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님이 이혼했을때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ㅌㅈㅅ 조회수 : 2,895
작성일 : 2013-09-21 22:11:28
어릴적ㅡ초5ㅡ 아버지가 외도를 하셨고 엄만 저를 위한다며 이혼을 원하지 않으셨지만, 저는 알고 있었어요. 엄마의 명예를 위한 핑계였다는걸. 새로운 사랑을 잊기위해 고통받고 괴로워하셨던 아버지도 이해했었습니다. 사랑이 떠나고 신뢰가 무너진 부부관계는 가정의 불행과 뗄수없었고요.

숨막힐듯한 갈등, 정적이 어느순간 폭발해 부모님이 이혼을 결정했을때 저는 정말 좋았어요. 엄마의 자존감도 되살아나고, 아버지와 저와의 관계도 더 좋아졌죠. 지금보다 이혼이 드물고 어려웠던 시기라 주변의 이목이 없지 않았지만, 저는 엄마아빠를 옥죄던 그 무겁고 팽팽했던 압박에 더이상 질식 당하지 않아도 되어 진짜 살거 같았습니다.

아버지는 새로운 사랑과 새 가정을 꾸리셨고, 엄마는 새 인생 찾아 즐겁고 활기차게 지내세요. 물론 경제적 독립ㅡ법원에 계세요ㅡ이 확실하시고, 새 사랑에게 가정의 안위를 뺏기고 싶지않단 집착이 사실 엄마의 자존심을 더 치명적으로 해한다는걸 깨달으신 덕택이라 나중에 말씀하시더군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습니다. 아버지와는 그때도 지금도 좋고요. 제 엄마가 현명한 선택을 하셨던 것이 지금도 인생 최대의 행운이라 여깁니다.
IP : 175.253.xxx.19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물방울
    '13.9.21 10:54 PM (223.62.xxx.143)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시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신 원글님의 어머니와 아버지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계신 원글님 모두 지혜로운 분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더더욱 행복하시길! 아울러 저희 부모님께서 늘 배우자보다 가정보다 더 중요한것이 일과 직업이라고 가르치신것이 정말 진리였음을 다시한번 깨닫고 갑니다.

  • 2. 님 참 성숙하시네요...
    '13.9.22 2:20 AM (175.124.xxx.81)

    아버님이 복 많은 분이시군요^^

  • 3. ..
    '13.9.22 3:10 AM (175.223.xxx.98)

    멋진분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0193 바라다 소원하다 인내하다 기대하다 기다리다 ... 한자어 4 바니 2013/09/22 2,138
300192 이번 추석 음식 중 제일 맛있게 드신게 뭔가요 10 ^^ 2013/09/22 2,852
300191 이산가족상봉 무기한 연기, 박정권의 `종북` 깨방정이 원인 4 손전등 2013/09/22 1,293
300190 결국 엑소 미니앨범 정규1집 다 샀어요..ㅠㅠ 저 h.o.t 앨.. 12 엑소팬 2013/09/22 1,594
300189 아이폰 7.0업뎃하신분들~~ 16 몰라요 2013/09/22 2,504
300188 드라마 스캔들 어떻게 보셨나요? 6 생명과실 2013/09/21 2,322
300187 우결 정유미 예쁜가요? 8 ... 2013/09/21 16,217
300186 정말 손하나 까딱안하는 남자 노인들 많으신가요? 10 부모 2013/09/21 3,105
300185 설거지 후 마르면서 생기는 물자국... 안 남으려면? 3 밤토리맛밤 2013/09/21 5,975
300184 차례상 간소하게 올리는 집 보면 어떠세요 ? 5 보스포러스 2013/09/21 3,329
300183 죽전이나 수지 사는분들 맛있는 수제비집이나 보쌈집 알고계시면 3 .. 2013/09/21 1,604
300182 항암치료받으면 비용이 많이 드나요? 13 mm 2013/09/21 21,255
300181 이번 연휴에 정줄놓고 돈을 썼어요... 17 과소비명절 2013/09/21 5,299
300180 sbs 송포유 보고 있는데... 3 써니데이즈 2013/09/21 2,417
300179 7살 아이 시력이 나빠졌어요. 병원 추천 해주세요 1 Jenny 2013/09/21 1,411
300178 80년대 중반 팝송제목좀 알려주세요. 3 팝송이요. 2013/09/21 1,020
300177 영화 추천 해주세요 ! ^^ 14 ........ 2013/09/21 2,098
300176 좋은 늙은 호박이 생겼어요 4 호박 2013/09/21 1,167
300175 토란대물이들었는데.. 1 토란대 2013/09/21 809
300174 육수 보통 얼려놓고쓰시나요?아님 그때그때? 11 ... 2013/09/21 2,084
300173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들은.... 3 --- 2013/09/21 1,854
300172 장경동 목사 어떤분인가요? 24 궁금이 2013/09/21 8,185
300171 예쁘게 곱게 늙어간다는 게 뭘까요? 8 ㅎㅎ 2013/09/21 3,874
300170 살가운 아들은 없을까요? 12 곰돌이 2013/09/21 2,625
300169 가방추천 부탁드려요 3 미우 2013/09/21 1,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