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애 건사했던 맘이구요.
본격적인 일은 애 초등3학년부터 했어요
그전까지는 거의 알바개념의 일이기도 했구요
일단 전 마지노선을 10살로 잡고 애 교육에 열정을 보였던것 같아요.
전업엄마처럼 다 해주면서 내가 앞으로 할 일에 대한 감을 키우고 있었던 경우죠.
그러니깐 애 하나라도 저는 참 할것들이 많았어요
애가 아토피라 집에서 다 해먹이기도 했구요.
데리러 가는거.데리고 오는거.수영장 가면 또 애가 다니고 싶다는데 보내주고
차량이 없는곳이면 이십분 삼십분 걸리더라도 델고 오고 그랬던것 같아요.
중간에 살짝살짝 짬이 나는 일이라도 시간이 안맞으면 무진장 똥줄이 탔고
저녁엔 애랑 같이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저녁에 놀이터가자 하면 데리고 놀고
나름 최선을 다했던것 같아요
그냥 정신없이 보냈었어요.
애가 하나니 놀 사람이 또 저밖에 없으니 더 일이 많았고
그걸 다 해줬던거죠.
초등들어가선 교우관계 힘들어 신경쓰고 임원도 하고 애 뒷바라지를 했었어요
이것도 열심히 하자니 참 할일이 많더라구요.
초등 고학년 올라가선 먹는데 신경을 많이 썼었어요
성장기니 때맞춰 잘 먹여야 한다는 압박감.
하루종일 가스렌지앞에 서 있었던 기억밖에 없어요.
뭘 고으고.굽고 찌고.죄다 애 먹는거 였고.
애는 잘 먹고 잘자고 잘싸고..그렇게 키도 무럭무럭 해먹이는만큼 표가나니 안할수가 없더라구요.
이짓을 몇년을 했어요.
중딩 올라가니 또 신경이 쓰여요.
공부기초를 다져야 하니 시험요령 공부방법.옆에서 지도도 하고 같이 해주기도 하고 옆에서 잠 안자게 다독여도 주고 먹는것도 잘 먹일려고 했었어요.
이걸 일하면서 하자니 입에서 단내도 나고 왜 하루종일 이렇게 발발거리면서 살아야 하나 그런생각을 여러번 했었어요
그래도 그게 힘들다 생각은 안했구요 의무다 생각했었어요.
중 2가 되니 중2병이 오고.저도 애한테 감정이 조금씩 메마르더라구요.
애랑 저랑 떨어지는 연습이 이때부터 시작된거죠.
감정적으로 말이죠.
그러고 다져지는 일들도 생기구요.
이제 중 3..우리애는 중3초반까지 반항기가 왔었어요.
그리고 이제 정신차려 정상인이 되었는데요.
말하면 잘 듣고.공부도 알아서.뭐든 알아서 신경 안쓰이게 해요.
시험기간이라 독서실 간다고 아침에 일찍 나갔어요.
자는 저를 꺠우지도 않구요
계란 구워서 식빵에 넣고 케첩넣고 슬라이드 햄넣고 도시락 만들어갔구요..자기 스스로.
자기전에 그러더라구요 독서실비랑 용돈만 올려놔 이러더라구요.
독서실비에 약간의 용돈.
밥은 친정근처 독서실이라 엄마가 주거든요.
저녁은 거기서 김밥이랑 라면이랑 또 근처가서 먹었나보더라구요.
친구랑 같이가면 공부안된다고 혼자가서 그렇게 하고 밤에 친정에 가서 자고 내일 또 한다고 그러네요.
오늘 일하고 오니 애도 없고.나는 할게 없더라구요.
너무 다 해줬는데..이제 너무 해줄수 있는게 없으니 벙벙하긴한데
편하네요.
고생한거 보상받나 싶기도 하고.
정말 애 다 크면...할 게 없구나..참 허무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기분이 묘해지는 밤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