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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기자회견(2013년 9월 16일)

탱자 조회수 : 1,597
작성일 : 2013-09-16 09:59:36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는 대원칙은 “서두르지 않는다”, “세(勢)보다는 안철수 현상을 만들어 주셨던 국민들의 바람을 제대로 살려서 정치개혁의 진정성과 참뜻을 담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오는 9월 19일이면 제가 대선출마선언하며 정치에 뛰어든 지 만 1년이 됩니다. 정치한지 일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동안의 소회, 검찰총장 사퇴 관련한 최근현안에 대한 생각, 월요일로 예정된 삼자회동에 바라는 점,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서 말씀 나누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1. 먼저, 몇 달 동안 우리정치를 지켜보면서,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께서 왜 부족한 저를 성원해 주시고 왜 제 이름이 붙은 사회 현상이 만들어졌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확인하고 깨닫고 있습니다.

   
첫째, 제가 본 한국정치는 반(反)국민정치입니다. 정치인들은 서로만 바라보고 있고, 국민들을 보고 있지 않습니다. 정치논의에서 국민들이 빠져있습니다.

특히 여당은 많은 의석수와 막강한 힘을 가지고도 국가의 미래에 대한 그랜드디자인에 대해 진정성 있는 논의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국정원 개혁문제도 그렇습니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근본과 관련된 일이며 당리당략의 문제가 아닌데도, 몇 달 동안 공방과 대치로 개혁을 가로막고 민생문제를 비롯한 정치 전체를 무력화시켰습니다. 그 결과 우리정치는 지난 몇 달 동안 국정원 문제를 가지고 씨름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고단함을 해소하고 경제적, 사회적 모순해결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반국민정치를 국민의 힘으로 바로잡아야 하겠다는 각오를 다져봅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많은 국민들께서 낡은 정치를 바로잡고 새정치를 펼치는 큰 길을 성원해 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반국민정치를 혁신하려면 한국정치는 새로운 구도로 재편되어야 합니다.

반국민정치는 특정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과 구도의 문제입니다. 지금 정치체제와 구도는 87년 체제의 유산입니다. 민주대 반민주, 우파와 좌파, 영남과 호남으로 상징되는 적대적 공생관계입니다. 이 낡은 체제는 부패와 비리, 정치불신, 민생외면, 막말정치 등 수많은 낡은 정치행태들을 양산해 냈습니다.

저는 이 낡은 체제는 이제 수명을 다했다고 확신합니다. 극단적 편 가르기와 특정진영에 설 것을 요구하는 현재의 한국정치는 합리적 보수와 온건한 진보를 지지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성숙한 민의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치의 내용과 틀로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는 새로운 정치세력, 정치구도가 필요합니다. 양당의 독점구도를 깨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고 국민적 요구입니다.

   

셋째, 저희가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는 대원칙은 “서두르지 않는다”, “세(勢)보다는 안철수 현상을 만들어 주셨던 국민들의 바람을 제대로 살려서 정치개혁의 진정성과 참뜻을 담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정치세력화의 문은 국민들께 활짝 열려 있습니다. 새정치는 국민들이 만들고 국민들에 의해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펼쳐보려고 합니다. 그러한 민주적 구조와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초기 주체들도 스펙 좋은 ‘난사람’보다는, 기득권을 버릴 줄 아는 분, 공정하며 따듯한 공동체를 꿈꾸는 분, 정치개혁을 진정성 있게 해나가실 분 들 등 ‘된사람’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좋은 의지와 뜻들이 모여 우리정치가 이념과 지역 그리고 진영이 아닌 상생의 기조 하에 생명과 평화, 복지를 추구하고, 연대와 공동체를 생각하는 정치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새정치 세력화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시면서 다양한 의견들을 주시고 게십니다. 일정과 방법론도 다양합니다. 지방선거전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분들도 계시고 지방선거이후에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창당으로 가자는 의견도 계시고 국민과 함께 먼저 정치혁신운동을 먼저 해야 한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러한 다양한 의견들 차이는 계속 수렴하고 좁혀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요즘 언론에서 형식 및 일정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것역시 저희들에 대한 기대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점은, 정치세력화는 창당이냐 아니냐는 형식의 문제도 아니고, 기한을 정해 이루어야할 목표도 아닙니다. 정치 세력화 문제는 시간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내용을 담아내고 "그만하면 됐다"는 평가를 받을 때까지, 내실을 다지고 더 많은 분과 함께하도록 할 것입니다. 반드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2. 검찰총장은 법으로 임기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검찰의 독립성에 대한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그런데 이번 일은, 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입니다. 설령 진실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해도, 정당한 과정과 절차를 통해서 해명되고 책임을 질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진실여부만큼이나 문제제기의 과정이 정당한가라는 점도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알려진 정보의 수집과정에 불법성과 목적성이 의심되기 때문입니다. 또 법무부는 청와대와 협의하지 않았다, 단독결정이다 라고 하는데 이렇게 중대한 일을 협의하지 않았다면 청와대가 허수아비란 뜻이고, 그게 아니라면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됩니다. 국민 앞에는 모두가 정직해야합니다.

