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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생은 거대한 역설인 것 같습니다.

오후 조회수 : 14,038
작성일 : 2013-09-18 15:10:43


조카 옷 사러 가야 하는데
잠깐 게시판 들어왔다가 그냥 한 글자 남기고 싶네요.


인생이 제법 괜찮을 땐
그걸 몰라서 불평이 많았어요.
삼십대 아파트 전세 살 때는
누구는 어디 집 샀는데..
누구는 차 뭐 타는데,
어디로 여행가는데... 이러고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가지고 있는 것들 조차 잃고 
그냥 건강한 몸땡이 하나,
한달 겨우 먹고 사는 
계약직 직장 하나만 남아
빌라 월세에서 혼자 사는 
사십대 초반입니다.
심지어 가정까지 사라져
연휴 시작인데 
집에서 기름냄새 하나 풍기지 못하네요.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감사를 안 해서
감사할 게 없어지고 나니
이제야 감사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런 날 누가 전화라도 해 주니 감사하고
저보다 더 가난한 친구가
저한테 줄 추석 선물을 샀더라구요.
그것도 감사해서 눈물이 핑 돌고
조카에게 뭐라도 사 줄 수 있다는게
또 감사합니다. 


형편이 여기서 좀 더 나아지면
저는 또 감사를 잊게 되겠죠.
그래서 많이 가진다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일까..그런 생각을 해요.

행복해 지고 싶지만
한편 두렵기도 합니다.
행복을 쥐고나면 그게 행복인걸
바로 잊어버리게 되니까요. 

인생은 거대한 역설이 끝없이 변주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두려울 것도 없고
걱정할 것도 없어요.
잃으면 또 얻는게 반드시 있으니까요. 

이제 선물 사러 가야겠어요. 
다들 편안한 추석 되세요. 



IP : 59.6.xxx.230
5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잠깐 쉬다..
    '13.9.18 3:15 PM (211.207.xxx.46)

    함께 힘내요
    글을 보니 마음이 숙연해져요

  • 2. 구절초
    '13.9.18 3:23 PM (39.7.xxx.213)

    공감가는 글이네요..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나가요.. 원글님도 가족들과 많이 웃는 명절 되시길..

  • 3. 눈물
    '13.9.18 3:34 PM (175.223.xxx.106)

    나는 글이네요
    진짜 돈이 없어서 여기 저기 대출해야 하는데 찔끔 찔끔 일이 들어오니 감사해요

  • 4. 공감합니다
    '13.9.18 3:41 PM (110.10.xxx.68)

    좋은 글에 감사드려요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 성경구절이 떠오릅니다, 교회는 안 다니지만...

  • 5. 허바나
    '13.9.18 3:42 PM (121.162.xxx.155)

    건강한 몸 이거 하나 만으로도 너무 감사하죠.
    젊을땐 젊음을 모르고~
    원글님 날씀이 맞심

  • 6. 백김치
    '13.9.18 3:42 PM (223.62.xxx.33)

    그래서 인생 참 만만챦다 싶어요~
    힘내시고요ᆢ가격대비 훌륭한 선물 찾아내시길 바래요^^
    받는 이들도 행복 가득하길요~!!!

  • 7. 원글님 좋은 말씀 덕분에
    '13.9.18 3:55 PM (118.221.xxx.197)

    감사한 마음으로 추석을 보낼 수 있을 거 같아요.
    조카옷 예쁜 거 고르세요~ ^^

  • 8. 맞아요
    '13.9.18 3:56 PM (218.209.xxx.49)

    풍족할땐 늘 부족한듯 해서 불만만 있었는데 모든걸 다 잃고 바닥을 쳐본후엔 아주 작은것도 소중하고 감사 하더라구요.

  • 9. 원글님감사
    '13.9.18 4:08 PM (39.121.xxx.118)

    오늘 꾸뻬씨의 행복한 여행이란 책을 읽었는데 그 한권책보다 님글이 더 마음에 와닿네요..
    여기 깨달음비 내고 갑니다^^
    매순간순간 행복하세요~

  • 10. ㄷㄱ
    '13.9.18 4:13 PM (121.188.xxx.144)

    이런글 덕분에
    제가 82에 옵니다

  • 11.
    '13.9.18 4:15 PM (119.193.xxx.224)

    인생이란 거대한 역설의 끊임없는 변주...
    정말,드라마틱한 인생사...
    두려움보다는 기대로 맞이해야겠어요.^^

  • 12. ...
    '13.9.18 5:15 PM (180.180.xxx.55)

    이런 글솜씨를 가지신것도 감사해야 할 일이죠^^

  • 13. 그러게요
    '13.9.18 5:30 PM (123.99.xxx.180)

    감사할게 많을때는 불만이 더 많았는데
    감사할게 별로 없는 지금이 예전보다 마음은
    더 편한것같기도 하네요..
    그러다 문득문득 온갖 걱정과 욕심이 올라오기도하고...

