로록.
넘 귀여워 큰 애가 기르고 싶다고 난리.
분양하고 있다고 한마리 가져다 기르라는데 제가 너무 자신이 없어서 못데려왔어요.

그리고 다시 옆마당? 가서 남편에게 감 따서 가져가라고.
아이도 신나서 순식간에 한 소쿠리.
즉석에서 깍아서 껍질은 그냥 마당에 툭 던져버리고 먹어봤는데 떫지도 않고 아주 맛있더라구요.

근데 모기가 넘 많아 어린둘째랑 전 집 안에 들어가있었고,
큰 아이는 그 분 손잡고 고추도 한소쿠리 따오고, 고구마는 좀 캐보니 너무 작아서 다시 덮었다네요.
우리 아이가 시골 참좋~타! 했다면서 그 분이 어찌나 웃으시는지.

가지, 풋고추, 감, 호박 엄청 큰거까지 집에 오는데 트렁크가 꽉 찼어요.

10월 중순쯤에 큰 애 고구마 캐러 꼭 오라고 해주셔서 아이도 막 들떴어요.

그리고 녹차. 뽕잎차, 등등 온갖종류 다 기르신다던데 이번 겨울에 남편이 잎 찧을때 가서 도와드리기로 했어요.

정말 우리가족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었는데.
일거리 생각하니 전 엄두도 안나더라구요.
여름엔 오전 2시간, 겨울엔 오전 저녁 2시간씩 일하신다더라구요.

배고파서 뭐 해먹을까 하다가 어제 밥상이 넘 생각나 주절주절 한번 적어봤어요.^^
IP : 220.124.xxx.13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4 1:06 PM (112.187.xxx.191)

    시골가서 살고 싶은 제 마음에 불을 지르셨네요.^^

  • 2. ...
    '13.10.4 1:06 PM (1.247.xxx.201)

    직접 기른 채소는 마트에서 사온거하고 맛이 틀리더군요.
    거기다 정성이 더해진데다 좋은 공기 마시며 드셨으니 정말 맛있었을듯.

  • 3.
    '13.10.4 1:21 PM (119.203.xxx.233)

    그런 밥상 차려주시는 분도 정감이 가고, 그 얘기를 이렇게 조곤조곤 써주시는 원글님도 정감이 가네요 ^^

  • 4. ㅇㅇㅇㅇ
    '13.10.4 1:32 PM (218.152.xxx.49)

    낭만적이다... 그런 생활 꿈만 꾸어 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3423 국물없는 라면은 먹지 말아야ㅠㅠ 8 .. 2014/02/18 4,135
353422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 장하네요. 그런데 두 가지 궁금점... 5 ..... 2014/02/18 2,854
353421 왜 우리 나라 선수는 5명 인가요 6 여자계주 2014/02/18 2,585
353420 메달은 모두 여자선수 몫 4 아무래도 2014/02/18 1,727
353419 덕수궁 무료입장인가요? 4 미즈박 2014/02/18 1,092
353418 심석희가 해내는군요~!! 2 .. 2014/02/18 1,738
353417 금메달 8 쇼트트랙 2014/02/18 1,563
353416 아이가 취직할수있을까요? 4 걱정 2014/02/18 1,839
353415 화이팅~!! 3 만세 2014/02/18 575
353414 할머니께서 119에 실려가셨어요 3 불효손녀 2014/02/18 1,743
353413 학습돌보미직 구하려면 어디서 알아봐야할까요? 2 학습돌보미문.. 2014/02/18 963
353412 친정언니랑 오빠문제로 싸웠는데 6 어휴진짜 2014/02/18 2,684
353411 양상치 가능한 오랬동안 보관할수 있는 방법좀.. 4 2014/02/18 1,583
353410 증거조작해서 생사람 잡은거여 만겨? 아마미마인 2014/02/18 464
353409 얼린걸 해동했다가 다시 얼려도 괜찮을까요? .. 2014/02/18 970
353408 오늘 쇼트랙 남자 500미터 결승 하나요? 오늘 2014/02/18 559
353407 소심한 성격은 어떻게 고칠까요? 3 .. 2014/02/18 1,528
353406 건강검진 타지역에서 받을 수도 있나요? 1 미즈박 2014/02/18 2,607
353405 야채 다지기의 최고는 어떤 제품일까요? 17 야채 다지기.. 2014/02/18 5,340
353404 애견 키우시는분들께 질문드려요...(KTX탑승시) 10 강아지좋아 2014/02/18 3,157
353403 생중계 - 고 이남종 열사 49재 국정원시국회의 추모제- 서울.. lowsim.. 2014/02/18 413
353402 핀란드는 생선 장수도 영어 잘하네요. 13 부러움 2014/02/18 3,252
353401 뒤로 넘어지면서 벽에 머리늘 아주 세게 부딪혔는데요. 5 무섭ㅜㅜ 2014/02/18 3,248
353400 휴대폰 사진 옮기는 것에 관해 질문 4 궁금 2014/02/18 1,026
353399 얼굴 잘 붓는분들 계신가요? 2 미치겠네 2014/02/18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