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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슴이 미어집니다....ㅠㅠ

슈나619 조회수 : 15,398
작성일 : 2013-09-14 01:12:41
너무 슬픈데 털어놓을곳도 없어서 오랜만에 82쿡을 찾았습니다.

제 기억에 이곳은 따뜻한 곳이었으니까요.

제가 스무살때부터 제 옆에 있어줬던 우리 강아지가가..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유기견이었던 아이는 저에게 올때 성견이어서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저와함께 한 시간만 14년이었습니다.

너무나 순하고 착하고 그 눈을 보면 천사임이 분명한데...

그동안 아파서 병원도 자주 다니고 결석과 신부전으로 처방식만 먹어야 해서

그 좋아하던 고기도 줄 수 없었어요.

그나마 유일하게 줄 수 있던 간식이 치석껌이었는데 그걸 너무 좋아해서.. 떨어트리지 않게 구비해놨었는데

그것도 비싼거라 조금씩 아껴주느라고.. 이제는 먹지도 못하는데 남은 간식은 그대로네요.

먹던 사료도 밥그릇도 지긋지긋한 약들 주사기들 샴푸 배변패드..

다 그대로인데 주인만 없어요.

신부전때문에 수액으로 수치를 떨어트리려고 입원시킨게 5일전이었어요.

그날 아침까지 제가 먹여주는 밥 먹고 백내장으로 눈이 멀어져가도

제 얼굴 쳐다보며 꼬리쳐주고 애교피우던 아이였는데..

병원에 입원하자마자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어요.

삼일 후에 병원에 가니 아이가 눈이 완전히 멀고 제대로 몸도 못가누고 제 얼굴을 바라보지도 못하더라구요.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원래 그날이 퇴원하기로 하였는데.. 도저히 못하고 그 다음날 갔더니 약간은 호전된듯하여(몸을 일으키는 정도) 퇴원시켜 데려왔어요.

의사쌤도 아이가 집에서 안정 좀 취하고 다시 오는게 좋겠다하여

임시퇴원하라고 하셨죠. 퇴원하면서 먹일 처방캔이랑 약이랑 바리바리 받아서 데려왔는데....

밤새 상태가 더 안좋아지더라구여.

저는 아이가 눈이 안보여도 우리집 구조를 아니까.. 그래도 화장실은 찾아갈 줄 알았는데

벽에가서 자꾸만 부딪히고 제가 말을 해도 제 눈을 못보고 몇걸음걷다 쓰러지는 모습에...

눈이 퉁퉁 붓도록 밤새 울었습니다.

다음날 출근을 해야하는데... 그게 마지막일것만 같은 불안함에..

계속 제 품에 안고 하염없이 울었어요.

아버지는 그만 포기하라고 병원에서도 방법이 없다는데.. 그만 보내자는 말에 전 그렇게 못한다고 대성통곡을 했어요.

결국 아빠가 직접 가겠다며 아침에 데려나가는데...

살릴 수 있으면 꼭 살려달라고 해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아빠가 병원도착하면 전화해줄게 하는데 하지말라며 울었어요.

근무중에 죽었다는 소리를 들으면 무너질것만 같아서요.

저녁때쯤 병원과 통화를 했는데... 상태가 많이 안좋고 경련이 두차례 왔는데 뇌쪽의문제인거 같다고.. 그래서 눈도 갑자기 멀어버린거같다고..

오늘밤에 힘들겠다고...

집에 왔는데 눈길가는곳마다 우리 강아지 용품들이..

속이 타는것같아 물을 먹으려고 냉장고를 여니 남은 사료가 그대로 있고...

저 이렇게까지 사랑하는 존재를 잃어버린적이 없어 너무 겁이나요.

제가 얼마나 아파야할지.. 너무너무 겁이 나요.

아이의 빈자리 때문에 너무 힘든데 겁이나서 그걸 무얼로도 못 채우겠어요.

저는 어쩌나요. 정말 심장이 터져버릴것만 같아요.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ㅠㅠ
IP : 113.10.xxx.226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살아 있는 모든 것은
    '13.9.14 1:18 AM (220.117.xxx.64)

    http://www.yes24.com/24/Goods/95568?Acode=101

    이 책 한번 읽어보세요.
    미리보기라도 하며 마음을 달래세요.

    원글님과 함께 한 14년이 행복했을 거예요.
    너무 슬퍼만 마시고 행복하게 보내주세요.

  • 2. 토닥토닥
    '13.9.14 1:19 AM (1.231.xxx.40)

    얼마나 힘드실까....ㅠㅠ

  • 3. ㅠㅠ
    '13.9.14 1:20 AM (59.17.xxx.5)

    이글 읽고 저마저 펑펑 울고 있어요. 저두 울 강아지 10년째 같이 하고 있는데 어젠 몸이 안좋아 부들부들 몸을 떨어 가슴이 쿵 내려 앉았는데.....

    어쩌죠?!! 저두 님상황이라면 마찬가지겠지요.

