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흰머리를 뽑으며...

가을 조회수 : 1,569
작성일 : 2013-10-01 17:46:01
햇살이 너무 좋아 잠깐 밖을 거닐고 돌아와서
옷을 갈아입다가 거울을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는 앞머리를 쓸어 올렸는데
봄날,
대나무밭 여기저기 죽순 올라오듯  흰머리가 너무도 많이
쏟아 올라 있더군요

처음 흰머리를 발견했던게
서른넷이었나,  서른 다섯이었나.
앞머리쪽에 하나 생뚱맞게 솟아오른 흰머리를 봤을땐
그건 흰머리가 아니라 새치라고.
서른 중반쯤이면 새치도 하나씩 나오게 마련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집안 식구들 모두 서른 중반부터 흰머리가 많이 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잊어버린 상태였지요.

그까짓 거  새치 하나 정도 뭐 별거 있었겠어요.  그냥 새치일 뿐인 걸.

그리고는 별 관심주지 않고 그냥 한 해를 보냈어요.

서른 여섯.
어쩌다 한번 앞머리를 유심히 보았는데  새치라고 하기엔 그 숫자가 너무 많은
누가봐도 이건 흰머리다 싶은 흰색 머리카락이 두세개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아...
그때 그 새치가 새치가 아니었구나.
새치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밖으로 뻗어 나오기 시작하는 흰머리 중 하나였구나.

흰머리 하나였을땐 새치라고 위안을 삼을 수 있었는데
흰머리가 두서너개씩 나오기 시작할때는 뭐라고 말 할 수 없는.
속상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  
흰머리 하나 가지고 참 복잡한 감정을 느꼈었어요.


이게 올 초쯤이었나.

그래도 저건 또 양반이었구나 싶게
요즘은 앞머리를 들추일때마다  흰머리가 경쟁하듯 나오기 시작합니다.

처음 흰머리 한두개는 집게로 뽑았었는데
흰머리 뽑는 게 아니라고 하고.  
한두개였을 땐 가위로 자르는 것도 수월하더니
몇개씩 늘어나니까  가위로 자르고 나면 수전증 걸린 듯 팔은 심하게 떨리고 저리고
못할짓이다 싶어 그냥 놔뒀어요.


그랬더니 너도 나도 쑥쑥 올라오기 시작했네요.


오늘 거울을 보고 앞머리를 쓸어올리니  그전보다 여기저기 또 늘어난 흰머리들.
다행이도 머리카락이 가늘어서 그런지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바람이라도 불고 앞머리가 들춰지거나 하면 그대로 보여지는 흰머리가
오늘따라 너무 거슬려서
작정하고 쪽가위를 쥐고 거울 앞에 앉아 하나씩 자르기 시작했어요.

대충 눈에 확 보이는 것들만 자르고 나서 
거울 앞 바닥을 보니
흰머리 10개에 멀쩡한 머리카락은 20개 잘라낸 듯 싶어요.


아. 이게 무슨 짓일까요.
이놈의 흰머리.


근데 이 흰머리란 놈의 존재감은 정말 대단하네요.
흰머리가 보였을땐 나이들어 보이더니
흰머리 몇가닥 잘라냈다고 또 달리 보이고...

IP : 58.78.xxx.6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1 5:50 PM (122.32.xxx.12)

    저희 친정이..
    빨리 머리가 휜색이 되는..
    친정엄마는 마흔 무렵쯤에 염색없이는 못나갔고...
    저는 워낙에 팽팽 놀아서 머리 쓸일이 없어서 그랬나...
    그래도 형제들 중에... 그나마 양호...
    밑에 동생은 공부를 좀 오래했는데..
    애는 뒷통수만 보면..할배예요...^^;;
    결혼식날 올케가 머리 염색 안하면 결혼식 안하겠다고 할 정도로..
    반백...
    위에 오빠들도..그렇고..
    친정엄마는...
    정말 염색없이는 갈수가 없는..

    저도 하나둘 머리랑 얼굴 경계쪽으로 올라고...
    더 속상한건..
    머리를 묶으면 묶은걸 비집고 불뚝 솓아 있는 손톱만한 새치들...
    운전하다 하나 발견 하면...
    정말 암울한..ㅋㅋ

    그냥 흰머리는 빨리 생기지만..
    그래도 친정엄니 덕분에 어마무시한 머리숱을 물려 받았으니..위안 삼을려구요..ㅋㅋ
    반대로 저희 시댁은 염색하시는 분이 아무도 없거든요..
    남편도 나이 마흔인데 정말 흰머리가 한개도 없고..
    시어머도 환갑 넘으셨는데 아직 염색 안하세요...

