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진짜 시골밥상 받아봤어요.

오.~ 조회수 : 2,327
작성일 : 2013-10-04 12:57:47

어제 남편 지인분께서 점심초대를 해주셨어요.
누군가의 집밥에 초대받아본게 얼마만인지.
마당있는 시골집이니 아이들 데리고와서 놀리라고 하셔서 애들 데리고 찾아뵈었는데
집을 둘러싸서 온갖나무와 풀이 무성하고 대문같은 걸 여니 큰 개 한마리가 반기더라구요.
집은 좀 오래되긴 했는데 빽빽히 책이 꽂혀있는 서재도 참 멋있고.

점심을 차려 주셨는데
옥수수알과 조? 같은게 섞여진 흰밥
메인요리는 갈치조림
우거지된장국
반찬은 호박삶은거?
생부추무침
가지쪄서 무친거
마늘쫑, 고추 간장장아찌
부추 간거에 톡톡 씹히는 들깨와 해바라기씨를 넣은 부추전.

저 첫만남인데 염치불구하고 두그릇 먹었어요.
정말 어찌나 맛있던지 편식하는 큰아이도 손님초대여서 그런지 골고루 잘 먹고 둘째도 오물오물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그 분이 웃으며 말하시길, 이 밥상에서 사다가 한건 갈치뿐이라고.
다 집에서 기른거래요.

밥 먹고 고양이 구경시켜 주신다고 뒷마당 갔더니 너무나 예쁜 까만 페르시안 새끼 고양이가 쪼로록.
넘 귀여워 큰 애가 기르고 싶다고 난리.
분양하고 있다고 한마리 가져다 기르라는데 제가 너무 자신이 없어서 못데려왔어요.

그리고 다시 옆마당? 가서 남편에게 감 따서 가져가라고.
아이도 신나서 순식간에 한 소쿠리.
즉석에서 깍아서 껍질은 그냥 마당에 툭 던져버리고 먹어봤는데 떫지도 않고 아주 맛있더라구요.

근데 모기가 넘 많아 어린둘째랑 전 집 안에 들어가있었고,
큰 아이는 그 분 손잡고 고추도 한소쿠리 따오고, 고구마는 좀 캐보니 너무 작아서 다시 덮었다네요.
우리 아이가 시골 참좋~타! 했다면서 그 분이 어찌나 웃으시는지.

가지, 풋고추, 감, 호박 엄청 큰거까지 집에 오는데 트렁크가 꽉 찼어요.

10월 중순쯤에 큰 애 고구마 캐러 꼭 오라고 해주셔서 아이도 막 들떴어요.

그리고 녹차. 뽕잎차, 등등 온갖종류 다 기르신다던데 이번 겨울에 남편이 잎 찧을때 가서 도와드리기로 했어요.

정말 우리가족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었는데.
일거리 생각하니 전 엄두도 안나더라구요.
여름엔 오전 2시간, 겨울엔 오전 저녁 2시간씩 일하신다더라구요.

배고파서 뭐 해먹을까 하다가 어제 밥상이 넘 생각나 주절주절 한번 적어봤어요.^^
IP : 220.124.xxx.13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4 1:06 PM (112.187.xxx.191)

    시골가서 살고 싶은 제 마음에 불을 지르셨네요.^^

  • 2. ...
    '13.10.4 1:06 PM (1.247.xxx.201)

    직접 기른 채소는 마트에서 사온거하고 맛이 틀리더군요.
    거기다 정성이 더해진데다 좋은 공기 마시며 드셨으니 정말 맛있었을듯.

  • 3.
    '13.10.4 1:21 PM (119.203.xxx.233)

    그런 밥상 차려주시는 분도 정감이 가고, 그 얘기를 이렇게 조곤조곤 써주시는 원글님도 정감이 가네요 ^^

  • 4. ㅇㅇㅇㅇ
    '13.10.4 1:32 PM (218.152.xxx.49)

    낭만적이다... 그런 생활 꿈만 꾸어 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3858 아직 친허지 않은 어린사람에게 존댓말... 8 k. .. 2013/12/23 1,737
333857 21세기 학생대백과 (서울문화사) 가지고 계신 분 계신가요? 4 fdhdhf.. 2013/12/23 659
333856 ”연제욱, 매일 새벽 사이버사 작전 보고 받았다”…청와대 개입의.. 세우실 2013/12/23 902
333855 뚱딴지 같지만 궁금해서 두리 이혼했나요? 2 세밑 2013/12/23 2,404
333854 생일선물 어떤게 좋을까요? 초등5남아 2013/12/23 1,262
333853 변호인을 두번 봤는데요.. 6 디테일 2013/12/23 2,069
333852 지방 소도시 변호인보고왔어요~ 1 지방 작은 .. 2013/12/23 1,018
333851 통나무집 추천 바래요 밤비 2013/12/23 800
333850 현재 경향신문사 앞 집회 상황.ipg 7 참맛 2013/12/23 1,791
333849 코레일 민영화 문제의 본질 2 해피스트 2013/12/23 862
333848 한국노총 긴급대표자회의 "민주노총탄압 중대결심 할것&q.. 11 //// 2013/12/23 1,715
333847 광교 난리났네요. 15 ㄱㄱㄷ 2013/12/23 23,639
333846 솔까말 충격입니다. 대박충격 2013/12/23 1,604
333845 지라시...궁금해요 2 엠비씨 2013/12/23 1,589
333844 교양있는 82님들~ 도서관 가는데 책추천 좀 부탁드려요♥ 4 책읽는여자 2013/12/23 2,756
333843 4살6살 아이둘 이제야 좀 살맛.(민영화반대) 6 .... 2013/12/23 1,073
333842 부산에 스테이세븐 해운대점이란 곳이 어떤가요? 1 어여쁜맘 2013/12/23 2,542
333841 키 크고 잘생긴 남편하고 사시는 분~~ 77 궁금 2013/12/23 29,999
333840 금융자격증을 딴다는 데 어떤가요? 2 착잡해요 2013/12/23 872
333839 물 건너 간 '반값등록금', ”셋째 아이 등록금은 다 주면서…”.. 세우실 2013/12/23 1,397
333838 민주노총을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5 제가 너무 .. 2013/12/23 1,186
333837 근데 이 사태가 끝이 안보인다는 점.. 1 gog 2013/12/23 667
333836 경찰청에 커피 믹스를 보내야 하나요? 9 키피믹스 대.. 2013/12/23 2,195
333835 엔터식스,AK플라자에서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가능한가요? 무엇이든물어.. 2013/12/23 1,990
333834 정신과 진료,투약처방받으면 보험가입안되니 꼭 유의하세요. 11 정신과 2013/12/23 6,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