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을 어느 휴일에... 우리는 얼만큼 행복할까?

가을맞이 조회수 : 909
작성일 : 2013-09-30 11:02:07

두번째의 가을비를 데려온 가을은 이미 무척 성숙해버렸습니다.

봄하고 가을은 마치 맛난 곶감처럼 하루하루 그들의 자람이 어찌나 아깝고

아쉬운지... 하루하루 이 가을을 그냥 놓쳐버리긴 아깝다는 강박관념을 갖게합니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지닌... 정말 듬직하고 잘생긴 계절입니다...

바쁘지만.... 하루쯤은 가을하고 놀아야겠다는 생각에...

일요일 늦은 아침을 분주히 먹고 ...

경복궁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마침 비가 온다는 예보에.. 언젠가 무척 인기있는 프로에

나오셨던 유홍준교수님이 그토록 자랑해마지않던 경복궁 근정전 돌바닥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휴일의 경복궁은 한가하면서도 부산합니다... 중국말로... 또...

어느나라인지 알지 못하는 언어로....  작은 깃발아래 다큰 어른들이 줄지어 다닙니다...

일기예보가 맞지 않아... 근정전 바닥의 물흐름은 보지 못하였지만...

마치 시골에서 올라온 촌부처럼... 경복궁에서 즐거웠습니다...

이미 다 알고 있다가 생각했던 것들을 만나보면... 무엇 하나도 모르고 있던 나자신을 보게 되기도 합니다.

흐린 날 고궁에서.. 먼 옛날 이곳이 삶의 전부였던 사람들을 생각해보며...

그들은 이 나무밑, 연못가를 거닐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뭐 그런 상념이 떠오르더군요...

몇년전에 상영되었던 "세상의 모든 계절"이라는 영화를 저는 보지 못했는데...

마침 씨네코드선재에서 재상영을 해주네요..

경복궁을 나와 정독도서관으로 가는 길은 참 고즈넉하고 예쁩니다...

그곳은 길을 걷는 사람들도 다 예쁜 것 같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기전... 이미 좋은 영화라는 것을 알고 오면...

마음이 스르르 풀어지면서... 앞으로 두시간정도 내가 느껴야할 행복감에 살짝 떨립니다..

마치 따뜻한 물에 물감을 떨어뜨린 것처럼...

좋은 영화는 삶을 유연하고 다채롭게 해주는 간편한 방법중에 하나입니다...

당신은 행복은 지금 몇점입니까?

라는 영화속의 대사에.... 생각해 봅니다... 나의 행복은 몇점일지...

영화속 메리는 산만하고.. 어린애같고.. 외롭고...

하지만...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많이 아프더군요...

마지막 장면에 잡혔던... 메리의 얼굴...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 안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들 모두 그렇게 마음의 상처를 안고 초라한 현재를 견디며.. 살고 있는 거겠죠...

이렇게 다정하고 따뜻한 휴일 하루를 보내고...

다시금 정신 바짝 차리고... 긴장하여 살아야합니다..^^

가을은 아끼며 야금야금 꺼내먹는 간식처럼...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겨울이 올테니 말이죠...

IP : 183.98.xxx.6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행잎
    '13.9.30 11:14 AM (119.206.xxx.150)

    마치 시한편을 읽는듯 하네요

    나도 비온후 가을이 성큼 다가온듯 하여 내내`가을을 남기고 떠난사람`을
    들었답니다
    카키색 바바리입고 은행잎이 떨어진 거리를 거닐던 30년전이 문득 그립습니다

    가을을 남기고 떠난사람은 바로 그때!!
    83년도에 나온 노래랍니다

  • 2. ..
    '13.9.30 11:19 AM (222.107.xxx.147)

    저도 가을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해가 갈 수록
    가을이 짧아지는 것같아서 많이 아쉽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6601 영어 문장좀 봐주세요~ 3 해석부탁드려.. 2013/11/05 479
316600 직장맘님들 제가 현명한 결정을 내릴수 있게 조언 좀 해주세요. 18 ... 2013/11/05 2,604
316599 상위권 여중생들은 카스같은 거 전혀 안하지요? 11 중1 2013/11/05 2,810
316598 11월 5일 [신동호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3/11/05 466
316597 미국민요!! . 즐거운 기차여행 악보 좀 찾아주세요 5 .. 2013/11/05 813
316596 이브자리나 세사(알리스) 요솜 써보신 분 있으신가요? 3 요솜 2013/11/05 6,082
316595 컴퓨터 좀 도와주세요!... 8 ㅣㅣㅣ 2013/11/05 629
316594 흔치 않은 봄베이고양이.. 2013/11/05 457
316593 애플 컴퓨터 잠금 장치 2 컴도난 2013/11/05 698
316592 전통타이마사지 vs오일마사지 4 .. 2013/11/05 4,632
316591 노총각 노처녀 나이는 대략 몇살정도로 보세요? 20 물어볼께요 2013/11/05 4,438
316590 전세집에 식기 세척기 설치 가능한가요? 8 설거지 안녕.. 2013/11/05 4,442
316589 천주교 부산교구 정평위 시국미사... 3차 시국선언문도 발표 2 참맛 2013/11/05 832
316588 결혼10년차..이게 그렇게 화날 일인지 봐주실래요?? 30 짠하네요 2013/11/05 15,580
316587 검찰, 이동흡 소환 검토 세우실 2013/11/05 961
316586 20대인데 무릎 고장이에요 9 123 2013/11/05 1,563
316585 11월 5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3 세우실 2013/11/05 668
316584 우리 간첩이 쉽게 위축되고 불안해서 헛소리를 하면 1 우리간첩정신.. 2013/11/05 652
316583 누구를 만나든 akjsh 2013/11/05 560
316582 여자한테 이쁘다고 칭찬하면 작업으로 오해하나요? 7 seduce.. 2013/11/05 2,800
316581 이럴수가....쓰레기 결혼한데요...ㅠ.ㅜ 19 시나몬 2013/11/05 20,548
316580 잠꼬대까지 닮은 남편과 딸 1 사랑이야 2013/11/05 905
316579 남편아직도안왔어요 11 2013/11/05 2,308
316578 굿와이프 파이날 시즌 5 -스포 1 미세스플로릭.. 2013/11/05 1,631
316577 이니스프리나 혹은 타매장에서 괜찮은 시트팩 추천해주세요 2 랭면육수 2013/11/05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