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가 둘인데
남편이 외출 후에 옷만 싹 갈아입고는 도통 손을 안씻어요.
손 씻으라고 하면 남편이 기분나빠할까봐 조심조심 눈치 봐가면서
'애들이 감기로 고생 중인데 그래도 손은 좀 씻지?'하고 말하면
아까 출발전에 화장실 가서 볼일 보고 손 씻고 왔다고...
'아니, 그럼 그 손을 아무것도 안만지고 그대로 온건 아니잖아, 문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등등 많은 걸 만지고 다녔으면서'
하고 궁시렁대면 너가 그렇게 위생 타령하니까 애들이 면역력이 없는거다,
그렇게 깨끗하게 키워봤자 A형 간염 등 각종 질병에 취약해진다고 화를 내요.
맞벌이하느라 남편이 가사일 특히 부엌일을 가끔 도와주는 편인데
정말 괴로운 건 외출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부엌으로 가서 안씻은 손으로
척척 이것저것 냄비 들고 요리재료 대충 씻어 음식준비하는거예요.
저는 그럴때마다 나는 식당에 있는거다, 저거 헹구면서 손도 씻겨지겠지 하지만 참 괴롭네요.
예전에 산모도우미 아주머니가 잠깐 계셨는데
이분도 저희 집에 와서는 손을 안씻고 곧장 일을 하는거예요.
'아주머니, 애가 신생아인데 오시자마자 손은 꼭 씻어주세요' 하고 말하니
눈을 동그랐게 뜨고 '집에서 손 씻고 나왔어요' 했답니다.
이런 분이나 저희 남편이나 같은 과예요.
그런 사람들 입장에서는 제가 결벽증이고 인생 피곤하게 산다고 비웃겠지만
그렇다고 제가 집을 무균실처럼 깨끗하게 하고 락스 풀어 쓸고 닦고 하는 건 아니고
그저 최소한 외출후에 손은 좀 씻고 불필요한 감염은 막자는건데...
TV에서나 어린이집에서나 학교에서나 교과서적으로 외출 후엔 손을 꼭 씻으라고 하잖아요.
82님들 남편분들도 이러신지 궁금한 괴로운 아내의 하소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