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의 서울대, 과학고 글 읽고
어제 제가 만난 아이 생각이 나서 글 한번 올려봐요.
어제 저녁 남편 친구들 모임이 있어 남편들만 보내고,
저랑 아이는 남편친구네서 그집 엄마랑 아이랑 시간을 보냈어요.
저녁 먹을 겸, 아이들 놀리자고 근처 새로 생겼다는 키즈카페를 갔는데
가 보니, 근사한 레고카페더라구요.
키즈카페는 몇번 안 가봤지만,
제가 다녀본 울동네 키즈카페 분위기가 전혀 아니고, (전 촌에 살아요ㅠ_ㅠ)
좀 비싸보이는 어른들 카페 분위기에 (가격도 사악ㅠ_ㅠ)
유리벽에 원목 책상이 쭉 둘러진 레고 놀이방이 한쪽에 있고,
지도, 감독해 주시는 젋은 남자선생님도 계시더라구요.
울 애나 친구네 애나 3살, 4살이라 레고를 알 나이는 아니고;;
장난감 자동차 좀 타고, 레고 기차놀이 좀 하고,
듀플로였나? 그냥 이게 블럭인가보다 하고 노는 정도였는데
거기서 정말 범상치 않은 꼬마를 만났어요.
대개 거기서 레고를 즐기는 아이들은 좀 큰 애들이었는데
이 아이는 꽤 작더라구요.
차분하게 생겨서는 카페에 혼자 조용히 들어와
방 안에 자리 잡고 앉아서 레고 조립을 시작하는데
정말이지, 집중력이 어마어마!!!!!
제가 우리애랑 블럭쌓고 놀면서 보니
한 1시간 가까이를 꼼짝않고 앉아서 레고만 하더라구요.
잘 모르는 부분 있다고 선생님 부를 때 빼고는
엉덩이 한번 안 떼고, 물 한모금 안 마시던 걸요.
시끄럽고 산만한 남자애들만 보다가
그런 애를 바로 앞에서 보니, 정말 신기했어요. ㅋㅋㅋ
너 진짜 어려워 보이는 거 한다, 잘하는구나, 멋지다
폭풍칭찬 해주면서 친한 척하고, 몇살이야? 물어봤더니 6살이라더군요.
헉!!!! 6살에 이게 진정 가능한 건가요???
제가 레고 이런 거 잘 모르지만,
어른들도 어렵다 싶게 자잘한 부품 가지고, 설명서 봐가면서 만드는 건데
도시 사는 6살은 다 이런가,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
대문글 보니, 다시 그 꼬마가 생각나요.
어릴 때부터 차분하고, 초능력스러운 집중력 있는 꼬마들이,
초중등 가서 수학, 과학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다가
과학고, 서울대 가는 거 아닐까 싶어요.
물론 그 글에 달린 것처럼 아이 부모님들도 남다르실 것 같고요.
저 집 엄마는 워낙 레고를 많이 사주셨겠지,
어차피 울 아이가 나중에 레고에 빠지게 되더라도
우리 형편에 난 많이 못 사 줄거니까, 하며
스스로 위로했지만, 암튼 부럽긴 했어요!!!!
미운 3살, 한참 떼부리느라 엄마한테 혼나서
하루에도 몇번씩 눈물바람인 울 아들,
오늘부터 맘먹고 좀 더 많이 사랑해주고,
전 일찌감치 과학고 사양하기로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