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통령’ 김기춘

공작정치산실 조회수 : 1,530
작성일 : 2013-09-19 14:38:58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03808.html

 

채동욱·이석기 정국 요동…‘색깔’·‘공작’은 그의 전공
김재규는 ‘소’, 차지철은 ‘개’, 김기춘은 일꾸미는 ‘뱀’“우리도 남아공처럼 과거의 잘못을 모두 용서하고 화해해야 나라가 앞으로 나가지 않겠어요.”

“그렇죠. 그런데 남아공은 자기가 저지른 잘못을 먼저 고백해야 용서해준다면서요.”

“….”

어색한 침묵 속에 이 얘기는 짧게 끝났다. 김대중 정권 출범 직후 야당 의원 김기춘이 몇몇 기자들과 나눈 대화의 한토막이다. 1998년 정권교체 뒤 정치보복을 않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에도, 뒤가 켕기는 인사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가 용서받고 싶었던 ‘과거’는 무엇이었을까.

대통령 박정희는 집권 18년간 권력기관을 수족처럼 부렸다. 의원들을 발가벗겨놓고 때릴 정도로 안하무인이었던 중앙정보부는 언제든 휘두를 수 있는 박정희의 ‘칼’이었다. 1967년 대선에서 야당의 윤보선 후보가 당선되면 사살하려고 저격수를 집 근처에 배치하고, 실제 71년 대선에서 위협적인 득표력을 보인 김대중 후보의 납치 살해를 시도한 게 칼의 용도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권력은 칼만으로 유지되진 않는다. 박정희 정권 핵심부를 심층 취재한 한 언론인은 그의 용인술을 뱀, 소, 개로 요약했다. 뱀의 지혜와 술수로 뒤에서 일을 꾸미는 ‘기술자’와 머리는 좀 모자라도 소처럼 우직하게 맡은 일을 해내는 충성파,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물라면 무는 개 같은 부하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뜻이다. 김재규가 소, 차지철이 개라면, 뱀의 대표로 이후락과 함께 김기춘을 꼽았다.

유신헌법을 기초해 독재를 ‘법’으로 포장해준 그는 권력의 부침에 따라 휩쓸리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1977년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으로서 보안사를 손봤던 전력 탓에 5공 시절 검사직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을 때도 실세 허화평 청와대 보좌관에게 ‘충성 맹세’ 편지를 써서 살아났다. 노태우 정권 때 검찰총장에 발탁된 뒤엔 서경원 의원 방북사건이 터지자 예의 그 ‘능력’을 다시 발휘했다. 먹잇감은 역시 야당. 수사검사에 대한 파격적 지원 속에 김대중 총재를 불고지죄로 기소하는 쾌거를 올렸다. 검사실에서 술판까지 벌이는 이례적 배려가 주효했다. 이어 법무장관까지 지내며 승승장구한 걸 보면 역시 뱀의 지혜는 대단했다.

92년 초원복집 사건으로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았다. 웬만한 인물이었으면 그 정도로 지역감정 조장의 ‘원흉’으로 찍혔으면 모든 걸 포기하고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김기춘은 달랐다. 위헌소송 끝에 결국 검찰의 공소취소를 이끌어냄으로써 김영삼 정부에서 정치인으로 재기했다.

3선 의원까지 지낸 그가 박근혜 정부의 실세 ‘부통령’으로 부활한 뒤 정국이 요동친다. 엔엘엘, 이석기, 채동욱 등 ‘색깔’과 ‘공작’은 그의 전공분야. 대를 이어 대통령을 지키려는 그에게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 당장 문제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대통령이 두차례나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 검찰이 보충수사를 통해 상당한 물증을 추가해가고 있던 상황에서 검찰총장을 쫓아냄으로써 법원·검찰 전체에 양보 불가의 ‘마지노선’을 재천명한 것도 그의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
김이택 논설위원
사과를 요구하는 야당 대표에게 판결을 지켜보자는 대통령을 보니, 선거법 무죄가 가능하다는 보고서가 이미 올라갔는지도 모르겠다. 엊그제 판사가 “입증이 부족하다”고 했다니 벌써 효과가 나타나는 것인가.

그러나 낙관은 이르다. 우리 사회의 투명도와 국민 의식수준도 20~30년 전과는 달라졌다. 꺼지지 않는 촛불이 잘 말해준다. 첫 임기제 검찰총장이라는 거추장스런 훈장도 던져버린 채 검찰을 시녀로 만들려는 시도 역시 검사들의 반발에 역풍을 맞고 있지 않은가.
IP : 116.39.xxx.8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제승제가온
    '13.9.19 7:57 PM (175.223.xxx.122)

    사악한 환관일 뿐이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0301 인테리어 순서 문의 드립니다. 3 마루와 싱크.. 2013/09/22 1,295
300300 독립하는데요, 확정일자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3 궁금 2013/09/22 945
300299 이영돈pd 예전김영애황토팩사건 진실은 뭔가요?? 8 .. 2013/09/22 5,807
300298 초등 고학년 가구 추천 부탁드려요. 초등 고학년.. 2013/09/22 1,256
300297 이정도면친구네재산이어떤지궁금합니다. 11 인간의조건 2013/09/22 4,494
300296 스웨덴은 왜 1인가구가 60%나 될까요 11 2013/09/22 5,440
300295 오늘 소래포구 가지마세요 6 질렸음 2013/09/22 5,168
300294 아이들 고,대딩 자녀 키우시는 분 들 저축이 되시나요? 4 노후걱정 2013/09/22 2,476
300293 지난주에 이어 지드래곤나오나 음악중심 보고있는데.. 2 뎁.. 2013/09/22 1,655
300292 50대 친정엄마 핸드백 추천 좀... 9 핸드백 2013/09/22 7,643
300291 라텍스 5cm 짜리 메트리스 3 방실방실 2013/09/22 2,281
300290 다시마에 곰팡이가 피었어요 먹어도 되나요? 2 다시마 2013/09/22 2,363
300289 이혼 후 주민등록등본에는 어떻게 나오나요? 5 가을 2013/09/22 38,432
300288 된장에 곰팡이 난 거 1 곰팽이 2013/09/22 4,668
300287 박대통령지지율 숫자랑 겹치는 숫자가 채동욱총장,,, 9 묘한 2013/09/22 1,566
300286 카라멜 마끼야또 1 ^^* 2013/09/22 1,799
300285 장터 이용에 대한 건의 2 화장터 2013/09/22 926
300284 부산에 무슨 일났어요?? 바람이.. 2 바람 2013/09/22 2,988
300283 곰팡이 있던 밥솥 어떡할까요 ㅠ_ㅠ 18 ... 2013/09/22 24,565
300282 ebs에서 골때리는 영화를 하는데 줄거리가 이해가 안돼서요..... 2 지금 2013/09/22 2,430
300281 실직후 날 위로한다는 말이 6 .. 2013/09/22 2,687
300280 오래된 카세트테이프 1 청소 2013/09/22 991
300279 라텍스배개 세탁방법 좀 알려주세요. 3 ... 2013/09/22 2,318
300278 지금 홈쇼핑에서 제빵기가 나오는데 11 빵빵 2013/09/22 3,645
300277 사촌간 동갑일때 호칭 질문좀 드릴께요. 12 저.. 2013/09/22 8,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