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채군의 아버지 전상서’ 칼럼에 분노의 패러디 쇄도
진중권 “변태도 이런 변태가..”…김완 기자 “최영해 아버지 짖어보라, 멍멍
채동욱 사태’와 관련 해당 아동의 개인정보 불법 취득,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동아일보>의 논설위원이 17일 ‘창작물’ 형식을 빌어 ‘채동욱 아버지 前 上書’란 제목의 칼럼을 써, 인권침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SNS에서는 동아일보와 해당 논설위원에게 보내는 전상서 패러디가 이어지고 있다.
최영해 논설위원은 “뉴욕에서 아버지를 사랑하는 아들 올림”이라고 가상 발신인을 적고 “이 칼럼은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엄마의 말을 듣고 자라온 아이의 입장에서 쓴 창작물”이라고 전제를 붙였다.
칼럼에서 최 논설위원은 “아버지, 미국에 온 지도 벌써 보름이나 됐네요. 태어나서 이렇게 비행기를 오래 타 보기는 처음이에요. 저는 뉴욕의 초등학교 5학년에 들어갔답니다”라며 “어머니는 8월 마지막 날 저를 비행기에 태우면서 “아버지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미국에서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한참 우셨어요. 진짜로 열심히 공부해서 아버지처럼 존경받는 사람이 될 거예요”라고 적었다.
또 최 논설위원은 “아버지가 검찰총장이 된 후 우리 가족은 사실 조금 피곤했어요”라며 “여의도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할 때 서울 삼성동에서 도곡동으로 이사를 갔고, 거기서 다섯 달만 살다가 다시 미국까지 왔잖아요. 어머니와 떨어져 이모와 함께 뉴욕에서 사는 게 불안했지만 아버지처럼 높은 사람이 되려면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눈물을 꾹 참았답니다”라고 썼다.
이어 “아버지가 저 때문에 회사에 사표를 썼다고 한 친구가 페이스북에서 알려줬어요”라며 “그 친구는 한국에 아버지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러던데, 그게 사실인가요? 간첩 잡는 아저씨들이 지난해 선거에서 못된 짓을 하다가 아버지에게 걸려 혼났다고 어머니가 그러던데, 그 일 때문에 그러는 건가요? 힘없는 전두환 할아버지 재산을 너무 많이 빼앗아서 아버지를 미워하는 건 아니에요? 매일 밤늦게까지 고생하는 아버지에게 큰 상은 못 줄 망정 왜 저를 갖고 이렇게 난리인가요?”라고 일련의 사태를 암시했다.
최 논설위원은 “어머니는 저에게 “당장은 떨어져 살지만 언젠가 아버지와 함께 살 날이 올 것”이라고 늘 얘기하곤 했죠. 우리 가족은 평화롭게 잘 살고 있는데, 왜 사람들이 자꾸 수군거리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라며 “아버지가 예전에 부산에서 어머니를 만난 것까지도 트집을 잡는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네요. 아버지, 어떤 사람들은 제가 진짜 아버지 자식이 맞는지 머리카락 뽑고 피도 뽑아 검사해보자고 한다는데 정말 미친 사람들 아닌가요? 이모가 그러는데 어머니는 그것 때문에 울고불고 야단이었대요”라고 적었다.
그는 “아버지, 근데 전 진짜 피 뽑는 것은 싫거든요. 사람들은 제 피와 아버지 피가 같다는 것을 왜 조사하려고 하나요? 검사 뒤엔 유전자가 조작됐다느니 하면서 또 시비를 붙을 수 있잖아요. 아버지, 그래서 그러는데 저한테 피 검사 하자는 얘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만에 하나 피 검사가 잘못돼 가지고 저하고 아버지하고 다르게 나오면 그 땐 어떡해요? 하루아침에 아버지 없는 아이가 돼 버리잖아요. 여태껏 아버지라고 부르지도 못했는데,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 있을 땐 아버지라 부르지 않겠다고 약속할 테니까 제발 제 부탁 좀 들어주세요”라고 호소하는 것으로 칼럼을 끝맺었다.
해당 칼럼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회자되며 비난이 쏟아졌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뒤집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세상에 변태도 이런 변태가....”, “최영해 논설위원, 실성하셨나요? 아니면 회장님 닮아서 주사가 심하신 건가....”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진 교수는 “발상과 창작의 유치함은 유쾌한 폭소를 자아내나, 인권유린과 아동학대는 불쾌한 분노를 자아낸다”며 “모순적 감정의 공존..... 아, 그로테스크합니다. 아무튼 대한민국 신문사상 최고의 문제작(?)이 될 거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듯”이라고 혀를 찼다.