    병에 대한 이야긴 다른분들이 하실테고 여튼 단 며칠 아니 몇달이라도 건강히 회복하고 잘 살다 가길 기도할 뿐입니다.

  • 4. 얼마나
    '13.9.14 1:23 AM (180.182.xxx.109)

    힙드실까..
    가족이었는데...
    저는 지금은 강아지를 키우지는 않지만,
    중학생때 아끼며 키우던 개가 죽어서
    그 슬픔을 알아요.
    가족이 죽은것과 같은 슬픔이더라구요.
    지금도 그녀석의 얼굴이 너무나 또렷하게 제 기억속에는 남아있어요.
    제 마음속에는 그녀석이 살아있네요.
    제가 학교끝나고 집에 오면
    죽은 사람 살아온듯이 방방뛰며 저를 반겨주던 그놈의 얼굴을 잊을수가 없어요.

  • 5. 아휴
    '13.9.14 1:28 AM (175.195.xxx.73)

    이토록 아껴주는 이와 14년이나 함께 했으니 행ㅂㅎㄱ한 견공이네요.다음 생애 또다른 좋은 인년으로 남나실 것 같아요.사%

  • 6. 힘내요
    '13.9.14 1:38 AM (223.62.xxx.89)

    그래도 마음껏 사랑해주고 사랑받았잖아요 긴시간..
    아픈몸으로 떠나는것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행복할꺼예요
    안아주고 체온느끼게해주고 보내세요..님마음다알꺼예요

  • 7.
    '13.9.14 1:39 AM (58.122.xxx.170)

    힘 내시구요
    마음 잘 추스리시고 좋은 곳으로 가서 편안히 쉰다고 생각하시면 어떨지요
    사랑한다는 말 많이 해 주세요
    윗님 말씀처럼 슈나?는 행복한 개네요
    그렇게 사랑하고, 사랑을 주는 가족이 있었으니요

  • 8. 슈나619
    '13.9.14 1:46 AM (113.10.xxx.226)

    많은 위로의 말씀들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머리로는 그래요.
    그래 내가 계속 두려워했던 하지만 분명히 와야하는 순간이 온거라고.. 내가 한번은 겪어야 하는 일이라고..
    우리 아이는 하늘에서 준 선물이니까 이제 아프지않게 돌아가는 거라고.. 머리로는 생각으로는 아무리 다짐을 해도 순간순간 북받쳐오르고 정말 가슴이 터질듯 아파서 주먹으로 내 가슴을 힘껏 쳐도 가시질 않아요.
    아침내내 품에안고 귀에다 사랑한다고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해주었어요. 귀도 멀어서 무슨말인지는 모르더라도 제 목소리라도 조금 더 들려주고 싶었어요.
    사람이 이기적인게 지금도 힘들 아이보다 그 후에 제가 받을 상처가 너무너무 겁이 나요.
    인생이라는게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이지만 전 그 헤어짐에 유독 상처를 많이 받는거 같아요.
    그래서 어쩔때는 살아간다는거 자체가 두렵습니다.
    자고 나면 병원에 가보려구요. 가더라도 아프지않게 편히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생에 다른인연으로 언니를 꼭 찾아오라고 말해줄거에요. ㅠㅠ

  • 9. 보라장
    '13.9.14 2:01 AM (183.96.xxx.173) - 삭제된댓글

    안타깝지만 받아들이시길.. 그래도 좋은 보호자곁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니 한동안 맘껏 슬퍼하시고 마음 다잡고 그 사랑 다른 아이들한테 나눠준다면 더 의미있을거같아요..
    저도 간혹 우리애기들 보면서 그런생각할때 있거든요..
    힘내세요..ㅜㅜ

  • 10. ㅠㅠ
    '13.9.14 2:15 AM (59.5.xxx.97)

    원글이랑 원글님 댓글 읽고 울고 있어요 이새벽에... 저는 강아지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이별의 슬픔이 절절히 전달이 되네요 원글님 힘내세요

  • 11. 일부러 로긴
    '13.9.14 3:01 AM (122.40.xxx.149)

    흑흑ㅡ
    저도 슈나랑 살고 있어요. 역시 유기견이었고 우리집에 온지 7년이네요.
    슈나우저, 얼마나 영리하고 점잖은지요.
    님께서 잘 거두셔서 오래 행복하게 살았군요.
    만나면 헤어지는 게 세상이치지요.
    마음 단단히 하시고 더이상 고통받지않게 잘 보내주시는것도 사랑이겠지요.
    참...
    이런 상황 보다보면 우리 애기 중병걸려도 입원은 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ㅡㅡ
    눈물 흘리며 읽었어요.
    힘 내세요!

  • 12. 해바라기
    '13.9.14 4:14 AM (223.62.xxx.20)

    이 새벽 눈물이 자꾸흘러요
    제게도 언젠가 올일이란게...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눈물이 멈춰지질 않아요

  • 13. 훠리
    '13.9.14 8:42 AM (116.120.xxx.4)

    에구..얼마나 힘드실까요?
    저도 강아지 키우지만...저도 강아지가 떠날때 너무 힘들거 같아요....
    눈물 나네요....

