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한번쯤 이런 생각은 해보게 되는 걸까요
갑자기 우리 부부 사이는 몇점이나 될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사실 오늘 대판 싸웠거든요.
그래서 우울하네요. 방금까지 눈물 한바가지 쏟고 안방 들어와서 다른 데 신경돌릴려고 인터넷 하다가 글 써요
우리 부부 사이가 몇점인지 생각해보려면 남편이 얼마나 좋은 남편인지 나는 얼마나 좋은 아내인지..생각해봐야할거 같은데
오늘 남편의 태도와 말 때문에 참 서운했지만
남편도 또한 나 때매 서운한게 있겠죠. 아니 있겠죠가 아니라 저한테 섭섭한 거 많다네요. 근데 뭐냐고 물어보면 말은 안해요. 내가 그걸 왜 말하냐 미쳤다고 말하냐! 이러더라구요. 너한테 말해봤자 변명만 할거고 바뀌진않고 자기입만 아플거래요.한가지 힌트는 저보고 게으르대요. 원래가 게으르고 그거 알고 결혼했으니 어쩌냐고 그냥 살아야지 이러네요.
어제 남편 친구가 집에 차마시러 왔는데 제가 진짜 차 이외엔 집에 과일 하나 준비 안해놔서 그게 컸던듯.. 할수없이 초콜렛이랑 냈어요..
친구 온다고 청소하고 한것도 모두 남편이 했죠. 전 그전날 또 싸웠기에 암것도 손가락하나 까딱하기 싫어서 점심먹고 침대에 누워있다가 잠들어 일어나보니 저녁...
알아요 제가 잘못한거........
저희 지금 미국에 나와있거든요.
남편 유학 때매. 2년간..
전 원래 한국에서 직장 다니다가 어찌어찌 5개월까진 유급으로 휴가 가능해서 같이 나와있는거에요.
한국에서 둘다 직장다닐땐 거의 안 싸웠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집안일 거의 안해요..가끔 저녁에 요리해주는거말고는.. 남편도 물론 안하구요. 워낙 정리하는 거 좋아해서 찬장 정리 같은거 하는거말고는..
나머지는 아주머니 1주일에 1번 오셔서 다른거 다 해결되었거든요(한국 인건비 그러고보면 정말 싼 편인거 같아요)
미국 오니 도우미 비용이 2배 넘는데다가 카펫이니까 별로 먼지 티도 안나고 화장실도 건식이고
세탁기에 건조기도 있으니 빨래를 너는게 힘든데 널 필요가 없어서 그냥 도우미 안 부르고 살아보기로 했는데
제 기준보다 남편 기준이 훨 높으니, 남편이 더 동동거리고 움직이게 되고.
그래서 본인은 섭섭했나봐요.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도 가야되는데 낮에 제가 집에서 크게 뭘 해놓지 않고 자기가 다 하는거 같으니까..(그래도 제 나름대로는 이정도면 됐다 할 정도는 했는데..기본적으로 수건떨어지기전에 빨래하고 장보고 침대정리 거실널부러진거정리 정도-_-)
근데..사실 제가 휴가일뿐이지 아예 직장 그만둔것도아니고 계속 월급으로 가정경제에 기여하는데(평생 일할 생각..살림이 적성에 안맞네요 ㅠ)
집안일이 내 일 같지가 않네요..알아요 그래도 도의상..남편은 학교가니까 집에있는 내가 좀더 많이 해야하는거......
남편이 하라고 잔소리 하면 그때그때 티격태격하고 넘어가겠는데 절대 잔소리는 안하고 그냥 자기가 하고 나중에 쌓아놨다가 폭발...
눈치껏 친구올때 잘해줬어야 하는데.
담부턴 친구 안 부른대요. 자기가 넘 힘들었다나.
사실 제가 미국 생활이 낯설어서 별로 나가고싶지않은것도 있고 해서 혼자 가는 곳은 마트랑 골프연습장 뿐이고
사실 원래 저 이것저것 일 벌리는 스탈인데, 여기서는 딱히 하고픈것도 없고 해서 그냥 맘 비우고 쉬기로 했거든요.
첨엔 영어나 배울까 하다가 비즈니스는 안되겠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엔 문제가 없거든요.. 더 잘하고싶은 욕심도 없고. 무엇보다 2년 내내 있는것도 아니고 이제 휴가 4개월 남았는데 그냥 암것도 안하고 휴식하기로 했어요 이런기회 또 없을거 같아서..
근데 남편이 이런 제 모습을 어색해하는거 같기도 해요.
오늘 싸운 이유는요.. (글이 길어지는데..수다떨고싶네요..ㅠ)
오늘 제가 처음으로 골프 라운딩 나갔는데..
제가 체력이 좀 저질이에요. 9홀쯤부터 힘들더라고요. (힘든게 정상인가요? 남편은 저처럼 힘들어하는 사람 처음 봤대요.쳇..)
14홀쯤인가부터는 어떻게 쳤는지 기억도 안나요. 거의 혀 축 내민 여름날 개처럼 있었나봐요
그랬더니 남편이 힘들어하는거 자기가 더 보기 힘들다고.
오늘로 골프 끝이겠구만. 그러고..(은근히 상처받음..제가 좀 그래요 ㅠ)
볼 안 맞으니까 저보고 건성으로 친다고, 치기전에 두번 연습으로 휘둘러보고 쳐야지 그냥 친다고..
그래서 저도 짱나서 한마디 했죠.. 난 거리가 안 나가서 오빠 1번 칠때 서너번 쳐야돼서 힘들다고.. 연습스윙한다고 볼 꼭 잘맞는것도아닌거같다고..
암튼 집에와서, 오늘 첨 치고 잘쳤다고 하다가도, 아까의 힘들어하는거 생각하면 또 싫은지.. 이제 넌 9홀만 치고 먼저 집에 가라. 라고 가시돋힌 소리 하네요
제가 오빠그런말 하는거 서운하다고 한게 시작이 되어 싸우다가 남편의 주된 항변은, 그래서 내가 너 집안일 안한다고 뭐라한적 있냐, 골프칠때 힘들어하는거 보기가 안타깝다했지 누가 보기싫다했냐, 누가 앞으로 치지말라했냐 힘들어하니까 쉬라했지 이런식인데
직접적으로 말은 안하지만 느낌으로 다 알죠.. 골프치다가 내 모습에 짜증나면 갑자기 제 말에 대꾸 안하기도 여러번이었거든요
쓰고보니 왜이리 싸운이유가 하찮은지.
근데 화해의 길은 멀고도 험하고..(화해는 늘 내가 먼저 신청해야 하거든요)
오늘 밤은 침대 혼자 쓰겠네요
첨엔 싸우고 각방쓰면 그렇게 뭔가 잘못된거같고 하더니만 이젠..별로...무뎌진거같아요
ㅠㅠ
저도 잘한 거 없죠?
아깐 확 짐싸서 한국가고싶더니 1분있으니 진정됨..내일 화해는 하겠지만 뭔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할거같은데
제가 문제가 더 크죠? 제가 잘 삐지고. 정글만리에 보니까 중국사람들이 문제삼지않으면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는데
저는 꼭 문제를 끄집어내서 싸우게 만드는거 같아요
사실 원랜 남편이 만만하지 않다가 근래 만만해져서,, 싸울때도 너무 바락바락 할말 다한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