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구 신부 “정의구현사제단은 시대착오적입니다”“
정치 무관심하면, 결국 국민들은 잡아먹히고 만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 나승구 신부는 국민TV라디오 <노종면의 뉴스바>에 출연해, 시국미사를 진행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3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서울광장에서 수 백 사제와 수천 명의 신도 및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국정원을 규탄하는 시국미사를 진행했다.
나 신부는 “정치가 환멸을 가져오고 늘 그것이 그것이라고 그렇다고 해서 신자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면, 정치가 결국은 신자들, 국민들, 세상 사람을 잡아먹을 것”이라는 것이 교황 프란치스코 1세의 말씀이라며, 우리나라 천주교계의 정치 참여도 그와 맥락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나 신부는 일각에서 천주교의 정치 참여에 대해 제기하는 부정적인 의견에 대해서는 “고마운 지적”이라고 답했다. <동아일보>가 26일자 칼럼을 통해 ‘천주교는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 교회는 제 생긴 모습을 보고 남 얘기를 해야 하는 법이다’고 비판한 데 대한 것이다. 나 신 “신부될 때 사제가 될 때, 담당 주교에게 순명을 약속하는 등 교회가 민주주의와 굉장히 거리가 먼 것은 사실”이지만, “교회가 민주주의 제도 안에서 있지 않다고 해서, 사회에서 민주주의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훼손해도 된다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침착하게 반박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이 ‘오늘날 점점 더 시대착오적이라고 여겨진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큰 줄기로 따지면 시대착오적인 것이 맞다”라고 동의했다. “세상은 돈, 권력 등 좋은 것들 따라”가지만, “정의구현사제단의 대부분의 신부들은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대한문에서 매일 미사한지도 170일이 넘었고..”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나 신부는 대통령과 정치권에 당부하는 말을 남겨달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통령의 권한과 의무가 무엇인지 다시 보셨으면 좋겠”다며, “당신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일을 하는 것이고, 당신도 역시 국민의 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인데, “지금은 굉장히 수세적인 국면이랄까. 나서서 어떤 일을 하거나 만들어가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지키기에 급급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덧붙였다.
☞ 2013-9-27 국민TV라디오- 초대석 팟캐스트로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