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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눈물으르 보였는데..

눈에띄네 조회수 : 5,000
작성일 : 2013-09-22 22:01:41
40대 중반 부부입니다. 중학생, 초등학생 딸 둘 있구요.

어제 저녁이었네요. 일찍이 친척들 얼굴 보고 집에 와서 가족끼리 오순도순하게 얘기하면서 저녁 식사하고 난 뒤였어요.

아이들은 자기 방에 다 들어가고 전 부엌일 약간 마무리하고 들어가는 길이었지요.

남편은 피곤해서 일찍 침실에 들어가 누웠나보다 생각했어요. 

저도 간단히 씻고 일찍 자야겠다 싶어서 침실에 들어가서 옷 갈아입고 침대에 들어가 누웠는데, 어디서 흐느끼는 훌쩍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놀래서 돌아봤더니 누워있던 남편이 울고 있네요.

얼른 가서 어깨를 젖혀봤더니 눈물 범벅 된 남편 얼굴이 보이더라구요.

깜짝 놀래서 "당신 왜 그래? 울었어?" 그랬더니 고개만 끄덕이더라구요. 

사실, 저희 남편 결혼생활 15년 가까이 동안 한 번도 울어본 적 없는 사람입니다.

겉으론 자상하지만 속은 정말 강한 사람입니다. 술 먹어도 감정 제대로 안 보이는 사람입니다.


왜 그러냐고 캐물었더니 이유인 즉슨, 저렇게 웃고 있는 가족 눈에 눈물 흘리게 하면 어쩌나 싶어서 그랬대요.

사실 요새 남편은 이래저래 회사에서 여러가지로 압박을 많이 받습니다. 실적 스트레스 등등으로 흰 머리도 부쩍

많아졌구요. 대기업 계열이라 길어야 5년 내에 퇴직하게 될 것 같구요.. 그래도 모아놓은 돈도 있고 퇴직금도 제법 있으니 

굶어 죽지야 않겠지만.. 그렇게 강했던, 방파제 같았던 남편이 저렇게 울 정도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쓰럽기도 하구요.

더군다나 남편은 어릴 적 시아버님으로 인해 그다지 화목하지 못했던 가정 때문에, 항상 입버릇처럼 화목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고 연애 시절부터 말해왔어요. (그 예쁜 마음에 매료되서 결혼했지요..)

그래서 그런지 자기 때문에 가족이 불행해지는 걸 극도로 싫어합니다.

그래서 복받쳐 울더니 결국 제 품에 안겨서 잠들었네요.


한편으론, 제가 얼마나 세상 물정 모르고 남편 그늘에서 순탄하게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돼요.

갑자기 저렇게 약한 모습 보이니 저도 갑자기 막 불안해지네요.


남편 어떻게 달래주는 게 좋을까요..?










IP : 112.169.xxx.80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an
    '13.9.22 10:07 PM (119.198.xxx.136)

    ㅠㅠ 참 숙연해지네요.
    그동안 든든한 울타리 하시느라 힘드셨던 남편분께 원글님도 울타리가 되어주세요.
    어떤일이 있어도 함께 잘 할 수 있다는 확신도 주시고요. 위로와 감사도 드리고요.
    힘내세요.

  • 2. ...
    '13.9.22 10:15 PM (182.222.xxx.141)

    경제활동을 하세요. 크게 벌지 못하더라도 같이 노력하는 자세만 보여 줘도 힘이 됩니다,

  • 3.
    '13.9.22 10:48 PM (211.219.xxx.101)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남편들 안스러워요
    고맙지요
    미안하고..
    남편분에게 님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랍니다

  • 4. 약간의
    '13.9.22 11:05 PM (99.226.xxx.84)

    갱년기 증세 시작이지 싶네요.
    우울증 증세는 없는지도 체크해보셔야 해요.
    조만간 어떤 이유를 찾아서(수면장애가 약간이라도 있으면 정신과 가보자고 보채세요.)
    정신과 상담 받도록 권유하십시오.
    지금도 늦었을지 모릅니다.

  • 5. 가장의 짐
    '13.9.22 11:14 PM (175.120.xxx.143)

    어른으로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엄마는 필요하다 싶더군요....!!

    사람은 누구에게나 나름의 짐(가장)이 있고요

    남편의 눈물에 마음 아파하고 좋은 자세를 찾으려는 님의 마음가짐만으로........ 충분합니다

  • 6. ...
    '13.9.22 11:22 PM (118.38.xxx.152)

    걱정의 80%는 다가오지않는 걱정에 대한 것들.

    걱정을 내려놓으시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 7. ???
    '13.9.22 11:23 PM (110.70.xxx.154)

    http://www.82cook.com/entiz/read.php?num=1648782
    눈에띄네 님, 보름새 결혼해서 딸 둘 낳아 키우셨나요?
    http://www.82cook.com/entiz/read.php?num=1652056

  • 8. ???
    '13.9.22 11:26 PM (110.70.xxx.154)

    "한편으론, 제가 얼마나 세상 물정 모르고 남편 그늘에서 순탄하게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돼요."
    ==========================
    왜? 또 전업 까자고??

  • 9. ㅇㅇ
    '13.9.22 11:39 PM (125.179.xxx.138)

    이 글읽고 눈물 훔쳤는데 우리 남편은 옆에서 개콘 재방보면서 과자먹으면서 우왕우왕 우하하
    하고 웃는데.....뒷통수 때릴뻔요 ^^;;;;

    아유 나이만 들었지 원글님 남편님 거친세상 속의 아이 같아 마음이 짠하네요.
    그래도 원글님이 남편분 우는 모습 보듬어주고 따뜻하게 감싸 주셨으니 내일은 좀 더 힘이 날거예요.
    금슬좋게 이날까지 살아온 만큼 앞으로 더 잘 해 나가실 수 있을겁니다. 힘내요.

  • 10. ???
    '13.9.22 11:53 PM (110.70.xxx.154)

    5살 딸
    http://www.82cook.com/entiz/read.php?num=1654918
    대학생아들 둘
    http://www.82cook.com/entiz/read.php?num=1648644

    미혼 처자
    결혼할 때 학벌 얼마나 보세요?

    눈에띄네 | 조회수 : 2,580
    작성일 : 2013-09-10 00:02:15
    전 서울 하위권 정도 학교라서.. 남편은 그 이상만 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보수적이고 남자 의존적이라서 그런지 저보다 낮으면 전 조금 그러네요..

    그 이외에는 학과를 많이 봐요. 82님들은 어떠세요?


    IP : 112.169.xxx.80

  • 11. 얼씨구
    '13.9.23 12:44 AM (175.231.xxx.188)

    참 여러가지 한다
    낚시도 아주 종류별로 다 하네

  • 12. ㅎㅎ
    '13.9.23 2:50 AM (71.197.xxx.123)

    제가 저장합니다 라는 댓글 싫어하고 해본 적도 없지만, 이건 저장합니다.
    너무 재밌네요 ㅎㅎㅎㅎㅎ
    제목에 오타까지 있고. 혹시 일부러 오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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