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을 어느 휴일에... 우리는 얼만큼 행복할까?

가을맞이 조회수 : 863
작성일 : 2013-09-30 11:02:07

두번째의 가을비를 데려온 가을은 이미 무척 성숙해버렸습니다.

봄하고 가을은 마치 맛난 곶감처럼 하루하루 그들의 자람이 어찌나 아깝고

아쉬운지... 하루하루 이 가을을 그냥 놓쳐버리긴 아깝다는 강박관념을 갖게합니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지닌... 정말 듬직하고 잘생긴 계절입니다...

바쁘지만.... 하루쯤은 가을하고 놀아야겠다는 생각에...

일요일 늦은 아침을 분주히 먹고 ...

경복궁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마침 비가 온다는 예보에.. 언젠가 무척 인기있는 프로에

나오셨던 유홍준교수님이 그토록 자랑해마지않던 경복궁 근정전 돌바닥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휴일의 경복궁은 한가하면서도 부산합니다... 중국말로... 또...

어느나라인지 알지 못하는 언어로....  작은 깃발아래 다큰 어른들이 줄지어 다닙니다...

일기예보가 맞지 않아... 근정전 바닥의 물흐름은 보지 못하였지만...

마치 시골에서 올라온 촌부처럼... 경복궁에서 즐거웠습니다...

이미 다 알고 있다가 생각했던 것들을 만나보면... 무엇 하나도 모르고 있던 나자신을 보게 되기도 합니다.

흐린 날 고궁에서.. 먼 옛날 이곳이 삶의 전부였던 사람들을 생각해보며...

그들은 이 나무밑, 연못가를 거닐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뭐 그런 상념이 떠오르더군요...

몇년전에 상영되었던 "세상의 모든 계절"이라는 영화를 저는 보지 못했는데...

마침 씨네코드선재에서 재상영을 해주네요..

경복궁을 나와 정독도서관으로 가는 길은 참 고즈넉하고 예쁩니다...

그곳은 길을 걷는 사람들도 다 예쁜 것 같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기전... 이미 좋은 영화라는 것을 알고 오면...

마음이 스르르 풀어지면서... 앞으로 두시간정도 내가 느껴야할 행복감에 살짝 떨립니다..

마치 따뜻한 물에 물감을 떨어뜨린 것처럼...

좋은 영화는 삶을 유연하고 다채롭게 해주는 간편한 방법중에 하나입니다...

당신은 행복은 지금 몇점입니까?

라는 영화속의 대사에.... 생각해 봅니다... 나의 행복은 몇점일지...

영화속 메리는 산만하고.. 어린애같고.. 외롭고...

하지만...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많이 아프더군요...

마지막 장면에 잡혔던... 메리의 얼굴...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 안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들 모두 그렇게 마음의 상처를 안고 초라한 현재를 견디며.. 살고 있는 거겠죠...

이렇게 다정하고 따뜻한 휴일 하루를 보내고...

다시금 정신 바짝 차리고... 긴장하여 살아야합니다..^^

가을은 아끼며 야금야금 꺼내먹는 간식처럼...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겨울이 올테니 말이죠...

IP : 183.98.xxx.6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행잎
    '13.9.30 11:14 AM (119.206.xxx.150)

    마치 시한편을 읽는듯 하네요

    나도 비온후 가을이 성큼 다가온듯 하여 내내`가을을 남기고 떠난사람`을
    들었답니다
    카키색 바바리입고 은행잎이 떨어진 거리를 거닐던 30년전이 문득 그립습니다

    가을을 남기고 떠난사람은 바로 그때!!
    83년도에 나온 노래랍니다

  • 2. ..
    '13.9.30 11:19 AM (222.107.xxx.147)

    저도 가을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해가 갈 수록
    가을이 짧아지는 것같아서 많이 아쉽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2089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정부 엄정대응 경고 4 연대 2013/12/18 799
332088 예습 교재좀 알려주세요 1 5초 수학 2013/12/18 597
332087 퀼트 초기때 만든 가방 11 바늘 2013/12/18 2,159
332086 이런 고양이 키우고 싶네요 6 ,,, 2013/12/18 1,530
332085 대법 전원합의체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2보) 2 세우실 2013/12/18 1,343
332084 편의점 치킨의 실체 5 ououpo.. 2013/12/18 3,065
332083 DVD 1 리메 2013/12/18 447
332082 예전에 외국 영화나 뮤직비디오에 뻔한 장면 중에 베개 싸움 있잖.. 5 ..... 2013/12/18 1,355
332081 요리, 어디서 주로 배우세요 ? ..... .. 2013/12/18 745
332080 파로돈탁스 치약이 잇몸에 좋다고 해서 7 치약 2013/12/18 7,752
332079 경옥고 비슷한 홍삼전복고 먹어보신분 있으신가요? 가을 2013/12/18 1,817
332078 실리트 실라간 냄비 색상 5 시국이 이런.. 2013/12/18 3,154
332077 클스마스 이브날 남편이랑 콘서트 가요 2 미쳐붜리겠네.. 2013/12/18 980
332076 생중계 -국정원개혁특위 전체회의 1 lowsim.. 2013/12/18 846
332075 난방 어떻게해야 경제적인가요? 5 ... 2013/12/18 2,354
332074 열빙어 시중에서 씨가 말랐던데.. 무슨 문제 있나요?? 5 열빙어 2013/12/18 1,652
332073 임신과 출산으로 진급 누락되어 극복하신분들 이야기 듣고 싶어요.. 6 워킹맘 2013/12/18 1,621
332072 김치냉장고 스탠드 어느 제품 선호하세요 11 김냉 2013/12/18 3,417
332071 인터넷으로 혼합곡 살때 국내산100%라는 말 다 믿을수 있으세요.. ... 2013/12/18 673
332070 재수냐.. 편입이냐.. 고민입니다 4 고삼엄마 2013/12/18 2,373
332069 이명?증상 3 괴로워 2013/12/18 1,203
332068 성폭력 관련 변호사였던 분 요즘은 왜 방송 안나오시는지... 5 예전에 2013/12/18 1,069
332067 화농성 여드름 나는 20대 초반 남자아이..어떤 화장품이 좋을까.. 9 mmatto.. 2013/12/18 1,982
332066 개인사업자 명의로 전세계약 가능한지요? 1 궁금 2013/12/18 973
332065 부산에 개발사례가 뭐 있을까요? 2 2013/12/18 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