  • 14. 감사해요
    '13.9.18 5:58 PM (211.58.xxx.120)

    감사 할 줄 알게 해 줘서요 ^^

  • 15. 고맙습니다
    '13.9.18 7:14 PM (49.183.xxx.179)

    생각지도 않게
    부처님 말씀이라도 본 듯 하네요.

  • 16. 아..
    '13.9.18 7:14 PM (203.125.xxx.162)

    저 자신을 뒤돌아 볼수 있게 해주신 글.. 정말 감사합니다.
    님의 혜안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네요. 참.. 인생이라는게 뭔지..

  • 17. ㅇㅇ
    '13.9.18 8:03 PM (110.70.xxx.224)

    요즘 제 상황이 그렇습니다
    공감합니다

  • 18. 인생은 역설
    '13.9.18 8:18 PM (223.33.xxx.21)

    참 맘에 와닻는 글이네요 감사해요 인생의 값진 희생을 치루시고 얻은 보석상자를 같이 열어본 기분이예요

  • 19. ...
    '13.9.18 9:58 PM (122.35.xxx.141)

    울면서 읽었어요. 제가 요새 마음이 지옥이거든요.남들이 보기엔 평온한 일상이지만 기쁨과 감사가 없는 생활..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듭니다 감사해요

  • 20. 부러워요
    '13.9.18 10:10 PM (124.55.xxx.172)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과 글솜씨....

    감사하기 시작하면 좋은일이 몰려온답니다.앞으로 행복한 일 많이 맞이하실거예요 ^^

  • 21. 난중에
    '13.9.18 10:11 PM (58.229.xxx.158)

    응어리진 마음의 아픔도, 사연도 여기다 털어놔 주세요. 님의 담담한 글이 감동적이면서 웬지 저미는 아픔이 있네요

  • 22. 감탄
    '13.9.18 10:14 PM (210.117.xxx.209)

    저와 상황이 비슷해요 객관적으로는경제적 상황이 매우 나빠졌지만 제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
    풍요로워졌거든요
    저도 가지고 있다가 잃은게 많은데 무엇이 소중한지 이제야 알게되었어요
    원글님의 이 글도 저한테는 참 감사합니다

  • 23. ..
    '13.9.18 10:31 PM (39.7.xxx.163)

    잊고 사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4.
    '13.9.18 11:10 PM (223.62.xxx.126)

    댓글 한번도 써본적없지만 너무너무 동감합니다 저도 나락으로 떨 어져보니 그나마 내게남아있는것들ᆢ지금껏 지내올수있었던 요행을 감사하게 생각하거든요 ᆢ

  • 25. 감사
    '13.9.18 11:15 PM (175.118.xxx.181)

    정말 좋은글이에요. 그리고 공감합니다.
    글솜씨가 좋으세요~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이 글 마음에 세기고 행복하게, 감사하며 살께요^^

  • 26. 인생
    '13.9.18 11:17 PM (1.236.xxx.84)

    좋은글을 읽으면 동감할수있음에 감사해요^^~~~생각의 깊이가 깊어지는글 감사합니다

  • 27. ..
    '13.9.18 11:30 PM (110.13.xxx.127)

    인생에 정답은 없다지만
    인생의 비밀열쇠는 '감사' 같아요.

  • 28. 동감
    '13.9.19 12:00 AM (118.36.xxx.141)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29. 정말
    '13.9.19 12:03 AM (14.32.xxx.84)

    좋은 글이네요,,두고두고 새겨보고 싶은 말씀입니다.

  • 30. 둥둥
    '13.9.19 12:08 AM (118.33.xxx.27)

    잠안자고82 들어와서 좋은글 봅니다

  • 31. 명언이십니다.
    '13.9.19 12:18 AM (24.103.xxx.168)

    오늘 많이 배웁니다.

  • 32. 역설적이니까
    '13.9.19 1:11 AM (175.117.xxx.38)

    지쳐 포기할수도 있지만 오히려 반전을 기대하며 힘낼수 있다 하시니 공감합니다
    같이 씩씩해집시다~

  • 33. 감사해요.
    '13.9.19 2:11 AM (77.119.xxx.210)

    이런 글 큰 추석선물이네요. 자주 82에 글 써주세요.

  • 34. 온더로드
    '13.9.19 2:31 AM (58.145.xxx.214)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더 많아진다 더군요! 항상 행복하시길 바래요~

  • 35. satirev
    '13.9.19 3:09 AM (211.207.xxx.204)

    ^^......

