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원래부터 저녁 7시까지 일하는 걸로 정해져 있었어요.
부하직원중에 신혼인 사람이 하나 있는데
아침부터 웬일인지 미간에 오만상을 짓고 심술보처럼 입술을 내밀고 험상궂은 표정으로 있더라구요.
다른 직원한테 그 직원에게 무슨 일 있느냐고 물으니
아침에 올때는 별다른 일 없었던 것 같다고 하네요.
뭔 일을 시키니까 발걸음 하나 떼는데 3초 정도 걸려요.
그러면 대략 1미터 가는데 6초 정도 걸리는거죠.
다른 사람이 말을 걸면 완전 생 까고 얼굴 푹 숙이고 카톡만 하고 있어요.
근무.. 당연히 하나도 안하고 있는거나 마찬가지.
다른 직원만 일을 하는 셈이죠.
그렇게 뭔 시위를 하는건지 뭔지 그러고 있길래
무슨 일이 있냐, 얼굴이 왜 그러냐.. 그러니 매몰차게 '아니예요.. ' 이 한마디...
그런데 왜 얼굴표정이 그래? 그러니깐 '그냥 있는거예요.' 이러네요.
정말 그 얼굴 사진한번 찍어주고 싶더라구요.
자신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꿈에도 모를 듯.
그렇게 입이 댓발이나 나와서 일도 하나도 안 하고 있더니
오후 4시 되니깐 저 집에 가야겠어요. 힘이 하나도 없어요. 이러네요.
"제가 몸이 안좋은데 죄송하지만 오늘 일찍 퇴근하면 안될까요?
갑자기 말씀드려 죄송합니다."
이런 모범답안을 바란 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요?
그래 가봐라..
휭~ 떠났네요.
그 직원.. 남편하고 시댁에는 언제 가고 친정에는 언제 가고..
이런 계획 미리미리 다 세워 놓았을거라고 봐요.
힘이 없기는..
건물 나가면서 힘이 팍 생기면서 추석 연휴 잘 보낼거라는데 한표 합니다.
오늘 하루 종일 지은 그 험상궂은 표정은
모두 일찍 가고 싶어서 지어낸 거일듯..
남아서 일을 더 한 직원들만 불쌍하지요.
정말 어떻게 잘라야 할지 추석 연휴 동안 고민 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