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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찍어내기'에 반발, 대검 감찰과장 사표

.. 조회수 : 2,400
작성일 : 2013-09-14 16:46:40

김윤상(44·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1과장이 '혼외 아들' 논란에 휘말린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부당한 감찰 압박을 비판하며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출처] : 뷰스앤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03348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

또 한번 경솔한 결정을 하려 한다. 타고난 조급한 성격에 어리석음과 미숙함까지 더해져 매번 경솔하지만 신중과 진중을 강조해 온 선배들이 화려한 수사 속에 사실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온 기억이 많아 경솔하지만 창피하지는 않다.

억지로 들릴 수는 있으나, 나에게는 경솔할 수 밖에 없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그래서 상당 기간의 의견 조율이 선행되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검찰의 총수에 대한 감찰착수사실을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 이는 함량미달인 내가 감찰1과장을 맡다보니 법무부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결과이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 본연의 고유업무에 관하여 총장을 전혀 보필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책임을 지는 게 맞다.

 

둘째, 본인은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직을 걸어놓고서 정작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총장의 엄호하에 내부의 적을 단호히 척결해 온 선혈낭자한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 차라리 전설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 게 낫다.

 

셋째, 아들딸이 커서 역사시간에 2013년 초가을에 훌륭한 검찰총장이 모함을 당하고 억울하게 물러났다고 배웠는데 그때 아빠 혹시 대검에 근무하지 않았냐고 물어볼 때 대답하기 위해서이다. ‘아빠가 그때 능력이 부족하고 머리가 우둔해서 총장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단다. 그래서 훌훌 털고 나왔으니까 이쁘게 봐줘’라고 해야 인간적으로나마 아이들이 나를 이해할 것 같다.

 

학도병의 선혈과 민주시민의 희생으로 지켜 온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권력의 음산한 공포속에 짓눌려서는 안된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딸이 'Enemy of State'의 윌 스미스처럼 살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은 분명해졌다. '하늘은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는 경구를 캠퍼스에서 보고 다녔다면 자유와 인권, 그리고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 어떠한 시련과 고통이 오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한 절대가치는 한치도 양보해서는 안된다.

미련은 없다. 후회도 없을 것이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기 위해 난 고개를 들고 당당히 걸어나갈 것이다.

 

IP : 122.40.xxx.41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14 4:52 PM (110.15.xxx.54)

    눈물나네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 2. 저도..
    '13.9.14 4:54 PM (180.69.xxx.126)

    눈물나요..
    어제부터 가슴이 넘 답답하네요.
    국민을 이리 우습게 아는 정권이라니.. 정말 화가 납니다.

  • 3. 아...
    '13.9.14 4:57 PM (125.178.xxx.140)

    존경합니다.
    그리고 선택을 지지합니다.

  • 4. 눈물이 난다...
    '13.9.14 5:01 PM (58.76.xxx.222)

    검찰의 개혁은 이런 검찰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
    .

    개인의 영달을 위해 개인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조직을 팔고 영혼을 팔며 권력의 충견이 돼서
    국민을 향해 짓어대는 개는 언젠가는 국민들의 몽둥이로 댓가를 받을 것이다


    "호의무사"
    이 단어가 왜이리 가슴을 메이게 하나...

    눈물이 난다...

  • 5.
    '13.9.14 5:02 PM (39.7.xxx.232)

    진짜 눈물이...ㅠ
    존경스럽습니다

  • 6. 이름과 얼굴
    '13.9.14 5:03 PM (122.40.xxx.41)

    기억해두세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06535&PAGE_CD=E...

  • 7. 나무
    '13.9.14 5:04 PM (39.7.xxx.64)

    진짜 로그인을 안할수가 없네요....
    어떻게 지켜온 민주주의인데 이 더러운 놈들이 하루아침에 말아먹으려 하나요....
    감찰과장님.... 존경합니다.....

  • 8. 멋진분
    '13.9.14 5:10 PM (58.232.xxx.154)

    정의롭고 용감한 분이시네요.
    깨어있는 양심 지지합니다.
    맨날 검사는 떡검,개검 하면서 욕만 했었는데, 채동욱,김상윤 같은 멋진 분들이 있었네요.

  • 9. 댓통령 자리 하나 지키려고
    '13.9.14 5:12 PM (59.7.xxx.157)

    엄한 사람들이 나가 떨어지네요. 양심 있고 소신 있는 사람들은 정말 살기 힘든 시대네요.
    이럴 때일 수록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합심해야지요. 진정으로 국민 편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이 나라가 그래도 여태껏 안 망하고 유지된 것도 다
    이런 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10. ....
    '13.9.14 5:13 PM (116.123.xxx.54)

    그 ㄴ 때문에 이런 분들을 잃게 되네요.
    남아서 힘써 주시지 그랬어요. ㅠ.ㅠ

  • 11. 이런 검사가 있다니.
    '13.9.14 5:17 PM (125.177.xxx.188)

    학도병의 선혈과 민주시민의 희생으로 지켜 온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권력의 음산한 공포속에 짓눌려서는 안된다.


    대체 명박시대의 정치떡검들과 이 사람들이 같은 나라의 검사라는 게 믿어지지 않음....

  • 12. ...
    '13.9.14 5:20 PM (119.148.xxx.181)

    "어떠한 시련과 고통이 오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한 절대가치는 한치도 양보해서는 안된다."

    그 말을 지키며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요.
    그런데 여기 실천하며 살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참 현실이 슬픔과 감동이 교차합니다.

  • 13. ..
    '13.9.14 5:22 PM (220.87.xxx.169)

    어제 오늘 답답했는데...
    기억하겠습니다.

    조그마한 불씨만 있다면 희망은 있는거니까

  • 14. .....
    '13.9.14 5:58 PM (125.178.xxx.9)

    요즈음 감성이 메말라서 두어달을 눈믈한방울 흘리지 않아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했는데 본문 글을읽고 눈물이 마구 흐르네요 .청렴한 분들을 지켜내지 못하는 더러운 세상이군요ㅠ~

  • 15. HereNow
    '13.9.14 9:47 PM (122.35.xxx.33) - 삭제된댓글

    채동욱, 김상윤.. 존재해 주심에 감사드려요.

  • 16. 으휴
    '13.9.15 6:18 PM (123.213.xxx.218)

    에휴..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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