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위해 차라리 채동욱호위무사가 되겠다는

.. 조회수 : 3,924
작성일 : 2013-09-14 14:23:13
김윤상 대검 감찰1과장이 오전 10시13분 검찰 내부통신망(이프로스)에 올린 글

제목 :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

또 한번 경솔한 결정을 하려 한다. 타고난 조급한 성격에 어리석음과 미숙함까지 더해져 매번 경솔하지만 신중과 진중을 강조해 온 선배들이 화려한 수사 속에 사실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온 기억이 많아 경솔하지만 창피하지는 않다.

억지로 들릴 수는 있으나, 나에게는 경솔할 수 밖에 없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그래서 상당 기간의 의견 조율이 선행되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검찰의 총수에 대한 감찰 착수사실을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 이는 함량미달인 내가 감찰1과장을 맡다보니 법무부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결과이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 본연의 고유업무에 관하여 총장을 전혀 보필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책임을 지는게 맞다.

 

둘째, 본인은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직을 걸어놓고서 정작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총장의 엄호하에 내부의 적을 단호히 척결해 온 선혈낭자한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 차라리 전설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게 낫다.

 

셋째, 아들딸이 커서 역사시간에 2013년 초가을에 훌륭한 검찰총장이 모함을 당하고 억울하게 물러났다고 배웠는데 그때 아빠 혹시 대검에 근무하지 않았냐고 물어볼 때 대답하기 위해서이다. ‘아빠가 그때 능력이 부족하고 머리가 우둔해서 총장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단다. 그래서 훌훌 털고 나왓으니까 이쁘게 봐주’라고 해야 인간적으로 나마 아이들이 나를 이해할 것 같다.

 

학도병의 선혈과 민주시민의 희생으로 지켜 온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권력의 음산한 공포속에 짓눌려서는 안된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딸이 ‘Enemy of State‘의 윌 스미스처럼 살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은 분명해졌다. ‘하늘은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는 경구를 캠퍼스에서 보고 다녔다면 자유와 인권, 그리고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 어떠한 시련과 고통이 오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한 절대가치는 한치도 양보해서는 안된다.

 

미련은 없다. 후회도 없을 것이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기 위해 난 고개를 들고 당당히 걸어나갈 것이다.

 
IP : 119.192.xxx.242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14 2:23 PM (119.192.xxx.242)

    이프로스 올라온 김윤상대검1과장 사직의변 전문 입니다.. ..

  • 2.
    '13.9.14 2:27 PM (121.174.xxx.196)

    저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깊은 고뇌에 있었을까가 충분히 상상이 됩니다.
    한쪽을 선택하면 그냥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텐데.....이 선택은 분명 고난이 따를 것이라는게
    분명하기 때문에 상상하지 못할 갈등이 있었을 걸로 짐작합니다.
    우린 어떻게 저런 사람들에게 힘을 주어야 할지.........그저 마음으로만 지지한다는 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 여겨집니다..

  • 3.
    '13.9.14 2:29 PM (121.174.xxx.196)

    조선시대였다면 참으로 멋있는 선비들이었을 거 같습니다.. 충분히.
    그러고보니 우리 사회가 과거로 돌아가도 한참 돌아간 것 같기도 합니다.
    그저 어리둥절,,,,,ㅊㅊㅊ

  • 4. ..
    '13.9.14 2:29 PM (119.192.xxx.242)

    “본인은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직을 걸어놓고서 정작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

  • 5. ..
    '13.9.14 2:31 PM (119.192.xxx.242)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권력의 음산한 공포속에 짓눌려서는 안된다.

  • 6. ...
    '13.9.14 2:31 PM (175.194.xxx.113)

    그냥 모르는 척 외면하고 남아 있을 수도 있으실 텐데.....

    외롭지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자 하는 분이군요.