   

만약 이것이 검찰장악차원에서 이루어졌다면 명백한 과거로의 회귀이고 민주주의 차원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엄중하게,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UN이 제정한 국제 민주주의의 날입니다. 국제 민주주의의 날에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합니다.



   

3. 마지막으로, 정치지도자들의 국가장래에 대해 진정성 있는 고민과 결단을 촉구합니다.

   

내일 대통령과 여야대표가 3자회동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늦어도 너무 늦었습니다. 그래서 세분은 늦은 만큼 의미 있고 생산적인 결과물들을 국민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국민들께서 대치정국이 해소되고 민생국회, 민생정치로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 것입니다.

내일 회동에서 대통령과 여야대표들은 상생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강력한 국정개혁 의지와 함께 국가미래에 대한 기본방향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최소한 다음의 세 가지는 이루어져야 합니다.

   

첫째, 국정원 개혁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국정원 문제를 가지고 언제까지 소모적 논쟁을 계속 할 수 없습니다. 국회에 국정원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거나, 대통령이 책임지고 개혁을 약속함으로서 서로 합의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치는 민생에 전념해야 합니다.

둘째, 중부담-중복지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내야 합니다.              

저성장과 함께 본격화된 고령사회-양극화사회는 많은 복지수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복지공약을 제대로 이행하고 균형재정도 달성하려면 복지와 증세를 어떤 수준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복지모델은 중부담-중복지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과 여야대표들도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 복지모델이 무엇인지 국민들께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표가 안 되더라도 양해를 구할 것은 구해야 합니다. 그게 솔직한 모습입니다.

셋째, 경제정책기조에 대해 의견일치를 이루어야 합니다.

부동산관련 법안을 비롯하여 지금 정치권이 처리해야 할 경제민생현안과제들이 산적하게 쌓여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여야지도부가 한국경제의 위기극복과 미래성장을 위한 경제정책기조부터 합의를 이루는 것이 순서입니다. 기조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민생해결방향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치고 거친 논쟁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민들과 기업들의 혼란만 가중될 것입니다.

또한 창조나 기술혁신은 자발성과 창의성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자유로운 경제환경과 모험정신이 필요합니다. 즉 선순환하는 생태계가 필요한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여 여야지도부가 향후 한국경제정책의 기조에 대해 의견의 일치를 보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보고할 것을 요청합니다.

   

위기일수록 정치의 역할과 정책의 예측가능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지금은 정치적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증세와 복지’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의 상생적 모델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절실하고 그것을 이끌어낼 책임이 박대통령과 여야대표들에게 있다는 점, 국민들은 그것을 고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려 두고자 합니다. 모처럼 만난 자리가 국민에게 희망이 아닌 불편과 부담을 준다면 그것은 국민들께 도리가 아닐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IP : 118.43.xxx.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검찰총장 관련해서
    '13.9.16 10:02 AM (118.43.xxx.3)

    검찰총장은 법으로 임기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검찰의 독립성에 대한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그런데 이번 일은, 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입니다. 설령 진실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해도, "정당한 과정과 절차를 통해서 해명되고 책임을 질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진실여부만큼이나 문제제기의 과정이 정당한가라는 점도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알려진 정보의 수집과정에 불법성과 목적성이 의심되기 때문입니다.
    "또 법무부는 청와대와 협의하지 않았다, 단독결정이다 라고 하는데 이렇게 중대한 일을 협의하지 않았다면 청와대가 허수아비란 뜻이고, 그게 아니라면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됩니다". 국민 앞에는 모두가 정직해야합니다.

    만약 이것이 검찰장악차원에서 이루어졌다면 명백한 과거로의 회귀이고 민주주의 차원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엄중하게,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 2. 국정원 국기문란 관련해서
    '13.9.16 10:03 AM (118.43.xxx.3)

    국정원 개혁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국정원 문제를 가지고 언제까지 소모적 논쟁을 계속 할 수 없습니다. 국회에 국정원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거나, 대통령이 책임지고 개혁을 약속함으로서 서로 합의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치는 민생에 전념해야 합니다.

  • 3. 탱자
    '13.9.16 10:09 AM (118.43.xxx.3)

    10월 재보선이 2-3 곳이면, 안철수의원은 선거에 참여하지 않고, 내년 지방선거에 집중할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여야의 어느 다른 정파에도 지지선언을 하지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3&aid=000...

    10월 재보선이 2-3곳이면, 그 정치적 의미가 퇴색되고, 또한 여권의 공안정국의 파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죠.

  • 4. 달려라호호
    '13.9.16 10:30 AM (112.144.xxx.19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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