    근데... 문제는..머리숱이 너무 없어서..ㅋㅋ
    남편은 병적인 탈모수준이구요...

    그냥 사람 다 가질수 없구나...하며..나름 위안을..얻어요..
    그래도 빈한 머리숱보다는 새치가 낫겠지 하면서요..

  • 2. ...
    '13.10.1 5:50 PM (119.201.xxx.203)

    울남편도 일찌기 새치?가 나더니 30대에 완전 흰머리가 너무 나더라구요..마흔전에 염색 시작했어요..뽑는것만으로는 감당이 안되더군요..염색하고는완전 회춘한듯보이네요..요즘은 나가면 총각인줄 안다고 으스대기까지..(피부는 좋거든요)

  • 3. 원글
    '13.10.1 6:07 PM (58.78.xxx.62)

    전 머리카락 숱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머리카락이 워낙 가늘어서...
    정말 앞머리만 들추면 염색해야 하나 싶은데 전 또 염색이 정말 싫은거에요.
    금새 자라고 또 염색해줘야 하고 머리카락은 상하고..

    저희 올케언니는 정말 머리카락이 너무 좋아요. 적당한 굵기에 탱글탱글 윤기가 있고
    검은색이고. 모발 윤기며..정말 좋더라고요. 타고 났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9579 [정부 부처 업무보고] 풀 수 있는 규제 다 푼다… 경제 활성화.. 1 세우실 2014/02/06 734
349578 스웨이드 vs 소가죽 부츠 2 skan 2014/02/06 1,381
349577 신종플루한테 옮아 단순감기가 될수도 있나요? 6 토토 2014/02/06 1,421
349576 로봇청소기 룸바vs엘지 3 도움좀 2014/02/06 3,082
349575 제가 이상한가봐요.. 아기가 너무 싫어요 28 ... 2014/02/06 15,779
349574 신안군 섬노예 말인데요.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1 섬노예 2014/02/06 2,704
349573 질리스 갈릭슬라이서 파는곳 아시는분 모모 2014/02/06 918
349572 금정역 근처 맛있는 집 2 식당 2014/02/06 1,176
349571 명절에 음식하는 건 괜찮은데..좀 음식다운 음식을 만들고파요. 10 그래보자9 2014/02/06 2,173
349570 사는게 재미없어요... 7 ... 2014/02/06 2,745
349569 많이 읽은 신세계 글에서 알로에젤을 로션 대용으로 쓰는거요 4 ..... 2014/02/06 2,820
349568 파김치냄새 ㅎㅎ 2014/02/06 871
349567 마음이 울쩍한데 풀대도 없고... .. 2014/02/06 772
349566 롯데월드 처음 가보려는데요.. 2 태희맘 2014/02/06 1,059
349565 새누리당, 윤진숙 업무능력 비판 ”시도때도 없이 웃는다” 7 세우실 2014/02/06 1,745
349564 파김치 처음 했는데 맛이 이상해요. ㅠㅠ 7 파김치 2014/02/06 1,600
349563 홍콩 여행 경비 최소 얼마로 잡아야 할까요? 14 ^^ 2014/02/06 13,240
349562 미국역사 교과서에 세계대전 때 일본의 만행을 알리자는 청원에 동.. 역사 2014/02/06 704
349561 초등 생기부를 중학교 선생님들도 보실 수 있나요? 5 궁금 2014/02/06 1,840
349560 누가 쌀을 현관앞에 놓았는데 6 누군지 2014/02/06 2,840
349559 매일 두유 하나씩 먹는 것, 아이한테 해로울까요? 7 6세 여아 2014/02/06 8,116
349558 전세인테리어 10 세입자 2014/02/06 2,581
349557 이럴땐 어떡해야하나요? 1 .. 2014/02/06 917
349556 별그대 오늘 예고 1 2014/02/06 1,681
349555 샤워기 교체공사 후 녹물 계속 나와요..(조언절실) 샤워기 녹물.. 2014/02/06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