  • 7. 고위
    '13.9.14 2:32 PM (180.224.xxx.207)

    고위직에 있다는 많은 사람들이 이분처럼 후대에(자식에게) 부끄럽지 않고자 하는 삶을 살아왔다면
    지금 나라꼴이 이모양이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고위직 아니라 평범한 모든 부모들도 마찬가지죠.

  • 8. ㅡㅜ
    '13.9.14 2:36 PM (1.235.xxx.105)

    불의에 맞서는 분이 그래도 검찰 내에 계셨네요
    존경스럽습니다.

  • 9. terry
    '13.9.14 2:36 PM (58.141.xxx.245)

    채총장께 먼저 부끄럽지 않았냐고 먼저 묻고 싶네요...
    참 변명도....
    내가 아는 사람이 저런다면, 정말 말리고 싶네요.

  • 10. terry
    '13.9.14 2:38 PM (58.141.xxx.245)

    누구 좋으라고....

  • 11. 사람보는눈
    '13.9.14 2:40 PM (124.50.xxx.131)

    도 없나봐요.윗님.58.141...님이야말로 이시대에 살면서 이런글 쓰는게 정령 부끄러운줄 알아야 할듯...
    어떤 조직의 일원이 정말 상황도 모르고 경솔한짓을 할가요??
    그 바닥서 그물 안에서 평검사들이 나서는건 같은 판단,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
    그만둬야 할사람 정말 부그러운 사람들....황교안,남재준,김무성....박그네 랍니다.

  • 12. terry
    '13.9.14 2:43 PM (58.141.xxx.245)


    124.50님...
    네~. 부끄럽게 생각해볼게요...

  • 13. terry
    '13.9.14 2:45 PM (58.141.xxx.245)

    (호! 내 아이피가 58141인 줄 이제 알았어요. 적어 놓진 않았지만, 이 번호가 아니었던 것 같아서요...
    가끔 바뀌나요? 그냥 궁금해서요...)

  • 14. 내 나라의 안타까운 현실이
    '13.9.14 2:51 PM (123.212.xxx.133)

    이루 말할 수 없이 속상합니다.

  • 15. 글에
    '13.9.14 2:52 PM (124.5.xxx.140)

    혼자 짧은 글로 찍찍 연달아 댓글달기
    하는 사람치고 내용은 들떨어지더라~무뇌아인가요?

    진정 저런 분들이 계시네요.
    존경스럽네요.

  • 16. 승정이
    '13.9.14 2:54 PM (118.223.xxx.150)

    개인적으로는 몹시 외로운 결정이셨을 테지만
    사회로서는 이런 분이 검찰 내부에 계신다는 것은 마음 뿌듯한 일입니다.

  • 17. ㅠㅜ
    '13.9.14 2:58 PM (14.36.xxx.83)

    진실이 뭔지 혼돈스럽지만
    채검사가 훌륭했던 사람은 맞나 봅니다.
    이랗게 좋은 후배가 따르는 걸 보면 ㅠㅜ

  • 18. 58.141..
    '13.9.14 2:59 PM (124.50.xxx.131)

    교묘하게 물타기 하넴.
    참 질린다 ..이런글... 기정사실화 하는글....혼외자식 많은 찌라시 언론글이라
    괜찮지만 채총장 자신이 부끄러워한다??글인지 쓰레기인지....오죽하면 알바를 하겠냐만 ,
    논리도 일관성도 없는 쓰레기...그랫 좃선의 총수들은 그많은 혼외자식들 보고 부끄러워 써드 자식들은 못나서게 했나봐요.

  • 19. 386 아직 안죽었네요
    '13.9.14 3:00 PM (125.177.xxx.83)

    44살이면 80년대 후반 한창 격렬한 대학가 민주화운동을 거친 386세대인데
    학도병의 선혈과 민주시민의 희생으로 지켜 온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권력의 음산한 공포속에 짓눌려서는 안된다---이 대목을 보면 암울했던 80년대를 함께 살아왔던 386으로 공감되네요. 민주화운동을 겪었던 386세대라면 현재 사회분위기는 정말 참을 수 없죠

  • 20. terry
    '13.9.14 3:00 PM (58.141.xxx.245)

    124.50님 왜 그렇게 화를 내세요????

