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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명절스트레스 영영~ 안녕했죠.

스마일 조회수 : 5,701
작성일 : 2013-09-17 18:36:05

이혼했어요..ㅋㅋ

40넘은 남푠이 처자식두고 가출해서 본가에 들어갔을 때,

너무도 따뜻하게 품어주는 그 부모덕에 더 이상 집에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암튼.. 총총...

결혼 딱 10년 되니까.. 이제 막 환갑된 시모는,

하나하나 니가해라.. 니가해라 다 넘겨주데요... 마지막 추석엔,

음식장만 다해놓고 손씼고 나오니..

남편은 침대에서 집에서 싸들고온 책 읽다가 잠들었고,

시모는 옆에사는 시누네 놀러가고..

시부는 제 딸 데리고 마트로 놀러갔다고...

텅텅 빈 집에서 이게 뭔가 싶더라구요.

남편이랑은 남보다도 못하게 살고 있었는데... 힘들다고 얘기하면, 오지말라고 했었거든요.

그래도 꾸역꾸역 가서 식모보다 못하게 일했던 건.. 그래도 도리를 하고, 나중에.. 그러니까 이혼 말이 나올 땐 내편을 좀 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는데...ㅋㅋ

'니가 그런건 잘 했다치고...' 라고 그냥 한마디로 10년 손이 개고생하며 낯도 모르는 지네 조상 제사상 차려준거 일갈하더라구요..ㅋㅋ

암튼.. 그렇게 추석 지내고,

다음 설은 이혼하고 혼자 원룸 얻어 멍하니 살던 때에 맞았어요.

1500원짜리 김밥 2줄사서 달랑달랑 집에 들어가는데 동네떡집에 줄서있는 여자들 보면서...

참 행복했어요.

전 설이나 추석명절엔 일부러 재래시장 가서 명절장보느라 부산하나 사람들 사이로 유유자적 이집저집 내놓고 시식하라는 송편이나 집어먹으며 즐거워하죠...^ ^

밤이 새도록 송편 빚어보고, 만두 빚어본 사람만 알수 있는 행복이예요.

아침에 차례상 차리면서.. 시집에 있는 딸에게 전화해서,

차 밀리기 전에 아침먹고 빨리 나서라며 재촉하던 시부...

딸이 오고 점심먹으며 술을 꺼내는 시모..

모처럼 우리식구 모였는데 꼭 친정을 오늘 가야하냐며 신경질을 부리던 시부..

기대도 뭐도 다 포기했던 결혼 2~3년째부턴.. 그냥 니네 맘대로 해라.. 했어요.

차로 30분도 안되는 시집엘 전날 장봐서 가서 꼬박 밤새며 음식준비하고.. 아침에 일어나 차례지내고, 시누 기다려 상차려내고.. 또 상차려내고, 자고... 또 상차려내고...

삼겹살에 오리고기에 온 거실바닥에 기름을 튀어가며 술먹고 진탕 놀다가 시부랑 남편은 술취해서.. 시모는 내딸데리고.. 시누부부는 '수고해~~'하며 집으로 가버리고..

그 난장판을 3시간 넘게 치우고..

소주를 원목마루 바닥에 붓고 싹싹 닦아내며 제가 느꼈던 그 더러운 감정들은 아직도 엇그제 같지만..

그래서 지금은 이 호젓함이 행복하고 또 행복합니다..

일하느라 오늘 하루종일 먹은게 커피한잔 뿐이지만.. 그래도 행복하고,

시집살이로 망가진 몸 때문에..

추석이 지나면 뇌하수체호르몬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또 가려하지만...

괜찮습니다.

살아나왔으니까요...ㅋㅋ

IP : 121.161.xxx.55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17 6:43 PM (121.141.xxx.92)

    원글님이 행복하시면 그걸로 만사형통이죠. 우리 모두는 행복하려고 사는 거잖아요.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딸(손예진)에게 라디오 방송 중에 '네가 행복해야 온 세상이 행복하다'던 아버지(김갑수)의 말이 떠오르네요. 응원합니다. ^^

  • 2. ...
    '13.9.17 6:46 PM (211.246.xxx.78)

    그런 거지같은현실을 탈피하신거를 진심 축하드립니다 이젠 맘껏 즐기세요 님만을 위해서...
    외로움쯤이야 술한잔먹고 자면 싹 달아납니다~ㅎㅎ
    화이팅!

  • 3. ....
    '13.9.17 7:10 PM (1.235.xxx.146)

    느꼈던 더러운 감정들.....
    저는 무엇인지 알아요
    원글님 행복하세요

  • 4. 제가 다
    '13.9.17 7:35 PM (118.91.xxx.35)

    날개달고 훨훨 날아다니는듯한 자유를 느끼네요.^^ 늘 건강하시고 해피해피라이프!!

  • 5. 플럼스카페
    '13.9.17 7:48 PM (211.177.xxx.98)

    글에서.후련함이 진짜 느껴지네요.행복하세요^^

  • 6. 아~~
    '13.9.17 7:56 PM (14.52.xxx.197)

    눈물나게 부럽네요ㅠㅠ
    자식이 뭔지...
    언제까지 이렇거 살지

  • 7. .....
    '13.9.17 7:57 PM (220.89.xxx.245)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8. 일부러 로긴
    '13.9.17 8:02 PM (175.223.xxx.79)

    일도 결혼도 내 자신의 영혼과 몸이 망가지기 전에 나를 지켜야 한다는 걸 느낍니다. 내가 맘고생 몸고생 하는 것 .. 나 말고는 아무도 몰라요. 제 친구같아 또 저같아 응원하게 됩니다. 화이팅!!

  • 9. 저두 일부러 로긴
    '13.9.17 8:09 PM (112.187.xxx.191)

    맛있는 것도 사다 드시고
    명절 편안히 보내세요

  • 10. ...
    '13.9.17 8:17 PM (118.42.xxx.151)

    돈 열심히 벌고, 온전히 님 자신을 위해 예쁘게 사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 11.
    '13.9.17 9:07 PM (175.192.xxx.241)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다 겪어보셨으니 이보다 더한 일은 세상에 없을겁니다.
    행복하시구요!

  • 12. 샤랄
    '13.9.17 9:28 PM (125.252.xxx.59)

    마지막 살아나왔다는 말은 슬프네요

    건겅이 안좋으신거 같은데 잘 추스리시고 여유 만땅 행복 한가득 연휴되세요

    모든 주부싀 로망 자유인이시네요^^

  • 13. ..
    '13.9.17 11:15 PM (122.32.xxx.229) - 삭제된댓글

    건강 잘 챙기시고,행복하세요~^^

  • 14. !!!
    '13.9.17 11:17 PM (114.204.xxx.217)

    저도 원글님이 느꼈던 그 더러운 감정을 압니다.

    이제 행복하세요.
    건강 하시구요.
    그리고 행운과 축북을 빌어 드립니다.

  • 15. 응원합니다!!!
    '13.9.18 8:23 PM (39.118.xxx.88)

    후아~~~ 제 속이 다 시워~언 해지네요!!!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 진정 행복하실 일만 남았네요.
    앞으로 하시는 모든 일 다 잘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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