  • 36. 그리워하다.
    '13.9.19 3:57 AM (24.103.xxx.168)

    한국을 떠날때는 몰랐는데......머나먼 타국땅에서 10년 이상을 살다보니.......
    이제는 한국에 가서 살고 싶어요 이런것도 거대한 역설에 해당될까요.
    추석때가 되니.......형제들도 보고 싶고......공기좋은 곳에서 살지만.....뭔가 허(?)한 느낌입니다.
    언제나 이방인(?) 외계인 취급받는거 같고..............파란 눈동자의 백인들과 눈맞추며 얘기하는 것도
    사실 피곤하고요........우리 아이들이 한국 놀러가면 저랑 같은 느낌이 되겠죠...

  • 37. 저도 눈물이
    '13.9.19 8:27 AM (223.33.xxx.110)

    나네요. 명절 아침 고단한 맏며느리라 심사가 많이 꼬이고 불편했는데...
    님 말씀에 위로를 받고 갑니다

  • 38. ...
    '13.9.19 9:04 AM (211.218.xxx.215)

    감사합니다
    마음의 양식으로 삼겠습니다

  • 39. 감사합니다
    '13.9.19 9:48 AM (211.246.xxx.24)

    메모장에 저장해두고 내자신이 오만하다 느껴질때 꺼내어 읽겠습니다.

  • 40. 추석 아침에
    '13.9.19 10:16 AM (221.144.xxx.209)

    보물을 건졌네요.
    훌륭한 글 감사드리며
    우리 항상 감사하는 마음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보아요

  • 41. 감사
    '13.9.19 10:34 AM (60.241.xxx.16)

    저도 느낀 걸 님도 느끼셨군요,
    잃어야 그거의 소중함을 알게 되니...
    가지고도 감사함을 알아야하는데
    그걸 아이들에게 알려주려고요

  • 42. sesat05
    '13.9.19 10:56 AM (118.217.xxx.196)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

  • 43. 노랑 2
    '13.9.19 11:14 AM (60.10.xxx.246)

    글솜씨가 너무 좋으세요. 가끔 좋은 글 남겨주세요.
    사랑합니다.~~~

  • 44. 리아
    '13.9.19 12:13 PM (39.7.xxx.68)

    좋은글 감사합니다

  • 45. 명절날에
    '13.9.19 12:18 PM (118.41.xxx.232)

    좋은글 고맙습니다. 너무 좋은글이예요

  • 46. 젠2
    '13.9.19 12:25 PM (1.237.xxx.66)

    인생에 대한
    좋은 글 만나 저장합니다

  • 47. ...
    '13.9.19 12:54 PM (211.36.xxx.251)

    보고싶어서 전화걸고 만나고했지만 역시나...
    역설 공감해요 지금의 나에게 집중해야겠죠

  • 48. ....
    '13.9.19 1:01 PM (175.223.xxx.193)

    좋은 얘기 감사합니다.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 49. 감사..
    '13.9.19 1:47 PM (75.72.xxx.10)

    가슴이 뜨거워지는 글이네요..전직 작가였는데 사실 남의 글에 잘 감동안받는데 이글을 보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네요.. 감사합니다 원글님 같은 분의 글을 읽게되어서..

  • 50. 아픔
    '13.9.19 2:35 PM (121.148.xxx.52)

    이 느켜져오는 글인데...
    좋은글 감사해요..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보게 하네요...

  • 51. 주디톡톡
    '13.9.19 2:38 PM (110.70.xxx.121)

    사실 어젯밤에 읽었는데 오늘 다시 찾아 읽었어요. 인생 더럽게 재미없고 별거 아닌듯 하다가도 어느 순간 특별하고 살 만하다 느껴져요. 그래서 쭉 살아가는거겠죠. 행복하세요~

  • 52. 토종키작은하얀민들레
    '13.9.19 3:22 PM (14.32.xxx.195)

    고마운 마음에 로그인했습니다.
    포근한 달님볼 때마다
    추석날 이 글 받은 기억
    되새길껍니다..

  • 53. 혜안이
    '13.9.20 4:23 AM (2.223.xxx.155)

    있으신 분이네요. 글 실력보니 작가이신가 싶어요. 앞날에 더 좋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힘내시고 화이팅!

  • 54. 아~~하!!
    '13.9.20 10:55 AM (116.120.xxx.49)

    재수하는 아들한테 보여줘야겠어요

  • 55. ...
    '13.9.21 3:54 AM (1.253.xxx.39)

    지금 가진거에 감사하며 살아야 겠어요... 맨날 불평불만만 했었는데.

  • 56. 하하하
    '14.1.7 4:35 PM (175.209.xxx.22)

    ♥지금 가진것에 감사하며 살고싶게하는 좋은 글이네요

  • 57. 맞아요
    '17.10.11 11:55 AM (222.112.xxx.177)

    이게 바로 인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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