  • 21. 어이 58.
    '13.9.14 3:06 PM (121.147.xxx.224)

    난 자네같은 사람이 내 옆에 있으면
    한대 딱 때려주고 싶네.

  • 22. 살아있네 검찰
    '13.9.14 3:20 PM (1.177.xxx.100)

    확실히 마지막 희망을 버리면 안되는 이유가 있었네요

  • 23. 와...
    '13.9.14 4:25 PM (180.224.xxx.28)

    20여년전 대자보 읽고 뭉클하던 느낌이네요.

    이게 공무원의 글이라니..

    감동...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8406 역사교과서 7종 필자 "교육부 수정지시 안 따르겠다&q.. 교육부꼼수에.. 2013/09/15 910
298405 아이폰에 음악을 다운 받고 싶은데요 4 나나나 2013/09/15 1,686
298404 그럼 명절연휴에 해외여행하신 분들 댓글 달아주세요 8 상상불가 2013/09/15 1,980
298403 일산 자이 2 갱스브르 2013/09/15 1,972
298402 혀클리너 모양이 두종륜데 어떤게 좋을까요? 1 혀클리너 2013/09/15 1,921
298401 노트북 액정이깨졌어요.어떻게해야되요? 6 thrtkd.. 2013/09/15 1,532
298400 원목 식탁 추천해 주세요. 10 식탁추천 2013/09/15 4,597
298399 휴대용스팀다리미 원래이렇게 유독한 냄새 나나요? 스팀다리미 2013/09/15 1,712
298398 초등 5학년 (만10세) 여학생인데 이 책들 봐도 되는지요 11 asd 2013/09/15 1,847
298397 김한길이 3자회당 수용하겠다는데 18 넌 정치낙제.. 2013/09/15 2,006
298396 Exo 가 부른 님과함께 너무 신나요 ㅎㅎㅎ 1 ㅇㅇㅇ 2013/09/15 1,756
298395 먹을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보관할지 추천받습니다~~ 5 배한박스 2013/09/15 2,057
298394 빠*바게뜨 빵 어떤게 맛있나요? 13 2013/09/15 4,193
298393 배달우유 남으면..다 냉동실에 냉동시켰는데 이거 우찌 먹을까요... 6 2013/09/15 2,926
298392 진공포장으로 소고기양지 선물이 들어왔어요 어떻해요? 8 초짜주부 2013/09/15 2,816
298391 채동욱 검찰총장이 5개월 동안 한 일!!! 7 참맛 2013/09/15 2,972
298390 차례상의 생선, 다른 걸로 대체 가능 할까요? 7 추석상 고민.. 2013/09/15 2,255
298389 프로폴리스 팅쳐 써보신분들 어떤 용도로 쓰시나요 2 프로폴리스 2013/09/15 1,894
298388 감독 청와대, 주연 조선일보의 '채동욱 몰아내기' 참맛 2013/09/15 1,215
298387 3자회담에 김한길 대표에게 정장으로 입고 오래요 사진때문에요 1 코디까지? 2013/09/15 1,472
298386 마늘가루는 대체 어디에 써요? 9 갈릭 2013/09/15 9,824
298385 이 신발 어떤가요? 볼 넓은 사람도 편히 신을 수 있을까요? 8 .. 2013/09/15 1,981
298384 만약 2002년대선에서 정몽준이 선거전날 17 ... 2013/09/15 3,122
298383 어르신 옷 어디서 사면 되나요? 3 보리 2013/09/15 2,060
298382 헬스장1년 회원끊으니 무료pt 2회 해준다는데 부담되네요. 4 재능이필요해.. 2013/09/15 5,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