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본적 있으신가요
가족이든 친구든 애인이든 아니면 그 어떤 관계의 사람이든간에요
저는 그냥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연애감정은 아니고 그렇다고 동경도 아니고 그냥... 말 그대로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동성이구요.
마냥 잘 되었으면 하는... 행복했으면 하고 빌게 되는...
몇년 전부터 그 사람이 변해가기 시작했어요
재기 넘치고 발랄하던 사람이었는데 점점 얼굴에 그늘이 지더니 스스로의 우울함에 파묻혀 방황하게 되더라구요
도와주고 싶었지만 이미 주위에 그 사람을 걱정하는 많은 이들이 있어서 멀리서 지켜보고 가끔 만나서 아무렇지 않은척 일상대화를 하는 정도밖엔 못했어요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고생하다 드디어 많이 회복이 되었어요
처음엔 그저 좋았지만 찬찬히 지켜보고 또 대화를 나누어보니 사람이 많이 변했더구요
... 갑자기 어떤 사람이 섬뜩하게 다가오는 느낌 아세요?
아주 순수한 어린아이가 순진무구한 얼굴로 잠자리 날개를 하나하나 뜯어죽이는 광경을 볼 때의 섬뜩함 비슷한거요
부조리함, 위화감 등 뭔가 삐걱거리는, 아귀가 맞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그 사람 주위의 공기엔 항상 머물러있어요
어떤 대단한 사건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이 특별한 악인이 아니기에 제가 설명할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네요
하지만... 저는 정말 미쳐가는것 같습니다
많이 힘들어요
제 인생의 반 정도나 되는 오랜 시간동안 많이 좋아하고 따르고 사랑했던 사람이라
지금도 내가 그 사람 곁에서 그 사람의 영향력을 받으며 살다간 곧 정신이 피폐해져 말라 죽어버리겠지 라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벗어나질 못하겠어요
아무도 저에게 그 사람과 계속 어울리라고 강요하지 않는데 말이죠
그 사람과 시시껄렁한 대화를 하며 마주보고 웃다가도 순간순간 죽어버릴 것만 같은 절망감이 절 휩쓸어요
그래,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겠지 하는... 절망감이요
사람은 누구나 변하는 거 저도 알아요
저부터도 많이 변했죠
근데 그 변화라는 것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것만 같은 위화감이 들 정도로 섬뜩할만치 뭔가.. 제가 느끼기에 이건 아니다 싶은 거라도...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제 가치관으론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고는 제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과거와 똑같은 아름다운 미소를 보이는 그 사람을 보면 그 간극이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정말 약간 돌아버릴 거 같아요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일종의 소시오패스 같은 거에요
웹툰 치인트 유정같은 스타일이랄까요
딱 부합하지는 않는데 제가 본문에서 자꾸 반복하는 위화감이라는게 대충 이런 느낌이에요...
근데 이 사람은 예전엔 안그랬거든요
예전부터 이랬으면 원래 성격이겠거니 하겠는데
안 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되어버려서 더 자꾸 미련이 남고 주위를 맴돌게 되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