  • 14. ㅠㅠㅠ
    '13.9.14 8:53 AM (111.118.xxx.165)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고 힘드실까요...
    저도 신장 나쁜 열 네살 짜리 시추 데리고 있어요.
    털도 많이 빠자고 하루 종일 잠만 자는 아이지만 오래 오래 제 곁에 있으면 좋겠는데..ㅠㅠ
    님과 아픈 아이를 위해 기도 드립니다ㅠㅠㅠ

  • 15.
    '13.9.14 8:57 AM (58.122.xxx.170)

    마음의..님 사연 너무 안타깝네요
    근데 버려졌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개들은 병원이 아프면 가는 곳이고
    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아픔을 낫게 하려는 사람들이라는 걸
    경험을 통해 층분히 알 수 있어요
    버려졌다 생각하지 않았을 거에요
    그저 애타게 주인을 찾고 주인 곁에 있기를 원했겠죠
    그런 스트레스가 병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겠죠
    저도 앞으로 그런 상황이 오면 꼭 곁에 있도록 할게요

  • 16. --
    '13.9.14 1:19 PM (119.205.xxx.8)

    개는 개입니다.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세요'

    개이상의 마음은 접으세요'

  • 17. 그곳은 편안하니...
    '13.9.14 1:26 PM (115.140.xxx.224)

    저는 네마리를 아프게 보내고 나니 제 가슴이 너덜너덜해져서 앞으로 다시는 안키우려구요. 마지막 강아지가 제 품에서 떠난지 7년이나 지났는데도 원
    글님의 글을 보니 울컥하며 눈물이 나네요. 강아지들과 함께 할 때는 늘 챙겨보던 동물농장을 이제는 애써 외면합니다. 잘해줬던건 생각 안나고 자꾸 못해줬던 것만 떠올라서 못보겠어요. 함께할 때 너무나 행복했지만 떠나보낼 때는 너무나 가혹한 슬픔이었답니다. 제 넋두리였네요. 미칠것 같던 시간들이었는데 시간은 흘러가더군요.

  • 18. ...
    '13.9.14 2:34 PM (211.55.xxx.136)

    글쓴 님의 아픈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서 저도 울고있네요 ㅜㅠ
    힘내세요.
    8살 슈나우저가 있어 더욱 마음이 아프고 저도 갑작 두려워지네요.
    힘내세요..

  • 19. 그래도
    '13.9.14 2:34 PM (1.236.xxx.69)

    오래 오래 잘 살다 가는거니 너무 슬퍼마세요.
    유기견이었던 강아지 이렇게 이쁘게 행복하게 거두신 원글님 복받으실거예요.
    누구나 이별 하는거고
    떠나보내는 거지만
    한동안 그리고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겠지만..
    슈나도 행복했을겁니다.

  • 20. 쟈스민
    '13.9.14 3:19 PM (223.62.xxx.25)

    저 지금 미용실에서 염색하고있어요
    글을읽으면서 눈물이 왈칵 나네요
    가슴이 미여진다는거...그리고 님의 마음,
    다 공감이되네요
    울강지 아파서 이틀입원시키고 집에오는데 눈물이 나서
    운전을못하고 길에세우고 펑펑울고 와서 집에오니 밥그릇장난감보고 정말 빈자리가 너무크게 느껴졌던 적 저도 있었거든요
    힘내세요...
    슈나도 행복한기억만 있을거에요

  • 21. ....
    '13.9.14 4:21 PM (180.71.xxx.92)

    원글님같은 상황이 생길까봐서 애완견기르기를 못하고있습니다.
    강아지는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오랜기간 정들었던 강아지와 언젠가는 헤어질날이 있을거니까요.
    원글님,
    조용히 받아들이는 연습하세요.
    지금의 상황으로는 고통보다는 , 모든것 내려놓고 편한히 쉬는게 나을수도있습니다.

  • 22. 해피맘
    '13.9.14 6:30 PM (61.83.xxx.94)

    가슴아퍼서 끝까지 못읽겠어요..ㅠㅠ

  • 23. 옛날 생각이 나서
    '13.9.14 7:23 PM (14.138.xxx.63)

    저도 강아지 데려다 14년간 키우고 보냈어요. 나보다 먼저 늙어버리고 병들어 아파하는것을 고스란히 옆에서 같이 겪는일이 결코 쉬운일 아니죠. 하지만 나는 놈을 위해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사랑했고 같이 즐거운 시간 보낼수 있어서 서로 행복했다고 생각하려고 했어요. 병원에서 고생시키지 말고 집에 데려 오세요. 어차피 보낼거면 마음 편안하게 집에서 임종맞는것이 좋습니다. 단, 님과 가족들이 먼저 마음을 단단히 준비하시구요. 무슨 말로도 위로가 안되겠지만 잘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 24.
    '13.9.14 11:49 PM (218.55.xxx.23)

    읽는 저도 눈물이 나네요
    첫 댓글님이 권해주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책도 꼭 읽어보세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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