이어 칼럼의 의중에 대해 진 교수는 “본인이 친자임을 주장하고 나서지 않는 이상,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유일한 길은 유전자 검사”라며 “하지만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어머니 입장에서 제 자식의 피를 뽑아 남에게 줄 이유는 어디에도 없죠. 그게 답답한 겁니다. 그래서 소설을 쓴 거죠”라고 꼬집었다.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전상서 패러디. ⓒ 페이스북
트위터에는 “동아일보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전부 고자라면서요? 자식이 있는 사람들은 전부 혼외자식이라던데.... ※이 트윗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쓴 창작물입니다”(Real*******), “김순덕 "내가 이 구역의 미친 X이다." 최영해 "아니거든? 오늘부터 나거든?"”(so_*****), “아버지, 오늘 니네 아버지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냐고 제 친구가 페이스북으로 물어왔어요. 아버지가 신문에 소설을 써서 전 국민이 아침부터 미친듯이 비웃었다는데 사실인가요? 제발 그 글 좀 내려주세요. 아버지 땜에 내가 시발 존나 병신됐...”(ela****), “이제 동아일보 논설에 팬픽만 올리면 되는 거냐”(qui*****),
“동아일보가 문학지로 변신하여 활로를 찾는 모양이다”(yi_z*****), “이리 빅히트를 치고 있는데 정작 동아일보 트윗 계정은 최영해씨 글을 트윗하지도 않았네, 창피해요?”(de_c****), “최영해 아버지 前上書. 아버지, 오늘자 동아일보에서 아버지가 쓰신 글을 읽었습니다. 정말 왜 그러세요. 그런 글은 제가 사드렸던 자물쇠 달린 키티 일기장에 쓰시라고 했잖아요. 자꾸 이러실 거면 어디 가서 우리 아버지라고 말씀하시지 마세요. 쪽팔려요”(anin*********), “뭐라 논평하려고 궁리하다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이처럼 기막힌 글은 처음 보았기 때문에. 전에 조선을 하이에나에 비유했는데 미안할 지경이다. 동아일보 승!”(win******), “국정원 : 내가 병신이다! /이석기 : 웃기지 마라! 나다! /조선일보 : 나를 빼놓고 병신을 논하지 마라! /동아일보 : 최영해 칼럼을 읽었느냐?! /국정원, 이석기, 조선일보 : 혀... 형님!!!”(Nud******)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미디어스>의 김완 기자는 해당 칼럼을 패러디해 <최영해 아버지 前 上書 ‘개와 언론은 구별되어야 합니다’>란 제목의 창작칼럼을 올렸다(☞ 패러디 창작칼럼 전문 보러가기).
최영해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빌어 김 기자는 “아버지가 논설위원이 된 후 우리 가족은 사실 조금 피곤했어요. 지난 해 겨울 대선에서 경합을 할 때 아버지가 줄을 잘 못 서 사단이 나는 게 아닌 가 조마조마했고, 대통령 바뀌고 여섯 달이나 살았는데 아직도 종편은 개판이잖아요. 하루하루 자본금 까먹으며 방송하는 게 불안하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논설위원이라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니 언론사 평판 같은 건 개나 줘버리고 밥이나 먹고 살면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을 꾹 참았답니다”라고 비꼬았다.
또 김 기자는 “아버지, 그러니까 동아일보에서 뽑혀 나가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충성심을 고하세요. 전 진짜 없이 사는 것은 싫거든요. 사람들이 아버지의 피와 사주의 피가 같다는 것을 궁금해 하면 까짓것 피까지 뽑아 바치세요. 검사 뒤엔 ‘그래도 넌 편집국장이 될 수 있으니, 없으니’ 하면서 또 시비를 붙을 수 있는데 그래도 어금니를 꽉 깨무세요. 아버지가 얼굴에 셀프 오물을 뒤집어쓰며 기명으로 이런 퍼포먼스까지 했는데 뭐 어떻습니까. 만에 하나 아버지의 글이 잘못돼 가지고 동아일보는 언론이 아니다라고 나오면 그래도 뭐 어떻습니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여태껏 아버지를 언론인이라고 부르지도 못했는데, 앞으로도 다른 사람이 있으나 없으나 언론인이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그리고 아버지 제발 제 부탁 좀 들어주실래요? 짖어보세요. ‘멍멍’”라고 적나라하게 풍자했다.
김완 기자는 국민TV라디오 ‘노종면의 뉴스바’에서 매주 월요일 ‘특종의 진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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