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화장품 4종은 점성과 탄성이 다를 뿐 결국 같은 제품"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녀노소 구분없이 기초화장품을 사용할 때 마치 정해진 공식을 따르듯 습관적으로 스킨 다음에 로션을 바른다.
특히 여성은 한 발짝 나아가 스킨, 로션과 더불어 에센스, 크림 등 기초화장품 4종을 버릇처럼 차례로 사용하며 얼굴을 가꾼다.
왜일까? 꼭 그래야 할까? 다른 나라 사람들도 우리처럼 할까?
19일 화장품안전관리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화장품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 기초화장품은 점성과 탄성이 다를 뿐 내용물과 기능이 거의 같은 제품이다.
이른바 4종 세트에 들어 있는 이들 기초화장품은 유사한 원료에다 폴리머(화장품 내용물의 점성과 탄성을 결정짓는 화학물)를 어떤 식으로 섞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묽으면 스킨이고, 이어 점도가 높은 순서대로 로션, 에센스, 크림이 만들어진다. 이름만 다를 뿐 사실상 성분이 비슷한 화장품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외국에서 로션이라고 쓰여 있는 화장품의 봉투를 뜯어보면 우리나라에서 흔히 스킨이라고 부르는 맑은 액체 타입의 화장품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 기초화장품마다 순서대로 많이 바를수록 좋다는 생각은 버리고 되도록 자신의 피부에 맞는 제품 하나만 골라 쓰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를테면 로션을 발랐을 때는 괜찮은데 크림을 바르면 번들거리는 느낌이라면 로션만 바르면 되고, 로션을 바르면 당기는 기분인데 크림을 바르면 촉촉한 느낌이라면 로션은 빼고 크림만 바르면 된다는 것.
로션과 크림 둘 다 번들거린다면 에센스 하나만 선택해 사용하면 되지, 굳이 로션, 에센스, 크림 등을 모두 연달아 발라봐야 피부 위에서 뒤섞이면서 피부를 혹사하기만 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이란 책을 공동 저술한 화장품전문가 구희연·이은주씨는 "스킨-로션-에센스-크림 등 기초 4종 세트를 기본적으로 갖추고 순서대로 발라야 한다는 인식은 화장품회사들이 꾸준한 광고와 계몽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펼친 한국형 마케팅 전략의 산물일 뿐"이라고 말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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