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도로 주행 방해하는 불법주정차량에 클락션 울렸다가 보복당하신 분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그분이 잘못했다는 건 아니고.. 클락션 울리는 일에 대한 얘깁니다.
저도 운전 경력 이제 십년이 넘어갔는데요
여성운전자에 대한 무시 경시 멸시 포함한 도로 위 미친 ㄴ ㄴ들 때문에 이제는 그냥 핸들 잡으면 그 순간 부처가 되려 합니다.
안 그러면 그 스트레스로 출퇴근 편도 한 시간 정도인데, 차에서 내리면 아주 녹초가 돼 버리거든요.
상상을 초월하고 이해가 안되는 운전자들이 도로 위에 너무 많습니다. 대한민국이 점점 미쳐돌아간다 싶기도 해요.
각설하고..
그런데, 그 중 십년 전에 비해 거의 유일하다시피하게 나아지고 있는 게 있어요. 도로 위 경적 울리는 차량이 엄청 적어지지 않았나요?
트럭이나 양카, 좀비카(라이트도 안 켜고 여기저기 녹슬고 찌그러진 귀신 나올 것 같은 봉고나 다마스 종류들)를 제외하고는 어지간해서는 경적을 울리는 일이 과거보다 많이 적어진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경적을 울리는 차량에 대해서는 다른 차량들이 더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여성운전자일 경우 더 감정을 증폭시키나봐요.
자기 잘못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빵 소리 나면 휙 돌아보고
남자운전자면 혼잣말로 욕 한마다 하고 잊어버릴 일을
여자운전자면 상욕은 기본이요 앞뒤 근처에서 야리다가 미묘하게 감정 증폭(시키면서) 여차하면 폭력적으로 나오곤 하는 거 같아요.
길막 민폐차들 정말 대책 없습니다만... 저는 아 내가 차선 잘못 탔지 젠장 이러고 천천히 차선 바꿔 움직입니다.(그러다 뒤에서 저한테 빵 거리는 것들도 있죠) 클락션 울려서 본전 못뽑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거든요.
상대한테 위험에 대한 주의와 경고가 아닌
비켜, 빨리 가, 뭐해, 너 뭐야 등의 의미로 울리는 거..여성 운전자들한테는 정말 위험한 행동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클락션 울리는 거..그것도 버릇인데..(저 아는 어떤 분은 자기 차 클락션 소리를 몰라요 일년에 한번도 안 울리니까 ㅎ)
이런 저도 골못에서 부주의하게 나오면서 직진차량에 대고 빵 거리고, 진작부터 비상등 켜소 짐 내리고 실으려는 짐차 뒤에서 빵 거리고 놀이터나 학교, 아파트 단지 등에서 걸어다니는 주민들 빨리 비키라고 빵 거리고, 골목에서 자기 지나가니 옆으로 비키라고 빵 거리는 차들 보면 여자가 많다고 여기는 편견 내지는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얘기가 길어졌습니다만
클락션 울리는 일은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내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 상대를 자극하는 행동이고 거기에 우리가 여자라서 더 폭발적으로 위협을 당하게 만드는 행위인 것 같아요.
어제 오늘 글 올리신 분 놀란 마음 저 너무 이해하고요 저도 비슷한 일 몇 번 겪었어요. 아 진짜 총이라도 있었으면 총기 사고 았을 수준;;; 신고하신 건 잘하셨지만...대한민국 누구도 여성운전자들을 도와주거나 무식한 미친 운전자들을 제어하지 않기에..작은 걱정 하나 나누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